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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과 지니의 오아후섬 자전거 여행 - 종합편

하와이 오아후섬 일주 자전거 여행

by 존과 지니

하와이 자전거 여행 첫째 날

하와이에 도착한 첫날은 와이키키 해변을 둘러보고 둘째 날은 하루 종일 스냅사진을 찍었다. 하와이에 온지 3일째 되는 날 우리는 하와이 오아후섬 자전거 여행을 시작한다. 하루에 반나절 정도 5-80km 정도의 거리를 달려 숙소에 도착하고 남는 시간에는 주변을 둘러보는 힐링 라이딩 일정이다.


출발을 위해서 자전거를 정비하고 체인 오일도 새로 발라준다.


출발! 하기 전에 배부터 채우기로 한다. 출발점인 민박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오아후의 유명한 빵집인 레오나드 베이커리에서 포르투갈식 도넛인 말라사다(Malasada)를 사 먹는다. 가게 안에는 테이블이 없으니 바로 맞은편에 작은 공원이 있어서 공원 벤치에 앉아서 먹는다. 단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지니님이 꼭 먹어봐야 한다니 하와이 명물이긴 한가보다.



와이키키를 벗어나 코코헤드 옆으로 칼라니아나올레 하이웨이를 타고 간다. 약간 오르막이지만 경사가 심하지는 않다. 셰어 더 로드 표지판이 보이면 자전거 도로가 없어지고 차와 함께 달려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처럼 난폭하거나 위협적인 차들은 거의 없다.


토끼섬이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자전거를 타니 좋다.


드디어 카일루아(Kailua)에 도착했다. 2차 대전에 쓰던 약통과 벙커가 있는 필박스 트레일(Pillbox trail)이라 하는 얕은 동네산이 보인다. 여긴 내일 올라갈 것이다.


카일루아에서 이틀 동안 묵을 숙소에 도착했다. 집주인인 좐 아저씨에게 인사부터 한다.



오전에 50km 정도 라이딩을 했으니 오후에는 물놀이를 가볼까 하고 해변으로 나선다.


해변까지 은근히 먼 길을 걸어서 하와이에서 와이키키 다음으로 유명하다는 카일루아 해변에 도착한다. 파도가 잔잔하고 수심이 얕아서 가족 단위로 아이들과 놀기에 적당한 곳이다.



일단 배부터 채우자. 해변 자전거길을 따라서 다리를 하나 건너면 카일루아 해변의 맛집이라는 버즈가 있다.



우선은 시원한 레모네이드와 코나 비키니 블론드 맥주 한 잔, 서로인 스테이크와 데리야키 스테이크로 점심을 먹는다.


배를 채웠으니 다시 카일루아 해변으로 간다.


라니카이 해변까지 걸어간다. 라니카이의 상징인 쌍둥이 섬이 잘 보인다. 이곳 라니카이 해변은 비치파크가 아니기 때문에 편의시설이나 가게가 없다.


라니카이 해변에서 다시 걸어서 중심가에 있는 홀푸드마켓(Whole Foods Market)에서 저녁 먹을 것들을 구입해서 숙소로 돌아간다. 자전거를 타고 걷고 하루 종일 쉴 틈이 거의 없이 계속 무언가를 하니 꽤 피곤하다.



하와이 자전거 여행 둘째 날

어제에 이어 카일루아에서 하루를 더 보내기로 한다. 오전에는 라니카이 필박스 트레일을 걸어서 숙소 근처로 내려올 것이다. 시내에서 바로 라니카이행 버스를 타고 라니카이에 내리니 바로 목적지인 벙커가 보인다.


조금만 걸어 올라가도 카일루아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쌍둥이 섬 모쿠루이와 모쿠이키가 보인다. 민둥산이라 경치를 보기엔 좋지만 그늘이 없다. 강렬한 햇빛을 조금이라도 가리면서 걸어간다.


필박스 트레일의 첫 번째 벙커이다. 벙커 옆에는 2차 세계대전 때 쓰였던 약통 상자도 그대로 남아 있다. 아름다운 라니카이 해변의 경치가 한 눈에 들어온다.



