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유럽 여행

국가 보조 50%

by Glory

내년 초 아내와 함께 난생처음 유럽 여행을 떠나게 된다. 물론 경제적으로 풍족해서가 아니다. 여차저차 국가의 도움을 꽤나 많이 받았던 것이다. 아내가 3년간 유지했던 청년 희망 적금 혜택과, 직업상 수입이 많지 않았던 나에게 근로 장려금이라는 적잖은 금액이 턱 하고 입금되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물론 고민도 많았다.


지금 이 타이밍에 우리가 유럽으로 떠나는 것에 대해서 말이다. 아내와 나는 내년 초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약 2주간 여행하기로 했다. 이미 항공권과 숙소 예약을 모두 마쳤기에 이제 와서 돌이킬 수도 없는 노릇이다.


차라리 이 돈을 잘 간직하고 불려서 미래를 대비하는 편이 가장 현실적이긴 하나 우리가 선택한 것은 역시 시간이었다. 사실상 지금 이때가 아니면 비용적으로 보나, 시간적으로 보나 우리에게 또 언제 이러한 호사가 허락 될지는 여전히 미지수였기 때문이다.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어찌 됐든 우리는 유럽 여행을 무려 반값으로 가게 된 것이다. 그렇게라도 스스로를 다독이며 적어도 이때만큼은 시간이라는 녀석에게 더 큰 중점을 두로 했다.


되돌아볼 때 모든 것이 자양분이 될 것이라 믿고 싶다. 우리의 선택에 있어서 말이다. 물론 누렸던 호사가 당해보라는 듯 우리의 현실을 짓누를 수도 있을 것이다.


근데 괜찮아.

적어도 반값이라는 명분은 있었던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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