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개발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상훈 Sep 19. 2024

NFT가 망한 이유

암호화폐와 미술 시장에서의 자금 세탁 연장선

BGM ON

직전 (Feat. Born Kim, Optical Eyez XL) (From "Gangstaaz" (Original Soundtrack) Pt. 1)



CryptoPunk #5822


2020년부터 2022년도 중반까지는 NFT 시장은 꽤 핫한 분야였다. 초고속으로 졸부들을 만들어주니 영문도 모르고 이 시장에 왜 그렇게 많은 자본이 들어왔는지 모를 것이다.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데이터가 시초가에 500배 펌핑이 발생하는 게 흔하다. 도대체 왜? 그래서 뇌 빼고 산 사람들은 부자가 됐고, 뇌 빼고 산 사람들은 모조리 그 데이터들에 물려있다.


어떤 자본 시장이 갑자기 가치가 올라간다면 그것은 다양한 금융 세력들이 자본을 투입해야만 가능하다. 암호화폐가 그랬지만 거시적인 자본을 굴리는 사람들은 하입을 만들어낼 개인 투자자들의 호주머니까지 끌어올 수 있어야만 그것이 메리트 있는 시장이 되어 자본이 투입되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금융 시장이 탄생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NFT 시장에는 왜 그렇게 많은 자본이 투입됐을까?




1. 판매자가 구매자를 정할 수 있다는 특수성


이 사실 하나만으로 수많은 자금 세탁의 문제점이 해결된다. 만약 당신이 1000억 원쯤 되는 돈을 해외에 비자금으로 숨겨둔 사람이라 가정하자. 당신은 이 자금을 합법적인 명목으로 한국으로 가져오고 싶다. 세금도 내고 싶지 않다. 그럴 때 쓸 수 있는 게 NFT였다. 그 이유는 바로 판매자가 구매자를 정할 수 있다는 특수성이다. NFT는 코인이나 주식, 미술 시장에서 자본 세탁의 장점만을 모조리 흡수한 상품이다. 자꾸 이딴 상품에 예술적 가치를 붙이는 놈들이 있는데 원래 미술 시장에서 쓰던 논리를 그대로 가져와서 그렇다. 자본이 곧 가치를 만들고, 숫자가 곧 가치를 만드는 기이한 순환이다.


왜 그게 가능한가? 수수료만 차치한다면 NFT는 자전거래를 통해 얼마든지 가격을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에 아주 유명한 회장님들과 기업 총수들도 NFT를 이용해 세탁 수단으로 사용했던 것이다. 하나하나 역사를 꼽씹어보자. 왜 그렇게 비싸게 팔릴 수 있겠는가. 애초에 그 정도 가격을 지불할 수 있는 사람이 엔드 유저가 되어야 한다. 특정 NFT가 5억에 팔렸다면 적어도 누군가 한 명은 5억 원을 지불했다는 것을 뜻한다. 


만약 당신이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NFT를 만들고 세탁으로 사용한다면 어떨까? 당신이 미리 준비해 둔 해외에 있는 비자금은 여러 암호화폐 지갑에 몰아두고, 그다음 NFT를 발행한다. 그리고 해당 NFT를 당신이 준비한 지갑의 자금으로 모조리 사들인다. 이 과정에서 당신은 손해 볼 이유가 없다. 이유는 당신 이외의 구매자가 들어온다면 그것은 순수한 이익이 되며, 당신은 원하는 가격대가 형성되도록 몇 가지 NFT만 당신 자신에게 팔면 된다.(이 논리가 이해되지 않는다면 이 글을 더 볼 필요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갑의 추적만 되지 않는다면 당신은 성공적으로 NFT 투자를 통해 돈을 벌었다고 국세청에 신고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거래에 참여한 모든 암호화폐 지갑을 역추적하여 비자금 출처까지 증빙하지 못한다면 당신은 현금 이동에 성공하는 것이다. 또한 그 과정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NFT 투자자들의 매입이 발생해 의도한 가격 이상으로 거래되기 시작한다면 발행자는 당신이므로 거기서 생긴 차익은 수익이 된다. 