첫 번째 벙커에서 멀지 않은 곳에 두 번째 벙커가 보인다. 또, 슬슬 걸어간다.



두 번째 벙커에는 금방 도착한다. 두 번째 벙커에서도 첫 번째 벙커가 잘 보인다. 조금 더 높기 때문에 경치가 더 잘 보인다.



좀 더 들어가면 산 정상쯤에 세 번째 벙커가 있다고 해서 가본다. 세 번째는 벙커가 아닌 깃대 같은 것이었다.



우리가 묵은 숙소와 숙소 뒤의 카엘레푸루 호수가 잘 보인다.


4일 내내 걸었더니 이제 좀 그만 걷고 싶다. 숙소에 돌아와서 어제 먹다 남은 음식들로 간단히 점심을 먹고 숙소에서 비치크루저를 빌려서 해변으로 가기로 한다. 여러 대의 비치크루저 중에 가장 상태가 좋고 펑크가 나지 않은 것으로 두 대를 골라서 간단히 고쳐서 나간다.

비치크루저는 하와이에서 많이 쓰이는 자전거로 평지가 많은 하와이 해변에서 쓰기 좋도록 기어가 없는 것이 많은데 튼튼해서 서핑보드나 간단한 짐을 나르기 좋다. 적당히 돌아다니다가 들어온다.



하와이 자전거 여행 셋째 날

카일루아에서 하루를 즐겼으니 짐을 챙겨서 폴리네시안 문화센터 (Polynesian Cultural Center; PCC)가 있는 라이에(Laie)로 출발한다.


PCC는 우리나라의 민속촌 같은 곳인데 하와이를 비롯해서 피지, 통가, 사모아, 타이티 등 크게 6개의 폴리네시안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놓았다. 하와이에서 가장 볼만한 유료 관광지 중 하나라고 한다. 원래 자전거는 외부에 거치를 해야 하는데 안내센터에 요청을 하니 보관료 10달러를 받고 보관해준다.


지니님은 옷을 갈아입었다. 현지인 같다.


6개의 문화권마다 공연이나 이벤트 스케줄이 있기 때문에 무엇을 볼지를 정하고 시간에 맞춰 움직여야 다. 일단 타히티 문화 쪽으로 다. 타히티에서는 타이티 전통 결혼식을 보여준다.


신랑 신부와 양가 부모님, 그리고 주례... 일반적인 결혼식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PCC의 여러 구역이 이어지는 중간에 수로가 있고 배들이 왔다 갔다 한다.



이번에는 사모아로 가본다. 재밌는 아저씨가 불 지피는 것과 코코넛 밀크 짜는 것을 보여준다. 코코넛 열매 따는 것도 보여다. 높은 나무에 젊은 사람 하나가 날렵하게 올라다.



이번에는 하와다. 하와이 전통 춤에 대한 이야기를 해준다.


구입한 티켓에 저녁 뷔페가 포함되어 있어 우리나라 샐러드바 정도의 규모로 차려진 뷔페를 먹는다.



PCC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저녁 공연까지 시간이 조금 남아서 투어버스를 타고 브링햄 영 대학 하와이 캠퍼스(BYUH)와 몰몬교 성전을 구경하기다. 브링햄 영 대학 하와이 캠퍼스를 비롯해서 PCC도 모두 몰몬교 소유라고 하는데, 라이에에는 그만큼 몰몬교 신자들이 많다고 한다.


몰몬교의 라이에 하와이 신전이다. 종교에 그리 관심 없는 내 눈에도 뭔가 멋있게 지어놨.

다시 PCC로 돌아가서 저녁 공연을 다. 사람의 결혼, 자식의 탄생과 죽음 그리고 그 자식의 새로운 사랑과의 결혼... 사람의 삶이 반복되는 윤회의 이야기를 6개 섬의 특색에 맞춰서 6장으로 나누어서 멋지고 화려한 공연을 보여다. (공연의 촬영은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사진이나 동영상은 없다.)


