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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상훈 Oct 25. 2020

TED 강연을 준비하면서

정상의 삶은 무엇일까

다음달 TED 강연에 나서게 됐다. 초대 메일을 받았을 때 대학 시절부터 봐온 TED에서 강연을 하게 된다니 무척 감사하고 기뻤다. 오늘은 다음달 강연 준비하면서 아직까지 해온 일들을 슬라이드로 만들었다. 다음은 강연 슬라이드 중 한 장이다.

프로덕션에 사용했던 기술, 언어 또는 프레임워크들

아직까지 나는 참 공부 많이했다. C, C++, JAVA, MySQL, Javascript, Python, GraphQL, MongoDB, Nodejs, Meteor, React, React Native, Vue, AWS, Android, Swift, Dart, Flutter, Css, HTML ... 그 밖에 쉘스크립트, 웹 프로토콜, 소캣, 모듈 관리, 버전 관리 등 많기도 많다.


물론 개발자에겐 얼마나 많은 언어를 쓰느냐보다 얼마나 잘 쓰느냐가 중요해서 개수는 큰 의미가 없다. 하지만 위의 이미지의 하나하나의 로고는 나에게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C언어는 내 인생에 전환점에 있었던 언어이다. 짧은 시간 공부했지만 프로그래밍이 무엇인지 알려주었다. 그 다음 자바, 안드로이드, MySQL, PHP는 내가 만든 첫 게임 '월스트리트:블록딜'에 사용된 것들이다.


그 밖에 아이콘들은 나에게 하나하나의 추억과 프로젝트로 기억된다. 마치 옛 친구를 보는 것처럼 반가운 아이콘도 있고, 마음이 찡한 아이콘들도 있다.




하나하나 정리하다보니 사이드 프로젝트도 엄청나게 한 것 같다. 닉네임 생성기, 햇빛이 바삭바삭하다, 돈스탑라이터, 재밌는 곳으로 보내줘, 데드코미디, 다국어 번역기, 댓글 크롤러, 차이나 게이트 뉴스 댓글 수집기, 네이버 D2 클론 코딩, GraphQL 보일러플레이트, 브런치 구독자 검색기... 어떤 건 재미로, 어떤 건 비전을 가지고 만들어본게 하나 둘 쌓였다. 각각의 순간들이 도전이었고, 즐거운 추억이었다.


그 밖에도 나는 도움 되는 글도 쓰려고 애썼다. Google API 클라이언트 라이브러리 한국어 번역, 나쁜 CSS 가이드, 오픈소스 정리, 게임 제작 툴 정리, 구글 애널리틱스 활용법...


새삼 몇 년동안 도대체 무슨 삶을 살았는지 놀라게 되는 요즘이다. 하나하나 적어뒀으니 그나마 기억이라도 하지 적지 않고 빼둔 프로젝트는 기억에 남을 수도 없다. 하나하나의 프로젝트는 별달리 대단할 것 없겠지만, 기록이 쌓이다보니 꽤 그럴듯해 진 것 같다.




많은걸 한 것 같기도 하지만 또한 더 많은 걸 하지 못한 아쉬움도 든다. 내가 생각할 때 게을렀던 부분들도 참 많았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내 별 것 아닌 기록들을 기억해주고,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있어 나는 더 즐겁게 글을 쓰게 된다. 한 걸음 한 걸음 걷다보니 멀리서 나를 바라보던 이들과 친구가 된 것 같다.


나는 친구가 적다. 아마도 내 부족한 인품과 이상한 라이프스타일 때문이겠지. 하지만 그럼에도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됐다니 기쁘다. 수 년동안 힘들었던 일들이 하나 둘 기쁨으로 변해가는 것 같다. 고맙고, 감사한 하루를 요즘 나는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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