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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토리위너코치 Jul 25. 2019

함부로 걷어차지 마라, 뿌린 대로 거둘 것이니

돌고 도는 인간관계론

오늘 행사 취재를 다녀왔습니다.

지금 만들고 있는 웹진에 넣을 기사를 위한 거였는데요.

그런데 사건이 터졌습니다.

오시기로 한 사진작가님이 한순간의 실수로, 잘못된 장소로 가신 겁니다.

행사 시간은 다가오고.... 어찌나 긴장하고 마음을 졸였는지... 어쨌든 이러저러하게 해결을 하였습니다.


저도 마음을 졸였지만, 작가님 또한 엄청 마음을 졸인 시간이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시작된 행사의 1부가 끝나고 점심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자연스럽게 20년 넘게 사진 작업을 해오며 실수를 했던 순간들과 그것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작가님의 이야기 중에 유독 다가온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한번은 행사 사진을 촬영가야 하는데, 엄청난 폭우로 인해 도로가 완전히 정체가 돼버린 겁니다.

당시 택시를 타고 있었는데 어쩔 수 없이 나와서 도로를 타고 넘고, 늪같은 길을 지나 지하철을 타고 간신히 행사 장소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시간은 지체될 수밖에 없었고요.


그런데 담당자가 시간이 늦은 부분에 대해서만 문책하고, 그 이후로는 일절 연락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 참고로 사진작가님은 굉장히 성실하게 일을 해주시는 분입니다)


서운함을 가진 채 그 담당자와의 관계가 끝났고....

그런데 1년이 지난 어느 날 그 담당자에게 전화가 온 것입니다.


"작가님, 혹시 지금 00으로 촬영 와주실 수 있으세요?
오기로 했던 사진 작가가 아예 연락이 안돼요."


사진작가님은 당시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는 상황이긴 했다고 해요.

그런데 작가님의 입에서 나간 이야기는?


"아... 죄송한데요. 제가 오늘 일정이 있어서 못 가겠네요."


자기도 모르게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렇게 이야기가 나갔다고 하더라고요.

만약에 그 담당자가 1년 전, 폭우로 인해 그렇게 산넘고 물건너 온 사람에게 조금의 온정이라도 보였다면? 중간에 따듯한 안부 메시지라도 한번 남겼다면?


아마 이렇게 거부를 당하지는 않았겠지요.

퇴사를 하더라도 좋게 회사 그만두라는 이야기들을 많이 합니다. 결국 그곳의 사람들에게 씨앗을 심은 대로 나중에 돌아오게 될 테니까요.


저도 그렇습니다. 지금은 헤어지지만 나중에라도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있고, 다시는 만나기 싫은 사람도 있습니다. 마음에서 우러나와 도와주고 싶은 사람이 있고, 정말 쳐다도 보기 싫은 사람이 있습니다.


마흔이 넘으니 인간관계의 중요함을 더 느끼게 되는데요.

사람들의 마음 안에 나라는 사람은 어떤 씨앗을 심고 있을까?

돌아보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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