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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과 지니의 뉴질랜드 남섬 자전거여행 30

크라이스트처치 즐기기

by 존과 지니

2023년 1월 22일 크라이스트처치


오늘은 크라이스트처치를 적당히 둘러보기로 한다. 숙소에 보니 이런 시내 지도가 있다. 일단 참고만 하고 오전에는 일요일에만 열리는 파머스 마켓과 사인 오브 키위를 가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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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 크라이스트처치 파머스 마켓은 일요일 오전에만 사우스 크라이스트처치 도서관의 공터에서 열리는 작은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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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생각보다 규모가 작고 살만한 것도 없었다. 적당히 구경하고 다시 차를 타고 더 남쪽으로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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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이스트처치 남쪽에는 버넌 산(Mount Bernon)이라는 산이 하나 있는데 그 산의 고개 꼭대기에 사인 오브 키위(Sign of kiwi)라는 지역 명소가 있다. 서울의 남산 같은 곳이라 자전거를 타러 가는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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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 오브 키위까지 차로 갈 수도 있지만 오늘은 좀 걸어야겠다. 빅토리아 공원 입구에 적당히 주차하고 슬슬 걸어간다. 하리 엘 워크웨이(Harry Ell Walkway)라는 그리 힘들지 않은 산책길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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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으면서 약간 더운 듯한 날씨인데 숲 속을 걸으니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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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야가 트일 때마다 저 아래로 크라이스트처치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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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옆으로 계속 도보길이 이어지는데 도로 오르막길을 올라가는 자전거 동호인들이 자주 보인다. 도로를 달리는 자전거들은 대부분 로드바이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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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옆으로 비포장 내리막길이 있다. 여기는 MTB 코스다. 위에서부터 MTB들이 나타나서 쏜살같이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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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올라가다 보면 거의 꼭대기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때 저 건너편에 낡은 건물이 하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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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건물이 카페, 사인 오브 키위다. 크라이스트처치 사람들이 쉬러 오는 명소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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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꽤 많다. 지니님은 자리에 앉아있고 나는 한참을 기다려서 핸드폰 결제를 하려 했더니 건물 안쪽은 통화불능 지역이라 결제가 안된다. 어쩔 수 없다. 나와서 카드를 받아다가 다시 긴 줄을 서서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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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금치 빵도 있고 알록달록한 빵들이 있는데 대추 스콘이 유명하다고 한다. 딱히 끌리는 건 없어서 그냥 음료만 두 개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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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이스트처치 시내를 바라보며 즐기는 음료 한 잔에 기분이 꽤 좋아진다. 달짝지근해 보이는 건 내가 주문한 아이스드 모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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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자전거 명소가 확실하다. 끊임없이 자전거들이 지나간다. 곳곳에 MTB 전용 트랙들이 이어지고 로드바이크는 서밋 로드를 통해 크게 한 바퀴 돌 수 있는 멋진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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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 오브 키위 바로 아래쪽에도 MTB 트랙 입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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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구경하는 잠깐 동안에도 MTB들이 계속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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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만 봐도 정말 다양한 트랙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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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 일 산책길은 생각보다 짧다. 이제 슈가로프 보호구역 쪽으로 좀 더 높이 올라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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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너머, 크라이스트처치 남쪽의 거버너스 베이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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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올라가다가 지니님이 가리키는 곳을 보니 사인 오브 키위가 내려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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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따라가면 오르막길로 점점 더 높이 올라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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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가로프 통신대가 보인다. 저기가 정상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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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이스트처치가 더 멀리 한눈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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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님이 또 무언가를 발견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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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길 옆으로 MTB 코스가 보인다. 도로로는 로드바이크가 달리고 바로 옆 비포장길에는 MTB가 달리는 자전거 천국이 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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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맵에 뷰포인트라고 되어있는 지점이 있길래 계속 걸어서 가보니 정말 시야가 확 트이는 곳이 나타난다. 정말 공기가 투명하다는 느낌이 팍팍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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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걸어가면 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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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이스트처치 남쪽의 해안이 그림같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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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꼭대기에 왔으면 이제 내려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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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길을 내려가기 싫어서 다른 길로 내려가려 했는데 분명히 도보길 표시가 되어있던 길이 MTB길이랑 섞여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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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니컬한 MTB 코스가 나타났는데 다행히 사람들이 잘 이용하지 않는 어려운 코스인가 보다. 여기저기 깊은 뱅크턴 코스와 가파른 점프대가 나온다. 갑자기 자전거가 올까봐 조심조심 내려가는데 자전거랑 맞닥트리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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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힘겹게 빠져나오니 다시 아는 길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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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걸어온 하리 엘 산책길이다. 