저녁 공연이 끝나고 숙소로 돌아가려는데...

숙소에서 간단히 마실 맥주를 사러 갔더니 파는 곳이 없다. 동네 젊은이들도 저녁시간에는 바가 아닌 아이스크림집 앞에 모여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술이 금지되고 도덕적인 생활을 강조하는 몰몬교 신도가 많은 마을이라 술집은커녕 술 파는 곳도 없는 듯했다.



하와이 자전거 여행 넷째 날

PCC에서 저녁 공연을 다 보고 너무 늦게 숙소에 들어가게 되었다. 덕분에 집주인 얼굴도 제대로 못 봤다. 어쨌든 출발이다.


라이에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카후쿠(Kahuku)다. 하와이가 새우 양식을 많이 하면서 새우 요리를 하는 트럭들이 유명하다. 원조 새우 트럭인 Giovannis Shrimp Truck에서 아침을 해결하기로 한다.


이것이 바로 원조 새우 트럭인 Giovannis Shrimp Truck다. 원조답게 엄청난 낙서와 세월의 흔적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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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 트럭 앞에 방갈로 같은 시설이 되어 있어서 요리를 바로 먹을 수 있다. 심지어는 손 씻는 개수대도 잘 갖춰져 있다. 갈릭 새우 2인분과 매운 새우 1인분을 주문해서 먹는다.


새우로 배를 채우고 조금 달리다 보니 농산물 직거래 노점이라 할 수 있는 Farmer's market이 있다. 먹어보면 실망하지만 안 먹어보면 계속 상상한다는 코코넛 열매를 하나 사서 먹어보기로 한다.


옆의 가게에서는 차게 해 둔 망고도 하나 사 먹는다.


선셋비치 근처부터는 나무 그늘이 우거진 시원한 자전거 도로가 나타나지만 노면은 간신히 타고 갈 수만 있을 정도로 안 좋다.


자전거도로 끝 지점에서 조금만 더 가면 와이메아 만(Waimea bay) 비치파크가 있다. 잠깐 들러서 물놀이를 하고 가기로 한다.


미국인들은 물만 있으면 다이빙을 다. 여기서도 다이빙하기 적당한 바위가 있어서 사람들이 계속 뛰어내다.


와이메아 비치파크에서 조금 더 가면 집집마다 우체통이나 울타리에 거북이 그림이 여기저기 그려진 곳이 나온다. 곧 거북이가 사는 라니아케아 비치(Laniakea Beach)가 나타난다.

바다거북 한 마리가 일광욕을 하러 해변에 나와있길래 가서 구경한다. 바다거북을 법으로 보호하고 있기 때문에 절대로 만지거나 위협하거나 하면 안 된다.


조금 더 가면 노스쇼어 할레이바(Haleiwa)의 입구다.


할레이바에서 맛있는 버거집으로 유명한 쿠아 아이나(Kua Aina)에서 점심을 먹는다.


바로 맞은편 아이스크림집에서 후식도 먹어준다. 마카다미아넛 아이스크림과 쵸코 아이스크림맛있.


바닷가를 따라서 슬슬 시내 구경하면서 이동하니 할레이바 알리이 비치파크(Haleiwa Ali'i brach park)에 도착한다. 멀리 풍력발전단지가 보인다.


슬슬 해가 저물 시간이니 부두 입구에 있는 레스토랑 겸 바인 Joe's seafood grill의 테라스 쪽에 앉아서 석양을 즐다. 지니님은 Mai Tai, 나는 코나 롱보드 맥주


슬슬 해가 저다.


음주를 조금이라도 하면 당연히 자전거를 타지 않고 끌고 간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말라마 마켓에서 저녁으로 먹을 것을 간단히 다. 맥주, 살라미 치즈 세트, 그리고 사발면...

똑같은 제조사의 사발면인데 컵라면 용기가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끓는 물을 부어도 되고 찬 물을 넣고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을 수도 있는데다가 맛도 다양다. 어쨌든 먹고 푹 쉰다.



