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나의 여정

인간은 유서에도 거짓말을 쓴다

2025. 5. 10.

by 한상훈

거짓말을 하고 싶어서가 아니다.


이 말을 적으면, 남은 가족들이 아파할까 두려워 이렇게 고쳐 적는다.

원망으로 가득 채우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가슴속 응어리를 억누르고 거짓된 용서를 담아본다.


어쩌면 그 원망조차, 누구를 향한 상처 때문이 아니라
그저 온전한 거짓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이해할 수 있다.

적어도 마지막만큼은, 자신 뜻대로 끝맺고 싶으니까.


원처럼 살아보지 못한 세상에서,

마지막 순간만이라도

그가 남기고 싶은 대로 남긴다면, 어떻겠는가.


이해할 수 있다.

아니, 이해해주어야 한다.


그가 떠나기 전까지,

그는 얼마나 많은 유서를 삼켜왔을까.


얼마나 많은 슬픔을 거짓의 지우개로 지워가며 적어왔을까.


그렇기에 죽는 순간까지 거짓말을 담아도,

나는 그를 이해한다.

그의 삶을 추모한다.

그의 거짓에 담긴 선의를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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