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은 지워 버리면 그만이지만 기억은 한번 자리를 잡으면 지워지지 않는다."
하은이의 취미는 '리나맘 블로그'를 보는 것이다.
엄마와의 관계가 소원한 하은이는 연예인처럼 예쁘고 화려한 리나맘과 딸 리나의 일상을 훔쳐보며 자신과 엄마도 저랬으면 하고 동경하게 된다.
하은이는 리나맘의 블로그를 보며 알지도 못하는 리나를 부러워하며 은근히 따라 한다.
결국 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으면서 돌이킬 수 없게 된다.
이제는 우리 삶에서 스마트폰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어요.
단지 어떻게 사용하는 게 바람직한지 한 번쯤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어요.
- '우리 엄마는 SNS 중독' 헤드카피와 책소개 중 -
도서관에서 책을 살펴보다가 이 책의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 엄마는 SNS 중독'. 초등 고학년 아이들이 읽을법한 어린이 창작동화이다. 제목부터 '엄마 꼭 읽어봐'라고 느낌표 가득 붙여 외치는듯하다. 이미 책을 집어든 순간부터 반성의 시작이었다. 아이에게 읽힐 생각보다는 내가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부풀어 올랐다.
책 내용의 시작부터 죄책감으로 엄마의 가슴을 죄여온다. 하은이 엄마는 광고회사에서 승진을 목전에 둔 부장으로 정신없이 일을 하고, 하은이 아빠는 해외출장을 나가있다. 하은이는 학교와 학원이 끝나면 아무도 없는 집에서 반찬가게에서 산 반찬으로 밥을 차려먹으며 혼자 시간을 보낸다. 하은이는 그 외로움을 리나맘이라는 인플루언서의 블로그를 보며 달래고, 리나와 리나맘의 보여지는 삶을 동경한다. 아이의 외로움이 동기가 되어 SNS의 거짓된 삶에 중독되는 과정은 너무 현실적이어서 슬프기까지 하다.
SNS로 인해 생기는 모든 현상을 압축한 듯이 생생하게 쫙 펼쳐진 이야기는 흥미진진하면서 씁쓸했다. 타인의 삶에 대한 부러움, 인스타 속 거짓된 삶, 댓글과 DM 속 칭찬으로 자라는 잘못된 자존감, 끝없이 이어지는 거짓말, 멋 모르고 받은 협찬으로 생기는 문제들, 고소고발에 끝도 없이 퍼지는 악플까지. 일련의 상황들이 주인공인 4학년 아이에게 대입되기보다는 어른인 내게 묻고 있는 듯했다. 당신의 SNS는 안녕하신가요.
SNS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반성해 본다. 나도 책 속의 리나맘이랑 크게 다르지 않다. 은연중에 아이의 자랑하고 싶은 점만 올리고 보여줄 일부분만 꾸며서 사진을 찍는다. 보여주고 싶은 것과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것이 확실히 구분되고 SNS에서의 나는 진짜 나와 다른 사람 같이 보인다. 그 마음의 기저에는 무엇이 있을까. 칭찬받고 싶고, 자랑하고 싶고, 우쭐대고 싶고, 잘 살고 있다는 것을 티 내고 싶은 마음이 깔려 있을 것이다.
리나맘이 했던 말 중에 이런 말이 있었다. "아이 낳고 남편은 승승장구하는데 나만 쓸모가 없어진 것 같았어요. 블로그를 하면서 내가 아이를 잘 키우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는데 사람들이 칭찬해 주니까 너무 좋아서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었어요." 나도 한 때 저런 마음이 들었던 때가 있다. SNS로 연결되는 그 기분이 든든한 울타리처럼 느껴져서 나라는 사람을 채우던 때가 말이다. 지금은 SNS의 허상도 많이 알게 되고 그거 말고도 나를 키울 수 있는 일들이 널려있어 그럴 정신조차 없지만 리나맘을 꼭 안아주고 싶은 마음은 그대로다. 옆에서 진짜 나를 제대로 봐주고 손 잡아줄 사람이 부족해지는 것이 요즘 사회인지라 리나맘에게 더 마음이 쓰인다.
SNS는 진짜 세상이 아니다. 일부분을 똑 떼어내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는 프레임의 세상. 적당히 거리를 두고 바람직하게 활용하려 항상 깊고 넓게 생각하며 바라봐야 할 곳이니 잊지 말자. 진짜 소중한 것은 지금 이 순간 바로 옆에 있다. 본질을 잊지 않고 진짜로 살기 위해 노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