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을 더한 인물의 구현

by 정경

글을 쓰는 작가란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마련해주는 신처럼 그저 우리의 바로 가까이

곁에서 빵을 굽는 사람입니다.

밀가루를 반죽하고 오븐에 넣어 노릇노릇 바삭바삭 구워낸 다음

동료의 의무처럼 매일매일 우리에게 건네주는 사람이 있다면

이 단순한 빵은 공동체를 건설하고 깨달음을 얻게 하고

인간을 둘러싼 조건을 변화시키며

빵과 진실 그리고 인간의 꿈을 다른 이에게 건네주는 역할을 합니다.


글은

어둠을 헤치고 인간의 가슴을 만나고 사랑하는 사람의 눈을 만나고

길거리의 낯선 사람을 만나고

저녁 노을을 바라보거나 한밤중에 별을 바라보며

우리의 글을 사랑해주는 독자가 있는 곳이라면

사막을 횡단하거나 우주선을 타고 비행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고

세계를 유랑할 것입니다.



작가가 문학을 창작하는 것은

무지한 노동자나 문맹자라 할지라도 그 의미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감동을 받고 눈물을 흘리는 야생의 언어가 되게 하고

우주의 복사판처럼 우주적 비전과 부름과 응답의 세계를 구축합니다.


이러한 태도를

동양에서는 음과 양이라고 하며

서양에서는 아날로지와 아이러니의 두 축으로 보았습니다.

어떤 글은 끌어당기고 어떤 언어들은 서로 밀치면서

밀물과 썰물, 합일과 분리, 들숨과 날숨의 세계를 보여줍니다.


어떤 사람이 몹시 흥분하면 사람들은 평소와 다르게 딴사람이 된 것 같다고 말합니다.

우리 속에는 또다른 누군가가 숨어있고 그 역시 우리 자신이라는 것

인간의 특성은 말하는 존재라는 사실이며

다른 사람 타자가 곧 내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언어적 가능성은

우리가 실제로 자신, 다른 사람, 다른 존재가 되는 것이며

타자와의 결합이란 인간의 존재 방식을 의미하고

이것은 작가가 창작 작품을 통해서 인물을 구현하는 방식입니다.


이제 바닥에는 천년 전에 질식해버린

한 여자아이의 두 눈이 있다.

한 우물에 묻혀있는 시선들

늙은 어머니의 어린 시선

덩치 큰 아들

그 아들을 바라보는 한 젊은 아버지의 시선

고만한 여자아이

몸집 큰 아버지를 보는 한 어린 아들

삶의 바닥으로부터 우리를 바라보는 시선들

그 눈 속에 스며드는 것이

진정한 삶에로의 회귀인가

- 옥타비오 파스


옥타비오 파스의 글에 나타난 여러 인물의 시선들처럼

인물의 개성을 살려 다양한 등장인물의 시선을 자신의 작품 속에 마음껏 녹여 보는 것! 오늘의 핵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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