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로병사 인생사에 대해
지난 목요일 천안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서 의뢰한 ‘나만의 이북 만들기’ 이러닝 강좌를 촬영하기 위해서였는데요.
촬영 후 어스름한 저녁, 택시를 타고 천안역까지 가는 길.
저는 그만 택시 기사님의 사적인 부분까지 너무 많이 알아버리고 말았습니다.
차에 타자마자 기사님은 물었습니다.
“어디서 왔어유?”
그것이 시작일 줄은 몰랐습니다.
서울에서 왔다고 하자, 천안에서 서울까지 손님을 모시고 가는 날은 운수가 좋은 날이라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그래서 운수사업이라고.^^
그 후 1초의 여유를 두셨습니다. 그리고...
서울에서도 자주 다녔던 지역, 지금 서울에서 사업하고 있는 사촌들의 사업 근황, 결혼 후 살았던 지역들, 6남매 형제들은 어디서 사는지, 각자 무엇을 하는지, 형제들의 일은 잘되는지, 형제간의 우애는 어떤지, 언제 형제들이 모이는지, 고향은 어디인지, 고향 부모님은 무엇을 하는 분이었는지, 서른두 살 딸이 결혼해서 서울에 집을 샀는데 5억에서 13억이 됐다는 이야기... 블라블라블라.....
그렇게 저는 그 짧은 20여 분의 시간 동안, 그분의 형제 관계부터 사촌의 사업 현황, 딸의 나이, 딸의 집값까지 알아버리고 말았던 것입니다. 보너스로 형제간의 우애가 좋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의 꿀팁까지도요.ㅎㅎ
이야기는 어느새 1989년 기사님의 결혼식을 5일 앞둔 날로 돌아갔습니다.
결혼식 5일을 앞두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야기를 자세히 들려주셨어요.
당시 아버지가 59세셨는데 지금 당신이 예순셋이 됐다면서요.
그 이후 날씨 궂은 날, 어머니를 꽃상여로 모신 이야기도 해주셨습니다.
내릴 때가 다가오고 있었고...
저는 생로병사가 담긴 한 사람의 인생 영화를 본 느낌이었습니다.
태어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열심히 일하고, 사업이 잘되기도 하고 안되기도 하고, 기쁜 일도 있고 슬픈 일도 있고, 그렇게 점점 나이가 들어 늙어가며 결국 내가 태어낳던 곳으로 되돌아가게 되는.
형제간의 우애가 좋으려면 서로 손해도 볼줄 알고, 먼저 챙겨줘야 한다.
그런 이야기도 하셨는데, 어떻게 보면 순식간에 지나가버릴 그 인생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가치는 무엇인지도 다시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강의를 마치고 진이 빠져 있던 상태였는데요.
정신이 들면서 이렇게 건강히 살아서 활동할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 감사하기
지금 이 순간, 내 곁에 있는 사람들 소중히 대하기
조금 손해보더라도 나누고 살기
함께, 웃음, 성장...
인생에서 잊지 말자고 다짐했던 가치들을 다시 되뇌어봅니다.
* 함께 쓰는 #일기콘 47, 함께 일상의 기록을 콘텐츠로 47일째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