하와이 자전거 여행 다섯째 날

어제까지 하와이 오아후섬의 동쪽을 다 돌고 이제 서쪽을 돌기 전에 오아후섬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언덕길을 넘어다. 자전거를 타고 넘어간다니 현지인들은 빅 힐(Big hill)이라고 걱정을 해주는데 그리 어렵지 않은 언덕길이다.


오아후섬의 북쪽인 노스쇼어와 남쪽인 와이파후 사이에는 카메하메하 하이웨이(Kamehameha Hwy.)와 카우코나후아 로드(Kaukonahua Rd.)를 넘어가는 두 가지 루트가 있는데 우리는 두 번에 걸쳐서 두 길을 한 번씩 넘어간다. 이번에는 카우코나후아 로드(Kaukonahua Rd.)로 간다.


전쟁의 화마를 겪은 곳이라 그런지 오아후섬 한 가운데에는 군사용 비행장을 비롯한 군사시설들이 많다. 언덕길은 해발 300m급에 10여 km 정도의 완만한 오르막이라 크게 힘들지는 않았다.


쿠니아 로드(Kunia Rd) 쪽으로 언덕을 신나게 내려오다가 와이파후 쇼핑센터의 잠바주스를 발견하고 들러서 목을 축인다.


길었던 카우코나후아 로드(Kaukonahua Rd.) 언덕보다 마카킬로(Makakilo)에 예약해놓은 숙소로 올라가는 언덕길이 더 가파르고 힘들었다. 숙소에 도착하니 집주인으로부터 냉장고 안의 맥주와 생수를 마음껏 먹으라는 메시지가 있어서 냉장고부터 열어서 목을 축인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에게 시원한 냉수와 맥주 서비스만 한 게 어딨을까?


오후에는 스노클링을 하기로 한다. 꽤 많은 민박집에서 보드나 간단한 스노클링 장비를 갖춰놓고 숙박객들이 쓸 수 있도록 해주는데 여기에도 있다. 쌓여있는 장비 중에 제일 멀쩡해 보이는 것으로 골라서 두 세트를 챙겨서 나다. 스노클링 포인트가 있는 카헤 포인트 비치파크 (Kahe point beach park)까지 자전거를 타고 시내를 벗어나서 폐쇄된 패링턴 하이웨이의 옛길을 따라간다. 가는 길에 만나는 화력발전소에서 오아후 섬에서 필요한 전기의 대부분을 충당한다고 한다.


스노클링은 파도가 생각보다 강해서 파도에 휩쓸려 다니기 바빴다. 그래도 하와이에 와서 처음으로 스노클링도 해봤다.


돌아오는 길에 잠깐 코 올리나 (Ko Olina) 리조트에 들어가 본다. 한적하고 깨끗하면서 여러 유명 호텔과 편의시설도 완비되어 있고 인공적으로 만든 4개의 라군(Lagoon; 석호)과 요트가 다닐 수 있는 항구까지 있어 조용히 쉬다 가기 좋은 곳이다. 물론 그만큼 비싼 동네지만 외부 방문객 출입을 통제하지는 않는다.


다시 패링턴 하이웨이의 옛길을 따라서 돌아온다.


언덕 아래 맥도널드에서 저녁을 먹고선 가파른 언덕을 슬슬 끌고 올라 숙소에 돌아온다. 숙소에서 자기 전 창 밖으로 멀리 보이는 와이키키의 야경도 정말 멋졌다.



하와이 자전거 여행 여섯째 날

오늘은 카에나 포인트가 있는 하와이 서쪽을 완주하고 선셋비치까지 가야 한다. 숙소에서 어제저녁 사다둔 음식들로 아침을 차려먹고 슬슬 출발한다.


