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울고 웃고 화낼 수 있다는 것
살아 있다는 건
-다니카와 순타로 그림책 중에서-
살아 있다는 건
지금 살아 있다는 건
목이 마르다는 거야.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이 눈부시다는 거고
문득 어떤 멜로디가 떠오르거나
재채기를 하는 것.
너와 손을 잡는 것이지.
살아 있다는 건
지금 살아 있다는 건
그건 미니 스커트
그건 플라네타륜
그건 요한 슈트라우스
그건 피카소
그건 알프스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과 마주하는 거야.
그리고
감춰진 나쁜 마음을 조심스레 막아 내는 것이지.
살아 있다는 건
지금 살아 있다는 건
울 수 있고, 웃을 수 있다는 것
화낼 수 있다는 거야.
또 자유롭다는 거지.
살아 있다는 건
지금 살아 있다는 건
지금 멀리서 개가 짖는다는 거고
지금 지구가 돌고 있다는 거야.
지금 어디선가 아기가 태어나며 울거나
지금 어디선가 병사가 상처 입는다는 것.
지금 그네가 흔들리고 있다는 거지
지금, 순간순간이 지나가고 있다는 것이기도 해
살아 있다는 건
지금 살아 있다는 건
새는 날갯짓한다는 것
바다는 넘실댄다는 것
달팽이는 기어간다는 것이고
사람은 사랑한다는 거야
그리고 네 손의 따스함과
살아있다는 모든 것이지.
엄마는
필라테스를 하며 내 근육이 얼마나 줄어서 늘어나지 않는지
그동안 시간이 얼마나 흘러간 건지 체감하고 있어
필라테스를 마치고 아이스커피를 내려서 스스로에게 상이라도 주듯이
무인서점에 가서 이런저런 책들을 보는 호사를 누리고 있지.
내 눈을 잡아당긴 그림책
다니카와 슌타로라는 작가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주제가를 작사한 작가라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든, 누가 무엇을 하든, 그 짧은 시간 속에 영원을 품고 있다- 다니카와 슌타로
어느 날 어렴풋이 알게 되었단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걸,
오직 순간만이 영원하다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엄마에게는 지금 이 순간이 너무 소중해.
너에게는 무척 힘든 시간이겠지만, 그 힘든 시간 속에서 너는 나도 모르게 성장하고 있을 테고
엄마도 하루하루 새로운 경험을 해가고 있고
매일매일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
별이도 한나도 엄마도 모르는 사이 자라고 있단다.
내게 인연이 되고
생명의 힘이 되어준
너와 별이 한나에게 감사하고
아무것도 아닌 나를 소중한 단 한 사람으로 여겨주는 아빠에게도 감사하고
이 순간을 함께하고 있음에 무엇보다 감사하단다.
오직 이 순간만이 우리에게 영원하게 기억되겠지.
할아버지 할머니가 엄마에게 그런 존재인 것처럼.
솔아 힘든 하루였니?
너의 존재로 인해 엄마는 행복하고 감사하단다
나의 살아있음이 의미가 있고
나 역시 너희들이 성장하듯
성장해야 함을 느낀단다.
항상 건강 잘 챙기고
너의 생명을 잘 가꾸어가길
나도 잘 지키고 가꾸며 있을게
살아있음 그 자체로 너무 소중하고 고귀한 거니까
-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