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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Jan 31. 2016

자전거 여행 짐 꾸리기

자전거 여행을 시작하는 방법 4

행복하게 여행하려면 가볍게 여행해야 한다. - 생텍쥐페리


생텍쥐페리가 남긴 이 말은 자전거 여행에 정말 어울리는 말이다. 자전거 여행을 하게 된다면 짐을 꾸리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 당연히 짐은 적게 가져갈수록 몸이 편하다.   

나와 지니님은 가벼운 자전거 여행을 추구한다. 가벼운 자전거 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조금이라도 불필요한 것에 대한 미련을 버려야 한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2주 정도  해외여행을 할 때, 자전거 짐은 얼마나 가지고 다녀야 할까?


이것이 지니님이 하와이 자전거 여행에서 들고 다닌 모든 것이다. 사실 하와이에서는 자전거만 타는 게 아니라 카약, 스노클링, 트래킹 등 다양한 활동을 했기 때문에 다른 때보다 짐이 많았다.


마찬가지로 내가 혼자 4박 5일의 제주도 자전거 일주를 할 때 챙겨갔던 모든 짐이다. 지니님은 짐받이 가방을 쓰지만 나는 등짐을 좋아하는 편이라 어깨 줄이 있는 힙색을 주로 사용한다.


나도 처음에는 자전거 타는데 무언가 조금이라도 유용한 것을 장착하거나 짐가방에 챙겨 넣거나 했다. 하지만, 모두 부질없는 짓이었다. 무언가를 자전거에 설치하거나 몸에 장착하는 것은 대부분 자전거가 굴러가는데 도움이 안 되는 것들 뿐이다. 자전거에는 거리를 알 수 있는 속도계 혹은 GPS 기기 하나와 안전을 위한 전조등과 후미등, 그리고, 물통을 장착하기 위한 물통 케이지 외에 자전거에 반드시 장착해야 할 것은 없다. 가벼운 물건이라도 하나하나 챙기다보면 모이고 모여서 무거운 짐이 되어버린다. 미련을 버리고 자전거가 굴러가는데 중요한 것이 아니라면 신경쓰지 말자. 


당일치기 여행이라면 바람막이, 펌프, 자전거 응급 수리 도구, 비상식량, 식수, 전조등, 상비약 등을 준비한다.   



장기 여행이라면 여기에 여벌의 옷, 세면도구, 스마트폰 충전기와 여분 배터리 등 필요한 것을 조금 더 추가하면 된다.

기능성 상하의 세트


자전거 여행은 자외선을 많이 받기 때문에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선 선크림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 수건이 필요한 경우, 얇고 쓰기 편한 스포츠 타월을 사용하면 좋다.

썬크림, 면도기, 치약, 스포츠 수건



여행 짐 꾸리는 요령


1. 져지나 기능성 티셔츠 같이 세탁 후 빨리 마르는 기능성 소재의 옷을 입으면 긴 여행에서도 옷이 많이 필요하지 않는다. 라이딩 후에 숙소에서 간단히 빨아서 널면 다음날 아침에 입을 수 있다. 세탁도 간단히 물에 몇 번 헹궈주는 정도로 충분하다. 충분히 마르지 않았다고 해도 자전거를 타다 보면 금세 마른다.


2. 카메라, 수첩, 지도, 선크림, 등의 자주 사용하는 물건들은 꺼내기 쉽도록 별도로 넣는다.


3. 옷은 배낭에 넣을 때 돌돌 말아서 넣는다. 차곡차곡 접는 것보다 공간을 덜 차지한다.


4. 비닐봉투나 지퍼백을 몇 개 챙겨두면 여러 모로 유용하다. 특히 비가 올 때 젖으면 안 되는 물건들을 챙길 때 좋다.  



자전거 여행 준비물


자전거 여행에서 내가 꼭 가지고 다니는 준비물들을 쭉 나열해보겠다.


자전거 응급 수리 공구

자전거 여행을 장기간 하다 보면 피할 수 없는 것이 펑크를 비롯한 자전거의 고장이다. 다행히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은 간단한 공구와 장비를 이용해서 직접 고칠 수 있다. 그를 위해서 간단한 공구들을 챙겨야 하는데 한 군데 모아놓는 것이 편하기 때문에 공구통에 넣어서 가지고 다닌다. 펌프는 자전거에 거치할 수도 있지만 자주 안 쓰는데다가 계속 비를 맞거나 먼지를 먹게 되면 고장 날 수 있어서 가방에 넣어두는 편이 좋다.

공구통

공구통에 주로 넣어두는 것은 펑크패치, 자전거용 멀티 툴, 여분의 자전거 튜브, 체인 링크, 타이어 주걱, 클릿 볼트, 그리고 행어 등이다.


자전거 고장 중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이 타이어의 펑크이다. 펑크 난 앞뒤 타이어를 고칠 줄만 알면 자전거 여행자의 기본은 갖추었다고 봐도 될 만큼 흔하게 발생하고 고치기도 쉬운 고장이다. 또한 드물지만 종종 발생하는 체인의 끊어짐 역시 예비로 체인링크를 가지고 다니면 손쉽게 고칠 수 있다. 이외의 브레이크를 비롯한 거의 모든 고장은 출발 전에 꼼꼼한 정비와 시험 주행으로 대부분 막을 수 있다. 장기간의 여행 전에는 브레이크 패드와 타이어의 마모도와 수명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휴대용 멀티 공구툴, 타이어 주걱, 여분 튜브, 접착식 펑크패치


휴대 공구

휴대용 멀티 공구 툴

체인 툴이 붙어있고 타이어 주걱이 붙어있고 오만 가지가 다 붙어있는 무거운 공구 툴은 추천하지 않는다. 휴대용 공구는 휴대용 공구일 뿐, 제대로 된 공구들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으니 가벼우면서 자주 쓰는 것으로 구성된 적당한 것을 쓰면 된다. 사이즈별 육각 랜치와 + - 드라이버가 붙은 미니 육각 공구 툴 (1-2만 원 사이의)이면 충분하다.

