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작은 교습소가 코로나를 견디는 방법 - 1
올 것이 왔다.
2.5 단계는 그전 2단계, 1단계와 완전히 궤를 달리했다. 교습소의 입장에서 보면 그렇다.
코로나가 창궐하기 전과 후, 교습소 운영은 본질적으로 같았다. 사소하지만 중요한, 중요하지만 귀찮은 변화만 몇 가지 생겼을 뿐이었다. 손 소독제를 배치해서 등원하는 학생들에게 손을 씻으라 하는 것, 수업 시간에 마스크를 내리지 않는 것, 마스크를 쓰고 가르치는 것, 정수기 사용을 금지하는 것, 자주 환기시키는 것 외에는 변화가 없었다. 교습소라는 공간에 와서 학생들이 선생님과 마주하고, 선생님에게 개념 설명을 듣고, 문제를 풀고, 모르는 문제를 질문하고, 푸는 방법을 다시금 배우는 일련의 과정은 코로나 전후로 여전히 동일했다. 홀로 운영하는 작은 교습소이기에 가능했다. 애초에 한 반에 8명을 넘지 않았다. 코로나 1, 2 단계 규정에서는 여전히 운영이 가능했다.
하지만 수도권 2.5단계 적용 발표 이후로는 본질적으로 모든 게 다 바뀌어야만 한다. 교습소라는 공간 자체를 활용하지 못한다. 학생이 선생님을 직접 마주할 수 없고, 직접 모르겠다고 손 들고 질문할 수도 없다. 졸고 있는 한 학생을 흔들어서 깨울 수도 없다. 선생님과 학생이 한 공간에 있는 것으로 가능했던 모든 교습 행위가 어느새 불가능한 행위로 바뀌었다. 대학교, 고등학교, 중학교, 초등학교, 학원이 모두 비대면으로 전환할 때 유일하게 대면의 교습 방식을 고수할 수 있었던 교습소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치기 일보 직전이다. 아니, 이미 불어닥쳤다. 당장 2020년 12월 8일 오늘부터,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 무조건.
17년째 운영 중인 한 작은 수학 교습소의 선생님은 머리를 감싸 쥐고 집으로 돌아온다. 앓는 소리를 내면서 소파에 털썩 앉는다(물론 비누로 손을 씻고 앉았다). 절망한다. 눈 감고 소리를 지른다. 기말고사 단 일주일 전부터 교습소 운영 금지라니.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다. 엄청나게 비가 쏟아지는 날에 벼락이 교습소에 내리꽂아서 정전이 된 상태와 비슷할까? 혹자들은 그깟 기말고사가 뭐냐고, 코로나가 더 중요하지 않냐고 말하지만, 기말고사는 학생을 평가하는 수단이지만 역설적으로 학원과 선생님을 평가하는 지표이기도 하다. 지난 17년간 한 번도 학생들을 80점 밑으로 떨어트린 적이 없는 선생님이기에 과연 온라인으로도 자신만의 지도가 가능할지 의구심이 든다. 그것보다도 일단, 컴퓨터를 지난 몇 년간 한 번도 쓴 적이 없다. 과연 무사히 온라인 수업을 할 수 있을까?
나는 오늘부터 온라인 수업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인한 두통에 시달리다가 새벽 한 시에 겨우 잠이 든 한 교습소의 선생님을 돕기로 했다. 실시간으로 수업을 진행하고자 하는데, 방법을 알려달라는 부탁을 들었다. 부탁을 듣자마자, 문득 노인들이 맥도널드에서 키오스크로 주문하는 게 어려워서 잘 이용하지 않는다는 기사가 생각났다. 코로나는 기술을 쓰지 않아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 맥도널드에서 점원에게 주문하는 게 더 익숙한 사람들에게 억지로 키오스크를 들이밀고 있다. 기술의 발전에도 그림자가 있는데, 코로나는 그 그림자를 한층 더 어둡게 만드는 데 아주 혁혁한 공을 세우는 중이다. 부디 그림자가 조금이라도 걷히기를 희망하면서, 어떻게 코로나를 견디는가, 어떻게 아주 작은 교습소가 코로나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는가 글로 남기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