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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Mar 17. 2024

존과 지니의 말라파스쿠아 다이빙 1

필리핀 말라파스쿠아 1일차

2023년 9월 29일


이번 추석에는 스쿠버 다이빙을 하기로 했다. 보고 싶던 말라파스쿠아로 간다. 말라파스쿠아는 필리핀 세부의 최북단인 마야 항구에서 배로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세부 공항까지 비행기로 5시간 정도 가서 세부 공항에서 자동차로 4시간 정도 달려서 다시 배를 30분 정도 타야 갈 수 있는 곳이다.


인천 공항에서 저녁 비행기를 타고 필리핀 세부 공항에 도착했다. 일정이 넉넉한 사람들은 버스를 타고 가기도 하지만 일정이 짧은 우리는 리조트에 픽업차를 요청했다. 친절한 현지인 기사님이 마중나왔다.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새벽 5시에 마야 항구에 도착했다. 항구에는 짐꾼들이 항시 대기하고 있다가 짐 하나 당 50페소에 우리 같은 여행객들의 짐을 배까지 옮겨준다. 우릴 기다리는 방카에 올라타고 출항을 기다인다. 밤에는 배가 운행하는 걸 금지하고 있는지 터미널에서 출항 허가가 와야 배가 출발할 수 있다.


마야 항구에서 출발하면 저 멀리 언덕이 하나도 없는 평평한 섬이 보인다. 말라파스쿠아 섬이다.


방카는 항구가 아니라 예약했던 리조트 앞으로 가고 기다리던 보트 하나가 마중 나와 우리를 리조트로 옮겨준다. 픽업비가 220달러로 두 명이서 다니기엔 비싼 감이 있지만 공항에서 리조트까지 편하게 왔다.


리조트에 도착했다. 체크인 하고 방도 안내받고 잠시 쉰다. 예전에 릴로안도 비슷한 일정으로 벽에 도착했는데 이번에는 배까지 탔는데도 편하게 와서 그런지 릴로안보단 덜 피곤하다.


리조트 라운지의 화이트보드에 일정이 적혀있다. 오늘은 키무드 숄로 간다고 한다. 리 말고 큰 단체팀이 있는 것 같은데 우리나라 단체 동호회는 요란하고 정신없는 사람들이 많으니 조금 걱정이 된다.


아침을 먹고 출발한다. 오늘 포인트는 적혀있던대로 키무드숄이다. 말라파스쿠아는 전세계에서 환도상어를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포인트인데 수심 30 m의 모나드숄이 그 환도상어 포인트였다가 환도상어들이 얼마 전부터 수심 20 m가 안되는 키무드숄로 옮겨갔다고 한다.  



Dive #1

키무드숄

최대 수심 20.2 m

평균 수심 13.6 m


몇 달 만에 다이빙을 하면 지니님은 첫 다이빙에서 좀 머뭇거린다. 이번에도 미리 체크 다이빙을 하고 왔음에도 입수하는데 한참 걸린다. 로프가 있으니 천천히 내려온다.


생각보다 시야가 썩 좋지는 않지만 그래도 바다속에 들어왔다.


바위 틈에는 성게들이 줄지어 있다.


성게 옆에는 누디브랜치가 한 마리 보인다.


흔하디 흔한 쏠베감팽도 오랜만에 보니 반갑다.


바위 틈에 하얀 실들이 보인다. 새우 더듬이다.


성게 때문에 자세히 보기 힘들지만 집게발과 더듬이를 보아 줄무늬 산호새우(Banded Coral Shrimp)인 듯하다.


산호 사이에도 집게발이 보인다.


알록달록 이쁜 물고기가 있다. 옆면이 검다고 블랙사이드 호크피쉬(Black-side Hawkfish)라고 하는 녀석이다.


그런데 키무드숄은 이런 작은 녀석들이 주인공이 아니다. 조금 떨어진 곳에 상어 특유의 실루엣이 보인다. 그리고 그 실루엣에 긴 꼬리지느러미가 달려있다. 환도상어가 나타났다.


가까이 오는 경우도 있다는데 멀찍이서 스쳐지나간다. 일단 본 것 만으로 만족한다.


출수하러 나가는 길에 무리쉬 아리돌이라고도 하는 깃대돔과 색이 오묘한 유니콘피쉬가 보인다. 어쨌든 첫 다이빙으로는 성공적인 다이빙이었다.


Dive #2

키무드숄

최대 수심 15.8 m

평균 수심 11.9 m


배 위에서 잠시 쉬다가 두 번째 다이빙을 들어간다.


들어가자마자 멋진 녀석이 반겨준다. 두줄 단안경 도미(Two-lined monocle bream)다.


필리핀에서 복어는 가장 흔한 녀석들이지만 안 보이면 또 아쉽다. 꺼끌복이 밥 먹는 걸 구경한다  


지형지물과 거의 구별이 안가는 스콜피언피쉬를 찾았다. 이 녀석은 정말 숨은그림찾기 급이다.


물고기들 사이로 이리저리 돌아다닌다.


말미잘 중에는 이렇게 화려한 녀석도 있다.


키무드숄에서는 사실 다른 것들은 곁다리다. 진짜가 나타났다. 환도상어가 아까보다 훨씬 가깝게 지나간다. 왕방울만한 눈에 상어 특유의 공허한 눈빛이 우릴 훑어보고 지나간다.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 매우 온순한 녀석들이다.


환도상어 한 마리가 운 좋게 가까이 와줬는데 그 이후엔 시원찮다. 출수하러 나가는 길에 흰점 꺼끌복을 만난다.


Dive #3

말라파스쿠아 남쪽

최대 수심: 14.5 m

평균 수심: 12.4 m


키무드숄에서 2번 다이빙 후에는 돌아오는 길에 앞바다에서 다이빙 1회 진행한다.


앞바다라 그런지 자잘한 녀석들이 많다.


사실 누디들엔 큰 관심이 없는데 가이드가 누디를 열심히 찾아준다.


눈 앞에는 자꾸 작은 물고기떼가 나타난다.


돌아오는 짧은 거리에 갑자기 배가 소란스럽다.


근처에 돌고래들이 나타났다. 이 녀석들도 만날 때마다 반가운 녀석들이다. 나중에 물 속에서도 한 번 만났으면 좋겠다.


필리핀 세부의 남쪽 끝 릴로안에 다녀왔으니 이번에는 북쪽 끝인 말라파스쿠아에 도착했다. 세부 공항 기준으로는 산넘고 물건너 가장 멀리 가는 다이빙 포인트인데 생각보다는 수월하게 도착했다. 첫날부터 환도상어와 여러 종류의 바다생물들을 만나니 잘 왔다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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