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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단지 Oct 18. 2024

다들 작은 성공을 즐기는구나

“SNS는 인생의 낭비”라는 말이 있다.


이유를 나열해야 뭐하나 개인적으론 당연한 말이다. SNS는 장점도 있겠지만 그보다 단점이 더 크다고 판단된다. 그곳에는 인생을 낭비하는 행위라고 비치는 다양한 과장과 과시가 많다. 그러나 나는 오늘 다른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SNS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행복한 인생의 순간을 액자로 남기듯 게재하고 향유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각자의 삶에서 이뤄내야 하는 작은 순간순간을 남기고 있었다.


누군가는 아이를 가진 초음파 사진을, 어떤 이는 꾸준히 무언가를 했다는 소식을, 건강의 회복했다는 소식과 책을 완독했다는 근황, 작게나마 다이어트에 성공한 모습 등 다양한 성취를 자축하는 게시글들을 담아낸다. 이런 모습들을 보니 문득 느껴진 감성이 있다. 많은 이들이 작은 성취를 SNS에 남기며 성취감을 나름의 방식대로 극대화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작은 성공들은 말 그대로 작다. 그리고 성공의 크기, 성취의 크기는 사실 주관적이다. 이러한 기준에서 작은 성공은 일상에서 참 소중하고 인생의 한 스탭을 나아가는 효과를 준다. 또는 즐겁게 만들기도 한다. 누군가에게는 너무 하찮더라도 남들은 식은 죽 먹기인 무언가라도 스스로 직접 성공하면 성취감이 든다. 하다못해 청소만 해도 뿌듯하지 아니한가. 또, 러닝 콘텐츠가 쏟아져나오는 요즘, 그에 영향받아 주변 큰 공원을 한 바퀴 뛰어도 작은 성취감을 얻은 성공일 수 있겠다.


나도 종종 브런치 글이 만족스럽거나, 오랜만에 러닝을 하고 나서 그 모습이 만족스러울 때 인스타그램에 올리곤 한다. 이 때 간혹 지인들이 ‘오 러닝 하나 보네’ ‘오 글 쓰나 보네?’하는 등의 소소한 반응만 해주어도 나의 작은 성취는 극대화돼 성취감의 만족도가 올라가는 경험을 해보았다.


이렇듯 작은 성공은 자존감을 채워주기도 하고 내 성공을 하찮게 여기지 않게 만들어주는 듯하다. 아니 그러하다. 그런데 참 이게 힘들다. 이유는 역설적으로 SNS 때문도 있다. SNS를 즐기다 보면 성취감을 경험했을 때 남들이 공유해둔 간접 경험들과 비교하며 내 성취를 하찮게 여기며 시무룩해하는 경험들이 있을 테다.


또는 영상 플랫폼이 발전하며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세상을 접하면서 도파민 수치가 과거의 평소보다 높아져서 일까? 로또 1등도 인생 역전을 못 해주는 세상이라서일까? 작은 성공은 뭔가 만족감이 떨어진다.


그런데 또 나의 이런 작은 성취나 이야기들을 꼭꼭 숨겨서 장롱 속 노트에 메모한다면 그것만큼 재미없는 일이 없지 않을까 한다. 결국 누군가 볼 수 있는 곳에 올리거나 나 스스로도 어딘가 자랑할 만한 곳에 올려야 재미가 산다. 나는 그래서 어찌하면 비교하지 않고 도파민을 뿜어내지 않으며 내 작은 소소한 성취를 공유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결론적으로 누군가 찾아볼 순 있는 웹 어딘가에 남기자고 결론 내렸다.


그래서 난 브런치를 한다. 나는 내 일상의 영감을 풍성처럼 부풀려 그 부푼 감성을 배부르듯 즐기길 좋아한다. 쉬운 예로는 센치하거나 우울할 때 그 감정을 극대화하고자 그런 음악을 듣거나 콘텐츠를 즐기는 타입이다. 그런 행위를 마무리하고 나면 나름의 성찰을 만들어 마무리하곤 한다.


브런치는 내 일상을 나누고 혼자만의 영감을 저장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매주 금요일마다 글감에 머리가 아프다. 그렇지만 평소의 영감을 모아 주제를 고르고 퇴고 이어가고 탈고하는 과정은 나름 즐겁다. 나를 곱씹는 재미도 있고 특히 글을 발행하고 나면 작게 일렁이는 해방감과 성취감이 나를 만족스럽게 만든다.


 내 일상을 공유할 공간이 생기니 평소 길을 걸으며 생각할 때, 문득 무언가가 생각났을 때 그것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놓치지 않고 노션에 하나하나 정리하면 은근히 내 영감을 하늘로 날려 보내지 않고 굳게 우겨 잡아 시각화했다는 점도 생각보다 만족한다.


이렇게 보면 뭔가 영감에 미쳐있는 사람 같다. 아무튼 이것이 나만의 작은 성취를 축하하고 자축하는 방법이다. 인스타그램에 소소하게 공유하거나 유튜브 영상을 만들거나 하는 등의 요즘 시대에 일반적이라고 부르는 이 방법도 사실 정말 좋다. 게을러서 실행하기 힘든 영역일 뿐.


작은 성공은 하다 보면 즐겁다. 성공이란 비교보단 향유가 맞다. 성공은 불순물을 제거하고 순수하게 흡수하자. 흰 우유를 한잔하더라도 초콜릿을 먹은 직후보다 배고플 때 한잔하는 것이 훨씬 달고 순수하게 우유 맛이 느껴지지 않은가?


여러분들도 단순 SNS나 커뮤니티, 유튜브, 블로그 등을 소비하지 말고 작게나마 생산하는 마음가짐을 가져보자. 대단한 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스스로 즐기기 위해 오늘의 성취를 공유하기만 하면 된다. 과하면 낭비지만 잘 이용하면 그만한 성취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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