아까는 빅토리아 파크에서 산책길 중간으로 들어갔는데 이번에는 산책길의 입구까지 걸어가 본다. 방향 표시는 사인 오브 타카헤 방향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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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하리 엘 트랙의 진짜 시작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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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기서 조금 내려가면 특이하게 생긴 건물이 보인다. 이 건물이 사인 오브 타카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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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김에 한 번 들어가 본다. 사인 오브 키위가 카페였던 것처럼 여기 사인 오브 타카헤도 카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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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카페는 아니고 규모가 있어서 모임이나 결혼식 장소로도 사용하는 건물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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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에 정원이 이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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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정원에서도 무슨 산책길이 있길래 걸어본다. 그리 길지는 않은데 전망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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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사인오브 키위나 버논 산 정상보단 낮지만 그대로 크라이스트처치가 내려다보이는 전망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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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 오브 타카헤에서 빠져나와서 자동차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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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었더니 슬슬 배가 고프다. 오늘 점심은 뉴질랜드의 패스트푸드 체인인 버거퓨얼(burger fuel)에서 햄버거를 먹기로 한다. 이왕 먹는 거 제일 비싼 버거 두 개를 세트로 시켰더니 점원이 뭔가 친절하면서도 재미있어하는 느낌이다. 그리고, 큼직한 햄버거가 두 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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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엔진을 위한 연료라는 뜻으로 버거퓨얼이라는데 그럴만하다. 이거 하나로 오늘 필요 칼로리가 끝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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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마라 튀김 옵션이 있어서 골랐더니 고구마튀김이 나왔다. 그냥 감자튀김으로 주문할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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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 사이에 끼워놓은 종이 쪼가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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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편하게 들고 먹으라는 버거 받침대 같은 것이다. 버거가 워낙 크니 이런 받침대가 있어야 먹기 편하다. 거대한 버거를 간신히 다 먹는다. 어마어마한 걸 먹었더니 당분간은 햄버거를 안 먹어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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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배 터지게 먹었으니 배를 꺼트릴 겸, 크라이스트처치 시내 산책을 하기로 했다. 보타닉 가든 근처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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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이스트처치는 남섬 최대의 도시라고 한다. 보타닉 가든 근처의 도시 중심부는 2011년 대지진으로 완전히 폐허가 되었다고 하는데 아직도 복구 중이다. 여기저기 복구하는 공사장이 널려있고 벽화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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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맨 처음에 본 지도에서 빨간 줄이 이 트램이 다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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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이 온통 공사판이나 공터가 많다. 얼마나 큰 지진이었는지 짐작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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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져 내린 건물 중에는 성당도 있는데 그 교회를 복구하는 동안 특이한 형태의 새 성당을 지어놓았다. 카드를 쌓아놓은 것 같은 생김새라 카드보드 성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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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는 지진 피해를 입은 이전 성당의 모형을 만들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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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을 나와서 옛 성당 쪽으로 걸어간다. 그 사이에도 무너진 건물 잔해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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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성당에 도착했다. 역시나 공사 중이다. 크라이스트처치란 도시 이름만큼 내 눈에는 흔한 유럽의 성당과 다를 바 없어 보이는 이 성당이 여기 사람들에겐 큰 의미가 있는 건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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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까지 이 성당을 다 짓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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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옆으로 트램이 지나가는데 그 뒤로 특이한 건물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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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크고 특이하게 지은 건물들은 딱 보면 감이 온다. 이런 건물은 대부분 컨벤션 센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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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청계천처럼 크라이스트처치 도심에는 에이번 강이 흐른다. 그 강가에서 오늘은 묘기 공연이 있다. 모처럼이니 잠깐 앉아서 구경한다. 생각보다 재미있게 잘하니 끝까지 보고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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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청계천 비슷한 곳이다. 여기도 새들이 있고 밥 주는 사람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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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번강만 계속 따라가면 우리가 차를 세워두었던 보타닉 가든 근처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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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는 천천히 가라고 한다. 보행자 픽토그램은 누가 잔뜩 장난을 쳐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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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에서 시커먼 녀석을 만났다. 뉴질랜드에서 볼 수 있는 흑고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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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이스트처치 병원 뒤로 나오면 우리가 주차했던 곳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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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사인 오브 키위가 있는 버논 산에 올라갔다가 크라이스트처치 시내 구경으로 하루가 끝났다. 시내는 대단한 것은 없지만 소소하게 산책할만하고 사인 오브 키위와 버논산은 꽤 가볼 만한 곳이었다. 일정이 바쁜 사람들은 크라이스트처치보다는 밀포드 사운드나 아오라키에 하루라도 더 투자하는 편이 좋지만 크라이스트처치를 둘러볼 여유가 생긴다면 버논 산 산책도 괜찮을 것이다. 이제 내일은 뉴질랜드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다시 오클랜드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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