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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Jan 28. 2016

자전거 여행에선 무얼 입을까?

자전거 여행을 시작하는 방법 3

몇 달 전, 한 방송에서 '포춘쿠키'라는 말이 흘러나왔었다.  구멍이 숭숭 뚫린 헬멧에 고글을 쓰고 화려하면서 몸에 착 달라붙는 바지에 민망한 '포춘쿠키' 자국... 자전거를 탄다고 하면 떠오르는 차림새이다.  


그럼 자전거 여행을 할 때는 꼭 이렇게 옷을 입어야 할까?


그렇게 입는 것을 권장하지만 선택사항일 뿐, 그냥 자기 원하는 대로 입으면 된다.

물론,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자전거를 여러 시간 동안 타게 되면 몸에서 땀과 열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면이나 울 같은 일반적인 옷보다는 땀과 열을 효과적으로 배출할 수 있는 기능성 소재로 된 옷을 입는 것이 좋다.  

런닝용 상의 + 탱크탑 + 런닝용 하의 + 이너패드바지

또한, 기능성 의류들은 세탁도 간단하고 빨리 마르기 때문에 여행 도중에 숙소에 도착해서 샤워를 하면서 간단히 빨아서 널어놓으면 다음날 아침에 입을 수 있다. 즉, 상하의 두 세트만 있으면 며칠이든 여행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며칠 이상의 자전거 여행을 할 때는 자전거용 져지와 기능성 의류를 한 세트 씩 가져가서 자전거를  타고난 후 숙소에서 일상복 겸 잠옷으로 기능성 의류를 입는다. 옷을 적게 가져가는 것은 나나 지니님이 여행짐을 줄이는 가장 핵심적인 방법이다.


일반 기능성 의류로도 땀이나 열의 배출이 가능하고 자전거 여행을 하는데 문제가 없다면, 왜 굳이 자전거용 옷이 따로 있는 것일까?

일반 기능성 의류를 입는 것과 자전거 전용 옷을 입는 것의 차이가 무엇인지 알아보자.


자전거 상의

자전거 분야에서 져지(Jersey)라 하면 자전거용 상의를 말한다. 운동용으로 많이 입는 일반 기능성 티셔츠나 등산용 기능성 티셔츠 등도 자전거용 져지와 비슷한 특성의 소재를 사용하므로 자전거를 탈 때 입어도 나쁘지 않지만, 자전거용 져지는 좀 더 자전거 타기에 알맞게 만들어져 있다.  


자전거용 져지의 장점

1. 자전거용 저지들은 뒷단이 길어서 허리를 굽혀도 등이 드러나지 않는다.
2. 허리 뒤쪽에 주머니가 있어서 간단한 물건들을 쉽게 수납할 수 있다.  
3. 색상이 화려하거나 반사지가 달려있기 때문에 야간에 식별이 쉬워서 더 안전하다.
4. 몸에 달라붙는 디자인이라 공기저항이 적어 바람에 나풀거리지 않는다.
5. 지퍼가 있어서 땀이나 물에 젖어도 입고 벗기 편합니다.


자전거용 져지는 보통 반팔, 긴팔과 겨울용의 기모 져지가 있다.



자전거용 하의

자전거용의 하의는 보통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한다. 자전거용 패드 바지(스판덱스- 일명 쫄쫄이)를 입거나 이것이 부담스러운 경우, 자전거용 패드 속바지에 등산복이나 러닝용 반바지를 입는다. 이때 패드가 속옷 역할을 하므로 속옷은 입지 않는다. 패드의 유무는 자전거 탈 때의 편안함을 좌우하며 장거리를 갈 때 엉덩이의 통증을 많이 완화해 주기 때문에 패드 바지나 패드 속바지를 입는 편이 좋다.


자전거 전용 패드 바지의 장점

1. 통기성, 속건성이 좋아 쾌적합니다.
2. 쫄쫄이 재질(폴리에틸렌)이 상당한 보호 효과가 있어 사고시 부상을 줄여준다. 질긴 원단이 찢겨 나가면서 충격을 줄여주어 피부를 보호한다.
3. 근육을 조여주는 테이핑 효과도 있다.
4. 원단에 반사 재질 테이프가 있어 야간 라이딩 시에 조금 더 안전하다.


반팔 저지 + 5부 쫄바지



바람막이(방풍자켓)

자전거 여행에서 날씨는 예측할 수 없는 요소이다.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거나 차가운 바람이 강하게 불 때, 혹은 원치 않은 비가 내릴 때를 대비해서 바람막이를 가지고 다녀야 한다. 가벼운 바람막이들은 주먹만하게 접히므로 져지 뒷주머니나 배낭 등에 넣기도 편하게 되어있다. 자전거용 바람막이도 일반 아웃도어용 바람막이들과 몇 가지 다른 점이 있다.