 

타이어 주걱

플라스틱으로 되어서 무게가 거의 안 나가므로 챙겨놓으면 편하다. 케블라 타입 타이어(철심 대신 섬유 와이어로 되어 접히는 경량 타이어) 도 간혹 잘 안 빠지는 경우가 있으니 가지고 다니는 편이 좋다.  


펑크패치

보통 번개표 패치로 대표되는 일반적인 펑크패치는 저렴하면서도 튼튼하고 성능도 좋지만 접착제, 사포 등등을 챙겨야 하니 가지고 다니기는 불편하다. 펑크가 났을 때는 펑크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펑크의 원인을 철저히 제거하고 여분 튜브로 교체한 후 집에 가져온 펑크 난 튜브를 번개표 패치로 때워서 한 번 정도 재활용하는 방법이 무난하다.

여분 튜브까지 펑크가 났을 경우, 휴대용 펑크패치를 챙겨두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몇 회사에서 접착식 펑크패치가 나와있는데 많은 제품들이 로드바이크용의 고압 타이어에서 쓰기 힘든 정도라서 MTB 용으로만 추천한다. 이 접착식 펑크패치는 개당 단가는 번개표 패치에 비해서 월등히 비싸니 여분 튜브가 바닥나서 어쩔 수 없을 때 비상용으로만 쓰는 편이 좋다.

 

여분 튜브

펑크패치가 있다 하더라도 여분 튜브를 가지고 다니면서 펑크가 났을 때 바로 교체하는 편이 시간을 지체하지 않아 좋습니다. 배낭 안에 아무렇게나 넣어놓으면 이물질이 끼고 미세한 구멍이 날 수 있으니 비닐봉지 등으로 잘 싸서 보호해놓는 것이 좋다. 개인적으로는 사이즈 호환 폭이 큰 슈발베 제품을 선호한다.

튜브 선택에 대한 자세한 방법은 다른 글에서 이야기하겠다.

< 자전거 펑크 수리를 위한 튜브의 준비 >
https://brunch.co.kr/@skumac/96 


장거리 여행을 갈 때는 추가로 브레이크 패드, 여분 클릿, 체인링크, 행어 등을 더 가지고 다닌다.

브레이크 패드, 클릿, 체인링크, 행어


체인링크

원래 체인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를 대비해서 체인 툴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 좋지만 사실 체인은 제대로만 끼워두면 교체할 때까지 거의 고장 날 일이 없다. 체인 툴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면 대신 체인링크는 가지고 다녀야 하며 자신의 스프라켓(뒷 기어) 단수에 맞는 체인링크를 사용해야 한다.

나는 주로 시마노 체인을 사용하는데 처음에 제대로 체인핀을 사용하여 단단히 결착시켜 사용하고 라이딩 중 체인이 터지는 경우에 체인링크를 사용한다.  


여분 클릿

클릿 신발을 사용하는 경우 클릿의 신발 체결 볼트도 2개 정도 챙겨놓으면 도움이 된다. 자전거를 타다 보면 신발의 클릿 볼트가 분실되어 클릿이 고정이 되지 않는 경우가 간혹 발생하는데, 당장 라이딩은 가능하지만 심리적으로 불안할  수밖에 없다.  클릿 볼트는 따로 판매하지 않으므로 클릿을 교체할 때 버리지 말고 따로 보관해놓았다가 사용하면 된다.  


행어

행어라는 것은 프레임에 뒷 변속기를 연결해주는 부분이다. 프레임 우측에 돌출되어 있는 뒷 변속기에 충격이 가해지게 되면 프레임을 보호하기 위해서 먼저 휘어지거나 부러지는 약한 부분이다. 자전거를 타다가 오른쪽으로 넘어지거나 항공 운송할 때 심하게 충격받으면 휘거나 부러질 수 있으면서 자전거마다 생김새가 다르기 때문에 자전거 가게에서 바로 구할 수는 없는 부속이다. 그래서, 나는 자전거 여행을 할 때 행어도 챙긴다.


펌프

펑크가 자주 일어나는 일이 아니므로 휴대용 펌프라도 부피가 큰 제품을 가지고 다닐 필요는 없다. 최대 공기압이 120 psi(로드용 고압 타이어 공기압)까지 넣을 수 있는 휴대용 미니 펌프면 충분하다. 펌프의 크기가 작을수록 바람을 넣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CO2 인플레이터라는 공기주입기를 쓸 수도 있지만 1회용이라 사용 횟수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장기간의 여행에는 펌프를 휴대하는 것을 추천한다.

휴대용 펌프


비상식량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급격하게 체력이 고갈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포도당이나 단백질을 함유한 비상식량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 고열량 간식인 초코바, 양갱 등을 가지고 다니는 것도 좋다.

에너지워터, 포도당 사탕, 식염 포도당


짐을 챙기고 응급 수리 도구만 준비해두었다고 모든 준비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응급 수리 도구와 예비 튜브의 사용법에 대해서는 다른 글로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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