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놀이'를 공개하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닙니다.
매일 놀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가끔 사는 게 참 갑갑하고 단조롭구나, 싶을 때가 있습니다.
책을 좋아하지만, 활자에 질릴 때도 있지요.
외국어 원서는 처음부터 찬찬히 읽지 않았습니다.
늘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가 문득 책장에서 뽑고 보는,
그냥 장난이나 놀이 같은 거였지요.
제 마음을 환기하는 ‘신호’였다고나 할까요.
일단 후루룩 넘겨보는 것부터 시작하면 됐으니까요.
번역본을 놓고 대조해가며 ‘같은 글 다른 느낌’을 가만가만 들여다보면 신기했습니다.
아는 책 내용인데도, 언어가 달라지면 전혀 다른 책처럼 느껴졌습니다.
별로 감동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던 부분이, 원서로 다시 보면 새로웠습니다.
어떤 책이든, 한국어 번역본을 찾아서 대조해 보면 그렇게 힘든 일도 아니었습니다.
조금만 시간을 내고,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이면 되는 일이었습니다.
아무도 어서 하라고 보채지 않고, 아무도 얼마나 했는지 궁금해하지 않는 놀이였습니다.
그 놀이가 지금은 제 인생에서 큰 힘과 위안이 되고 있다는 걸, 최근에야 깨달았습니다.
잊을 만하면 영어 원서나, 일본어 원서를 겁 없이 사서 펼쳐보곤 합니다.
소설 ‘파친코’에서 내가 좋아하는 대목이나, ‘키다리 아저씨’에서의 소녀다운 어여쁜 표현을 작가의 언어 그대로 느껴 봅니다. 가끔 원서로 역사서를 읽다 보면, 한국어판보다 이해하기 쉽다고 느낄 때마저 있습니다. 잔뜩 기대하고 샀던 일본어 원서에서는 의외로 나이 든 어르신 문체에 웃음을 참지 못했던 적도 있습니다. 중국어는 어떻고요. 띄어쓰기가 없어서 숨 막힐 듯한데 자세히 보면 또 한자여서 하나둘씩 퍼즐이 맞춰집니다. 그러니까, 제게는 원서 읽기가 놀이라고 할 만하지 않을까요.
지치지 않는 나만의 놀이. <원서 읽으면서 놉니다>는 이렇게 편안한 마음으로 시작합니다.
제가 편하면, 읽으시는 분도 편할 거라 믿습니다.
이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1장은 영어 편, 2장은 일본어 편, 3장은 중국어 편입니다. 각 장마다 7개의 주제별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선별 기준은 ‘기억에 남는 것’입니다.
흐르는 대로 쓰는 글은 처음입니다. 많은 격려 부탁드립니다.
by 스쿠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