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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살 뇌출혈,그 후

이제 못하는 것 #1. 날아라 슬리퍼

뇌출혈 후유증으로 편마비라는 장애가 심하게 남았다. 태어나서 경험해본 적 없던 신체장애.


그래서 더 어색하고 적응안되는 변화지만

그런 사실보다 더 힘든 것은

장애가 생기기 전엔 아무렇지않게 했던 것들을

지금은 이상하리만치 절대로 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발병 후 신을 수 있는 운동화를 찾는 것이 제일 큰 미션이었다. 마비측 발에 감각이 없고, 아니, 감각이 이상하고, 발과 발목이 제멋대로니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신발을 찾는데도 수 년이 걸렸다.


재활을 열심히 해서 퇴원할 땐 구두를 신고 또각또각 병원을 걸어나가겠다는 헛된(?)상상을 하기도 전에 운동화조차 맘대로 못 신는 처지가 되어있었다..!


병원생활 중에 자다가 화장실에 가려고하면 자다깨서 양말을 다시 신고 신발을 신고 가야하는게 얼마나 불편한지 말하면 입아플정도다.. 가까운 거리라도 좀 편하게 다녀보자고 슬리퍼에 도전했는데 발을 힘껏 내면서(발차기하면서) 걸을수 밖에 없는터라 슬리퍼가 발에서 벗어나 그대로 날아가버리기 일쑤다. 게다가 슬리퍼는 발을 잡는 구조가 아니라 열린구조라서 발목이 이리꺾이고 저리꺾이고 말이 아니다. 낙상은 옵션이다



세상에..

슬리퍼가 운동화보다 쉬운 신발 아니었던가..?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다시금 알게되었다!


"슬리퍼가 멀리 잘 날아간다..!"


더운여름,나도 발이 시원하고 싶어서 슬리퍼신기에 계속해서 도전한다.



날아라 슬리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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