자전거 시즌의 시작
날이 따듯해지기 시작한다. 2016년 자전거 시즌이 돌아왔다.
본격적으로 자전거를 타기 위해 봄에 갈만한 자전거 코스를 소개한다.
봄의 시작인 3월은 따듯할 때는 매우 따듯하지만 아직 꽃샘추위가 남아있다. 가능한 한 따듯한 곳으로 가는 것이 좋지만 아직 봄꽃이 피는 시기가 아니니 풍경은 조금 황량하다. 아직 강원도나 경기 북부 쪽은 추위가 조금 남아 있으니 조금이라도 일찍 자전거를 타려면 따듯하게 햇살을 받기 좋은 남해나 서해로 가는 것이 좋다. 이번 3월에 갈만한 곳을 고민하다가 두 곳을 골랐다.
충남의 남당항과 전남의 강진이다.
서해와 남해에서 남당항과 강진보다 좋은 곳도 많다. 유채꽃이 조금씩 피어오르고 있는 제주도도 이야기할만 하다. 그런데, 왜 하필 남당항과 강진일까?
3월이라 그렇다. 남당항은 아직 새싹이 피어나지 않은 중부 지방의 끝자락에서 일찌감치 축제를 여는 곳이고 강진은 잘 닦인 자전거도로와 시시각각 변하는 남해의 풍경이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다녀온 다른 좋은 곳들도 각각 가기 좋은 시기가 있다. 2016년 3월~11월 자전거 시즌 동안 한 달에 한 번씩 추천할만한 자전거 여행지를 두 곳 정도 소개해줄 예정이다.
충남의 남당항은 해마다 이른 봄에 새조개 축제를 한다. 새조개 자체는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이 시기에 먹을만한 음식이니 조개류를 좋아한다면 해미나 홍성에서 출발해서 갈만하다. 겨우 내내 자전거를 안 탔다면 무리하지 말고 자전거를 차에 싣고 가서 상시 무료인 해미 읍성 주차장에 주차한 후 자전거로 왕복하면 55km 정도의 가벼운 나들이가 된다.
29번 도로는 도로가 넓고 갓길도 넓어서 자전거를 타기에 큰 부담은 없지만 고속으로 달리는 차들이 부담스럽다면 고북면 쪽 마을길과 홍성 일반산업단지 도로를 이용하면 된다. 서산 A지구 방조제 앞에서 남당항까지 서해바다를 볼 수 있는 자전거도로가 이어진다.
해미읍성은 그 자체 만으로도 나들이할만한 곳이다. 자전거 출입은 금지되어 있으니 자전거는 두고 들어가야 한다. 주차장이 항시 무료이기 때문에 인근 자전거 여행을 할 때 좋은 출발점이 된다.
29번 도로로 이정표를 따라서 남당항까지 진행해도 되지만 아직 네비에 제대로 업데이트되지 않아서 차량 통행이 거의 없는 홍성 일반산업단지 쪽의 넓은 신작로를 이용하면 길도 좋고 거리도 단축된다.
남당항에서 주로 먹는 메뉴는 새조개 샤브샤브이다. kg 당 5-6만 원 선이다.
남당항에서 배를 채운 후에 좀더 둘러보고 싶다면 서산A 방조제 자전거길을 이용해서 간월도와 간월암을 둘러보고 돌아와도 좋다. 더 먼 거리를 달리고 싶다면 1호선의 끝인 신창역에서 출발하여 홍성을 경유하여 왕복하면 130km 정도가 된다.
제주도를 제외하면 남해안은 봄이 가장 먼저 오는 곳이다. 전남의 남해안은 어딜 가도 좋지만 그 중에서 추천한다면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강진이 어떨까 싶다. 강진은 전남에서는 나름 큰 동네이며 강진만 서편에 자전거도로가 잘 만들어져 있어서 자전거를 타기에도 좋다. 자전거도로에서 멀지 않은 곳에 다산초당과 가우도를 들를 수 있으며 가우도 인도교를 통해서 마량으로 건너간다면 아담하고 이쁜 마량항을 볼 수 있다. 마량에서는 고금대교를 통해서 고금도로 넘어갈 수 있는데 고금도 상정 선착장에서 신지도의 송곡 선착장까지 짧은 배 여행도 할 수 있다.
신지도에는 나름 유명한 명사십리 해수욕장이 있고 신지대교를 통해서 완도로 넘어갈 수 있다. 완도의 버스터미널에서 복귀할 수 있지만 시간 여유가 된다면 장보고 공원을 거쳐 섬의 동쪽 해안도로를 따라서 원동면 버스정류장 혹은 완도대교를 건너 북평면 버스 정류장까지 달려도 그리 먼 여행은 아니다.
강진만 서편은 자전거도로가 잘 되어 있다.
가우도는 강진만의 작은 섬으로 섬 양쪽으로 인도교가 있어 차량은 들어갈 수 없고 자전거와 사람만 이용할 수 있다.
가우도를 통해서 마량면으로 건너갈 수 있다. 약간 낙타등인 해안도로를 따라가면 소박하고 이쁜 마량항에 도착한다.
마량항에서 고금대교를 건너면 고금도이다. 고금도의 상정 선착장에서 완도군의 신지도로 건너갈 수 있는 배를 탈 수 있다. 뱃삯도 저렴하고 자전거도 추가요금 없이 실을 수 있다.
완도군 신지도에 도착하면 바로 신지대교를 통해서 완도로 갈 수 있지만 이왕 온 김에 명사십리 해수욕장을 둘러보아도 좋다.
완도군에서 출발하는 시외버스는 모두 완도대교로 섬을 빠져나간다. 완도 읍내에서 버스를 탈 수 있지만 시간 여유가 있다면 완도 청해진과 장보고 공원을 들러서 완도대교의 양쪽 입구인 원동 버스정류소나 남창 버스정류소로 가도 된다.
3월 말에는 섬진강 자전거길을 이용해서 하동 매화마을이나 구례와 하동 사이의 쌍계사 벚꽃길을 다녀오는 것도 좋지만 방문객이 많으므로 통행에 주의해야 한다. 이외에도 산수유 축제를 하는 이천, 양평, 구례를 다녀오는 것도 봄나들이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