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한 시간은 얼마일까.
나를 시장에 던져두고,
정육점 고기처럼 팔고 있다면
사람들은 얼마에 사겠는가.
나를 컴퓨터처럼 기계로 팔고 있다면,
얼마짜리 기계인가.
오랫동안 나는 내가 얼만지 몰랐다.
그래서일까.
시장에 최저가로 날 내놓았다.
"저를 최저가로 팝니다!"
"쌉니다 싸요! 저 좀 써주세요!"
내 몸 값을 모르니
국가에서 정한 최저 가격에
날 맞췄다.
2011년 시간당 4,320원.
2015년 시간당 5,580원.
고작 5천원도 안되는 돈에
삶을 팔았다.
목줄에 걸린 가격표.
숫자를 바꿔야 한다.
그 가격표.
죽는 날까지 못 땐다.
먹고, 마시기 위해서
입고, 자기 위해서
숫자를 바꿔야 한다.
누군가는 현재 숫자에 만족한다 말한다.
누군가는 숫자는 중요하지 않다 말한다.
누군가는 숫자는 모든 것이라 말한다.
이 세가지 생각 중 답은 없다.
정말 중요한건.
목에 걸린 가격표는
죽는 날까지 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
죽은 후에도 떼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마이너스로 끝난 인간 가격표는
남은 가족들이 감당해야 한다.
최후의 순간까지
마이너스로 남아
남은 가족들의 숫자를 깍아내리며.
빚을 물려준다.
사람들이 가진 가격표에 대한 생각,
전혀 중요하지 않다.
삶이 끝나는 날까지,
그리고 끝난 이후까지도
내 목에 걸린 가격표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
그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