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라는 루나와 약속을 지키기 위해 미리 연극 티켓 두 장을 끊었다. 두 사람은 연극 공연을 보기 위해 혜화역 2번 출구를 지나 소극장으로 향했다. 마로니에 공원에 다다랐을 때 여름 소나기가 눈물을 왈칵 쏟았다. 소나기를 맞은 마로니에 나뭇잎들과 인도 너머로 흐릿해진 자동차들은 반짝이는 물기가 흐르고 있었다.
루나는 그 풍경을 보면서 풍경이 아니라 자연과 사물이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마음처럼 느껴졌다.
루나가 태어나서 처음 본다는 마로니에 나뭇잎들이 빗물에 몸을 파르르 떨었다. 흔들리는 모습이 슬픈데 그 슬픔이 고요한 비애처럼 소리가 없다.
오전에는 맑았으므로 우산을 미처 준비하지 못했던 솔라와 루나는 머리 위로 떨어지는 비를 고스란히 맞았다.
비에 젖은 솔라와 루나가 소극장 안으로 들어와 자리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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