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에 지친 상태에서도 프로젝트를 진행시키는 방법
사이드 프로젝트를 왜 할까요? 자신이 하고 싶어서, 스택을 넓히고 싶어서, 실력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등 여러 이유가 있을겁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개발자로 살다보면 퇴근 후 다시 코드를 쓰는 일, 결코 쉽지 않습니다. 몸도 지쳐있겠지만 뇌가 지친게 더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머릿속에서 오늘 작성한 코드와 코드간 연결들이 정리되는데엔 시간이 필요할 것이고, 뇌는 새로운 시냅스를 만들기 위해 잠을 요구할 겁니다.
저 역시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시키고 싶고, 만들고 싶은게 많지만 육체적, 정신적으로 지쳐서 하고 싶지 않아지곤 했습니다. 머리로는 해야한다하지만 몸은 침대에 누워서 유튜브를 보고 싶었습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서 만든 원칙이 있습니다. 바로 한 줄 쓰기 입니다.
이 법칙은 간단합니다. 매일 한 줄을 쓰는 겁니다. 모두가 경험하시겠지만 이 법칙은 힘이 있습니다. 만약 한 줄을 쓰면 두 줄을 쓰는 건 1/10의 힘도 들지 않습니다. 세 줄은 쓰는건 그것보다 더 쉽습니다. 제가 경험해보니 한 줄을 쓸 수 있다면 그 날은 적게는 30~50줄의 코드를 쓰거나 수정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또한 너무 하찮게 느껴지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부담감도 전혀 없습니다. 그저 에디터를 켜서 한 줄을 적는 거니까요.
코드를 한 줄만 쓰기 어려운 형태도 있을겁니다. 그런 경우에 저는 한 번 작동 시켜보기를 합니다. 웹앱을 만들 때 npm run start 해보는 거죠. 한 번 실행시켜서 잘 돌아가는지 훑어봅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프로젝트에 흥미가 생기고, 이것저것 시도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하지만 위 원칙은 꼭 코드만 적는걸 뜻하지 않습니다.
보통 사이드 프로젝트는 번뜩이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합니다. 하지만 모든 아이디어가 실제로 완성되려면 추상적인 생각에서 명확한 생각으로 전환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명확한 생각은 알고리즘, 서비스 설계, 디자인, UX와 UI, 디자인, 컬러 템플릿, 페이지 플로우 등을 포함합니다. 심리적으로 지친 상태에서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하려면 위의 고민들이 한꺼번에 몰려오곤 합니다.
'이건 어떻게 해야하지? 이름을 먼저 정해야하나? 도메인을 먼저 사야하나?'
이처럼 아이디어만 있는 상태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건 수많은 질문에 답하지 않고, 일단 해보자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매일매일 자신의 생각을 적으면 프로젝트는 점점 더 명확해지고, 선명해집니다.
로고를 그려보고, 사이드 프로젝트로 이루고 싶은 것들, 사용하고 싶은 기술 스택을 정하고, 내가 그로인해 얻는 것 등을 적는 일은 어렵다기 보단 흥분되는 일입니다. 제 경우엔 프로젝트가 선명해질수록 쏟는 에너지가 즐거움으로 바꿨습니다.
아마도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가장 힘든 구간은 바로 시작할 때입니다. 시작은 아무것도 없고, 언제든 포기하기 쉽습니다. 투입한 노력도 거의 없으니 매몰비용도 적습니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명확해지고, 쌓이면 사이드 프로젝트는 재밌고, 건설적인 즐거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