해안도로가 잘 발달한 오아후의 서쪽에 자연보호를 목적으로 해안도로를 건설하지 않아 차가 다닐 수 없는 곳이 있는데 그곳이 카에나 포인트이다. 무리하게 넘어가려다 뒤집혀 굴러 떨어진 쉐보레 소형 트럭이 차로는 들어올 수 없는 곳이라는 것을 상징하듯이 중간에 남아있다.


우리나라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트레일 코스로 유명한 곳이기에 관광객들이 은근히 지나다닌다. 카에나 포인트로 가는 길은 자연 그대로의 하와이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카에나 포인트의 가장 큰 문제는 그늘과 식수가 없다는 것이. 그늘이 나올 때마다 쉬면서 더위를 식다.


한참을 걸어가다 보면 이중문으로 동물의 통행을 막은 곳이 있는데 동물 보호구역다. 여기서부터는 모래밭이라 자전거를 끌고 가기 힘들어 잠깐 눕혀두고 몸만 다녀오기로 다.



카에나 포인트의 끝이다. 멸종 위기의 하와이 물개(Hawaiian monk seal)가 사는 곳이라 다.


카에나 포인트에서 나가는 길에 식수가 다 떨어졌다. 간신히 포장도로가 시작되는 곳까지 자전거를 끌고 나왔는데 와이알루아 입구의 주유소까지 매점도 비치파크도 식수대도 아무것도 없어서 둘 다 녹초가 되었다. 마을 입구의 주유소를 발견하자마자 그리 싸지 않은 가격의 음료수와 식수를 마구 사서 들이마셨다.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며칠 전에 할레이바에 왔을 때 들렀던 Joe's Seafood grill에 다시 들렀다.

스프링롤, 참치회, 새우 등등을 주문해서 배불리 먹다.


다시 할레이바에서 숙소가 있는 선셋비치까지 지친 몸을 이끌고 열심히 달렸는데 민박집 주인아주머니가 잠깐 외출 중이다. 마침 해가 저무는 시간... 하와이의 일몰을 감상하기 가장 좋은 선셋 비치 해변에서 하와이의 일몰을 감상한다.

하루를 꽤 힘들게 보냈는데 마지막에 아름다운 일몰을 보니 피로가 많이 풀리는 느낌이었다. 일몰을 보고 나서 천천히 숙소에 들어간다. 방 하나를 빌리고 집주인과 거실을 셰어 하는 가장 현지 민박스러운 숙소에서 편히 쉰다.



하와이 자전거 여행 7일 차

민박집에서 푹 쉬고 아침이 되었다. 선셋비치에서 호놀룰루 쪽으로 넘어가기 위해서 다시 한 번 언덕을 넘어야 다. 이 언덕을 넘는 두 루트 중 하나를 그저께 이미 한 번 넘은데다가 이번에는 더 쉬운 길로 다.


민박집에서 출발하자마자 바로 근처의 하와이 유명 맛집인 테드 베이커리(Tead's bakery)에서 아침을 먹기로 다. 빵집인데 주 메뉴는 파이 종류라고 한다. 냉장고 안에 크림파이가 종류별로 잔뜩 쌓여 있다.


그중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초콜릿 하우피아 크림파이를 두 개 구입해서 아침으로 먹다. 달짝지근하고 독특한 맛과 향이 나는데 열량도 높아서 자전거 탈 때 먹기엔 좋다.



선셋 비치 아래 푸푸케아 비치파크 (Pupukea beach park)에는 스노클링 포인트로 강력 추천하는 샥스 코브 (Sharks cove)와 쓰리 테이블스 비치(Three tables beach)가 있다.


샥스 코브는 바깥쪽의 바위가 파도를 완전히 막아주고 수심이 매우 얕기 때문에 아이들과 물놀이를 나온 사람들이 많다. 물속에도 이것저것 볼거리가 있어서 스노클링을 연습하기에 가장 좋은 곳이라 할 수 있다.


샥스 코브 바로 아래에는 쓰리 테이블스 비치(Three tables beach)가 있다. 바다 위에 테이블 같은 평평한 바위가 세 개 있어서 쓰리 테이블스 비치라 한다. 이곳도 수심이 얕고 평평한 바위 셋이 파도를 어느 정도 막아주어 물놀이하기 좋은 곳이다.