자전거용 바람막이

1. 가장 큰 특징으로 후드가 없다.  후드가 달려있으면 후드에 의한 공기저항이 생기기도 하고 자전거는 헬멧을 써야 하기 때문에 후드를 쓰기 힘들어 후드가 달려있지 않다.  
2. 져지와 마찬가지로 호주머니가 없고 뒷주머니가 달려있는 경우가 있다.
3. 겨드랑이나 등 부분에 습기를 발산할 수 있는 통기구가 있다.



자전거용 신발과 페달

자전거를 탈 때, 운동화, 심지어는 슬리퍼를 신기도 하지만 클릿 신발이라는 자전거 전용 신발이 있다. 클릿 페달(Clipless pedal)과 짝이 되어 자전거의 페달과 사람의 발을 결합시켜 준다. 발과 페달이 결합되면 자세가 교정되는 효과도 있고 페달링 효율이 좋아진다. 클릿 신발에도 로드바이크용과 MTB용이 있는데 로드바이크용은 페달에 단단히 결합되지만 자전거에서 내렸을 때 걷기가 힘들고 MTB용은 로드바이크용보다 결합이 느슨하지만 걸을 때 조금 편하다. (물론 일반 신발보단 불편하다.) 걸어다니는 일이 많은 자전거 여행에서는 로드바이크용보다 MTB용의 클릿 페달이 좀더 편하며, 여행용 모델로 판매되는 클릿 페달들도 MTB와 같은 클릿 방식을 사용하여 MTB용 클릿 신발을 신는다.  

자전거 전용의 클릿 페달이 장점도 많지만 사람에 따라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거나 적응이 힘들 수도 있으며 이는 안전과 직결된 문제이므로 신중히 고려해서 결정해야 한다.   

MTB용 클릿페달


일반적인 페달(평페달)을 사용하고 싶다면 신발은 운동화도 문제없지만 자전거용으로 쓸 신발을 새로 구입한다면 접지력 우수한 릿지화를 추천한다. 돌이 많은 바위산을 오를 때 사용하는 등산화인 릿지화는 자전거 묘기를 하는 사람들도 많이 사용할 만큼 평페달에 잘 맞는 신발이다.  평페달을 사용할 때는 자전거 가게에서 기본적으로 달아주는 저렴한 페달은 생각보다 금방 고장 난다. 장거리 여행을 가기 전에 품질이 좋은 페달로 바꾸는 것이 좋다.



여행시의 필수 안전용품

헬멧, 장갑, 고글은 자전거를 탈 때 사용하는 필수 안전 3종 세트라 한다. 셋 모두 강제적으로 착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전거를 탈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으로부터 몸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장비이다. 또한, 이의 착용 유무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험회사가 계산하는 과실률에도 영향을 준다.  

자전거용의 의류들은 취향에 따라서 원하는대로 입어도 되지만 헬멧, 장갑, 고글은 반드시 착용하는 습관을 갖도록 하자.


헬멧

헬멧을 고를 때는 기본적으로 안전인증 검사를 통과한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 한국생활환경시험연구원의 인증표시인 KPS 마크가 있는지를 확인하면 된다. 많은 사람들이 가격이나 디자인을 보고 헬멧을 고르는데 자신의 머리 사이즈에 맞는 것을 구입해야 한다. 저가의 헬멧은 단일 사이즈로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머리가 작은 사람들은 쓰기 불편할 수 있다. 실제 헬멧이 접촉할 눈썹 바로 위의 머리 둘레를 재어보면 자신의 헬멧 사이즈를 대략적으로 알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마다 머리 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실제로 써보고 구입하는 것이 좋다.  


장갑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질 때 가장 많이 다치는 부위가 손이다. 자전거를 탈 때 손에 땀이 나거나 물이 묻는 경우 맨손으로 그립을 잡으면 생각보다 미끄럽고 이것이 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자전거용 장갑을 구입해서 써도 좋지만 등산용 장갑을 써도 무방하다. 자전거용 장갑의 경우 손바닥의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서 젤이 있는 것도 있고 손등 부분이 얇은 망사 형태로 통기성을 높이거나 보호대를 덧대어 보호 효과를 높인 제품도 있다.                                                                                                                                     


고글

고글은 바람과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며 날벌레나 이물질이 눈에 들어가는 것을 막아준다. 비싼 고글이 선명하게 잘 보이고 눈에 좋긴 하지만 저렴한 고글도 제 기능은 충분히 한다. 자전거 여행을 하다 보면 일정이 늦어져 야간 라이딩을 해야 할 수도 있는데 이를 위해서 클리어렌즈를 가지고 다니거나 자외선 양에 따라서 자동으로 빛 투과율이 바뀌는 변색 고글을 사용하면 좋다.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차도로 다녀야 할 때가 많다. 한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들에서 교통법에 따라서 자전거는 차도로 다녀야 하지만 차들 때문에 위험한 것도 사실이다. 자전거의류가 부담스러워서 일반 기능성 의류를 입어도 좋다. 하지만, 낮이든 밤이든 화려한 색상과 곳곳에 붙어있는 빛 반사판 덕분에 도로에서 운전자나 보행자들의 눈에 잘 띄는 자전거 전용 복장이 안전한 자전거 여행에 더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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