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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소망 Nov 06. 2015

서민적 글쓰기

의사라면 조금 못생겨도 되지 않나?



  글을 쓰고  싶어졌다.


  인생이 무료하고 가끔은 답답하기도 했다. 아마도 그래서 시작했지 싶다. 그런데 막상 글을 쓰기 시작하니 제대로 쓰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처음 쓴 글을 지인들에게 읽어달라고 부탁을 했다. 오랜만에 누군가에게 칭찬을 받았다. 인정 욕구가 강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내가 쓴 글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졌다. 결국 며칠 만에 한 선배에게 '네 글은 솔직하지가 못하다.'라는 가슴을 후벼 파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두 번째 글을 써서 갔는데 이번엔 읽어주지도 안 했다. 손사래를 치며 읽지 않겠다고 했다. 두 번째 글은 충분히 솔직하게 썼고 더 나은 글임이 확실한데도 읽을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자존심이 상했고 막 날고자 했던 병아리의 날개가 꺾어진 기분이 들었다.

  사랑도 세계문학으로 배운 나는 글을 쓰기 위해서 단연 책을 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동네 도서관 2층을 찾았다. 그곳에서 <소설 쓰기 PART1>과 <수필의 실제>를 빌렸다. 빌려오면서 '오늘은 긴 밤이 되겠구나.'라고 생각을 했다. 아이를 일찍 재우고 책상에 앉았다. 큰 결심을 가하고 빌려온 책이라 한 장 한 장 정성 들려 읽었다. 가까운 길도 돌아서 가라고 했지만 난 당장 글이 쓰고 싶었고 그런 나에게 책에서 알려주는 PLOT이란 꼭 필요했지만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피곤하지 않았지만, 난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해도 뜨지 않은 새벽에 일어나 인터넷 서점에 검색란에 "글쓰기"를 입력했다. 그곳엔 수많은 책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그중에서 <서민적 글쓰기>가 눈에 보였다. 예전 텔레비전에서 본 적이 있었다. 당시 못난 얼굴이라고 자신을 비하하면서 동시에 본인의 수많은 능력을 돋보였던 교수였다. 서민 교수의 책이라면 쉽게 읽힐 것 같았다. 하지만 평상시 문학책은 돈을 주고 사도 실용서 같은 책은 빌려보면 된다고 생각을 했었기에 잠시 고민을 했다.

  그런데 나에게 다른 대안이 있었을까?

  동네 도서관이라 글쓰기에 관한 책은 그다지 많이 않았고 난 당장이라도 관련 책을 읽고 싶었다. 어쩔 수 없이 난 <서민적  글쓰기>를 구입했다.



그들은 왜 펜을 들었을까?

'나는 왜 글을 쓰는가?' 조금은 거창해 보이지만, 글을 제대로 쓰기 위해서는 누구나 한 번쯤은 가져봐야 할 질문이다. 동물 농장의 저자 조지 오웰은 <나는 왜 쓰는가>에서 사람들이 글을 쓰는 네 가지 동기에 대해 이야기했다. 첫째는 순전한 이기심이고, 둘째는 미학적 열정이며, 셋째는 역사적 충동이고, 넷째는 정치성을 꼽았다. 풀어서 이야기하면,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것, 내가 본 것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것, 진실을 파헤쳐 후세에 알리기 위해 기록하는 것, 그리고 타인과 공감하면서 세상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사람들은 글을 쓴다는 것이다.


  책의 첫장에 나오는 인용글을 읽고 '난 왜 글을 쓰려고 하는가?'라고 자문할 수밖에 없었다. 책을 읽기 전, 읽으면서 그리고 이 글을 쓰면서도 답을 구하지 못했지만 얼마 전 하나의 글을 쓰면서 그 답을 구했다. 기회가 되면 그 이유를 한번 말하고 싶다.

  책의 처음은 굉장히 임팩트가 있었다. 왜 책을 쓰려고 하는가에 대해서 고민하게 만들었다. 사실 나의 글을 읽고 왜 글을 쓰냐고 물어본 선배의 질문에 난 그냥 쓰는 거지 이유가 어디 있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서민 교수가 가져온 인용구는 나로 하여금 진지한 고민을 하게 했다.  

  난 왜 글을 쓰는가에 대해 어느 정도 생각을 하게 한 후, chapter1으로 들어갔다.

  chapter1에서 사람은 글을 쓰면서 성장한다는 저자의 경험에 관한 주장이 마음에 들었다. 나 역시 성장하고 싶다.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성장이 아니라 나의 상념들을 정리해서 내 아이에게 인생의 즐거움을 말할 수 있도록 쑥쑥 자라고 싶다. 그런 면에서 글을 쓴다는 것은 참 괜찮은 작업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쭉 이어지는 서민 교수의 성장에 관한 경험담은 너무 많았고, 그냥 훑어볼  수밖에 없었다.   

  왜 글을 쓰는가에 대한 chapter1을 읽고 난 다음엔 어떻게 쓰면 될까라는 해답이 궁금했다.

  chapter 2에서 서민 교수는 자신의 경험을 통한 글쓰기 사례를 보여주었다. 쉽게 읽혔지만 더 읽고 싶진 않았다. 다 맞는 말이었기 때문이었다. 그의 말을 반박하고 싶지 않았다. 다 옳은 말이었다. 그런데 난 거기에서 책장을 덮고 말았다. 그렇다고 쉽기만 하고 도움이 안 되는 책은 아니다. 뒤로 갈수록 임팩트가 적어져서 난 덮고 말았지만 다음에 시간이 나면 텔레비전을 보며 읽어보려고 마음을 먹었다.

  어쩌면 독후감을 한번 써 보려고 책장을 일찍 덮었지는도 모른다.


  그런데 의사면 조금 못생겨도 되지 않나? 그가 의사라는 게 부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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