이전에 지나갔던 거북이들이 많은 라니아케아 비치(Laniakea Beach)를 또 지나간다. 오늘은 해변에 바다거북들이 많이 나와있다.


할레이바에서 주말에만 맛볼 수 있다는 바비큐 통닭집 레이스 치킨(Ray's chicken)이 문을 열었다. 지니님이 일정을 짤 때, 여기 통닭을 맛볼 수 있도록 일정을 짠 것이다. 식당이 아닌 테이크아웃 전문의 노점이라 앉아서 먹을 수 있는 테이블이 없으니 적당히 근처 벤치에 앉아서 먹는다. 하와이에서 가장 맛있는 치킨이라는데 정말 맛있다.


오늘은 다시 오아후 중간의 언덕을 넘어가는 날이다. 지난번에는 카우코나후아 로드(803번)와 쿠니아 로드(750번)를 이용해서 넘어갔는데 이번에는 카메하메하 하이웨이(99번)를 이용해서 넘어간다.


중간부터 파인애플들이 잔뜩 심어져 있는 파인애플 농장을 지나가다 보면 돌 플랜테이션이 나타난다. 돌(Dole)은 우리나라에서도 과일에 상표가 찍혀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는 과일 회사이다. 패키지 관광 필수 코스라서 한국 사람들을 포함해서 관광객들이 바글바글하다.


돌 플랜테이션에서 유명한 파인애플 아이스크림부터 챙겨 먹는다. 무시무시하게 달지만 맛있다.


이제 파인애플 정원 쪽으로 가본다. 가는 길에 아이스크림 통을 크게 만들어 놓은 모형도 있다. 파인애플 정원에서는 말 그대로 파인애플들을 볼 수 있다. 파인애플은 무처럼 뿌리도 아니고 사과처럼 주렁주렁 나무에서 열리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열리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타보지는 않았지만 농장을 한 바퀴 돌아오는 기차도 있다.


돌 플랜테이션에서 다시 출발해서 언덕 중간에 위치한 마을인 와이피오에 도착한다. 하와이의 내륙 쪽이라서 관광객이 많이 오지 않는 동네이다.


저녁을 먹으러 상점가 쪽으로 나가 보니 현지인들이 모여있는 식당 BIG CITY DINER가 있다.


스테이크 저녁 세트가 있길래 로코모코와 함께 주문해보았다. 먼저 맛있는 수프가 나오고 함께 시킨 로코모코도 맛있고 메인 메뉴인 스테이크도 아주 맛있다. 그리고 후식으로 아이스크림까지.. 신나게 잘 먹었다. 지금까지 하와이에서 먹은 식당 중에 가장 만족도가 높은 식당이었다.



하와이 자전거 여행 8일 차 - 오아후 일주 완료

오늘은 오아후를 8자로 돌아서 다시 처음의 숙소로 돌아가는 오아후 일주의 마지막 날이다. 와이피오의 민박집 역시 편안하고 아늑한 곳이었다.


오늘은 진주만 역사 기념관(Pearl harbor historic sites)을 관람하기로 한다. 진주만 역사 기념관은 태평양을 제패하려는 욕심에 가득 찬 일본군이 바다 건너에서 불구경하고 있던 미국을 기습 공격해서 2차 세계대전에 본격적으로 참전하게 만든 진주만 공습의 현장이자 그 기록을 보존한 곳이다. 아침 8시 30분에 배를 타고 가야 하는 US애리조나 메모리얼 투어를 예약해 놓았기 때문에 조금 일찍 일어나 와이피오에서 진주만까지 달린다.


USS 애리조나 기념관은 진주만 기념관에서 배를 타고 들어간다. 배를 타고 들어가는 만큼 방문 인원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미리 예약도 해야 한다. USS 애리조나 기념관은 일본의 진주만 공습으로 폭침된 거대 전함인 USS 애리조나와 함께 희생된 1000여 명의 미 해군 군인들을 기리는 묘지 같은 곳이라 엄숙하고 조용한 분위기이다. 다른 전함들은 모두 인양되었는데 USS 애리조나는 너무 커서 인양을 포기하고 그 바로 위에 USS 애리조나 전함과 같은 크기의 기념관을 전함과 십자가 되도록 배치하여 건립했다고 한다.


USS 애리조나 기념관에서 바다 쪽으로 퇴역하고 일반 관광객에게 개방된 전함 미주리호도 보인다. 다시 돌아오는 배를 타고 진주만 기념관으로 돌아온다.


USS 애리조나가 폭발할 때 멀리 날아가버린 닻 중에 하나를 다시 회수해서 전시해놨다. 이 커다란 닻이 폭발로 멀리 날아갔으니 USS 애리조나의 폭발이 얼마나 굉장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제 전시관 안쪽으로 들어간다. 전시관에서는 태평양 전쟁의 계기, 시작부터 진행과 결과를 다양한 유물들과 함께 보여준다. 진주만 공습에 사용한 일본군 전투기이다.


기념관을 모두 관람한 후 근처의 알로하 운동장 (Aloha stadium)에 들어선 주말 시장에 들른다. 슬슬 목도 마르고 배도 고파지니 레모네이드도 한 잔 마시고 차게 식힌 망고도 사 먹는다.

드디어, 호놀룰루 시내를 달려서 처음에 묵었던 한인 민박집으로 다시 돌아왔다. 일주일 만에 다시 나타나니 민박집 경비견인 복실이 모녀가 아주 반겨준다.


아래 경로는 우리가 다녀온 루트이다.

※ 주황색 선은 자전거가 갈 수 없는 고속도로(Freeway)이다.

인터넷에서 찾아본 바로는 이렇게 오아후섬을 자전거로 완전히 일주한 팀은 한국에선 우리가 처음인 듯하다.

카에나 포인트에서 도로가 끊기기 때문에 자전거로 섬을 완전히 완주하기가 힘들기 때문일 것이다.


느긋하게 짐을 정리한 후 버스를 타고 저녁을 먹으러 나선다. 알라모아나 쇼핑센터 푸드코트의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테마 식당인 부바 검프(영화에서 포레스트 검프가 소유한 새우 회사 이름)에서 저녁을 먹는다. 영화에서 새우잡이 회사였던 부바 검프의 이름대로 새우가 주 메뉴다. 무사히 오아후 일주에 성공한 것을 자축하며 코나 생맥주에 새우 꼬치와 새우 스파게티 그 외에도 이것저것 시켜서 배 터지게 먹는다.

... 나중에 계산할 때 보니 맥주가 이상하게 너무 비싸다 싶었는데 비싼 맥주에 컵 값이 포함되어 있어 사진에 보이는 부바 검프 맥주컵을 두 개를 받아온다. 강제 하와이 기념품이 생겨버렸다.


틈틈이 촬영한 동영상을 편집해서 이번 하와이 여행의 기록으로 남겨본다.


아직 하와이 여행은 끝난 것이 아니다.

하와이 오아후섬은 관광과 휴양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낙원으로 알려져 있지만 헤엄치고, 자전거타고, 달리는 철인 3종 경기의 발상지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물놀이를 하기에도 좋고 자전거를 타거나 달리기에도 가장 좋은 곳이라는 것이다. 여행을 끝내고 돌아와서도 아름다운 그 섬을 잊지 못해서 1년 반 후에 다시 찾아간다. 하와이에서 가장 큰 섬이자 빅아일랜드라 불리는 하와이섬으로 간다. 철인 3종 경기 세계 챔피언십이 열리는 빅아일랜드 520km 철인 경기 코스를 따라 달리는 빅아일랜드 자전거 여행을 떠난다.

https://brunch.co.kr/@skumac/162






날짜별로 기록한 자세한 여행기는 아래 주소에서 찾을 수 있다.

https://brunch.co.kr/magazine/bicyclehawa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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