이 과정에서 세탁의 주체는 3가지 이점을 가지게 된다. 자금의 위치가 변경되면서 생기는 NFT의 가격은 그것 자체로 사람들에게 "나도 저 돈을 벌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환상을 심어주고 그 과정에서 개미 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오게 된다. 두 번째로 일반적인 코인, 토큰 발행과는 별개로 당신은 소유한 모든 NFT에 대해 판매자를 정해서 판매할 수 있고, 호가창을 계속 모니터링할 수 있기 때문에 자금의 흐름을 온전히 온체인 위에서 볼 수 있다. 즉 100%의 돈을 손안에 두고 가지고 놀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 과정에서 NFT 투자로 돈을 벌었다고 한다면 당시만 해도 큰 조사 압박이 들어오지 않았다. 즉 합법적으로 국가 간 송금과 화이트 머니를 조성하는데 편리한 방법이었다.


2. 꼬리가 길면 밟힌다

특정 프로젝트나 특정 인물을 거론할 수는 없지만 이 짓을 한 사람들은 지금 현재 진행형으로 콩밥을 먹고 있거나 아니면 콩밥 대기줄에 서있다. 그들이 왜 잡혀갔는가. 암호화폐의 온체인 특성은 세탁의 주체들이 모든 개개인들의 현재 포지션을 볼 수 있게 해 주었지만, 반대로 감시 감독 체계에게도 동일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는 점이다. 그 과정에서 수년간 돈을 벌어본 이들은 과거에도 먹혔던 방법을 지속하며 과거의 전략이 계속 유지될 것이라 착각하며 하등 쓸모없는 쓰레기 프로젝트를 그럴싸하게 포장하여 시장에 내놓는다. 


또한 다들 기억하겠지만 유수의 기업들은 뭐에 홀린 것처럼 NFT 마켓플레이스를 자체 개발하여 내놓았다. 왜 그럴까? 지금이야 많이 저렴해졌지만 이더리움의 가스비(송금 수수료)도 있었을뿐더러 또한 플랫폼 수수료로 뺏기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다. 전 세계 최대 NFT 마켓플레이스였던 오픈씨가 조 단위 거래를 매일같이 찍었다면 거기서 얻은 수수료는 얼마나 컸을까. 그것이 배가 아팠기 때문에 마켓플레이스를 직접 개발하고, 운영해서 거기서 먹을 파이도 빼앗아가자는 것이 그들의 전략이었다. 그러나 이 모든 과정을 한국 사람들만 알았던 것도 아니고 돈복사가 한국인들에게만 해당된 것도 아니었다. 이 문제의 해결이자 종말은 다름 아닌 중국과 관련이 깊다.


3. 중국발 NFT 전면 금지


수년째 중국은 암호화폐에 대해 적대적 스텐스를 취하고 있다. 이유는 바로 많은 중국의 부자들이 중국 공산당에게 언제라도 자금이 동결되거나 빼앗길 두려움에 사느니 안전한 곳으로 자산을 뺄 방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자본가들에게는 그것이 오랜 숙원이었고, 적어도 이 니즈는 현재까지도 절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중국 부자들의 자산 유출은 전 세계 1위 수준인데, 그 방법으로 과거에는 암호화폐가 사용됐다. 특히 암호화폐와 마켓메이킹, ICO, 채굴을 이용한 방식으로 중국에서 발생한 비용이라고는 채굴에 들어가는 전기료를 제외하고는 거의 발생하지 않았으니 결과적으로 중국의 자본은 암호화폐로 술술 빠져나간 셈이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암호화폐를 통한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여러 정책들을 시행했고, 심지어 금융 허브로 자리 잡았던 홍콩이 중국으로 돌아가면서 중국발 자본 흐름이 막히게 된다. 홍콩의 크립토 금융 기업들이 어느 날 반송장이 되어 불구가 된 것도 이와 연관성이 깊다. 



중국의 가상화폐 중단은 2017년에도 있었지만 NFT는 2022년 전면 금지령을 내린다. 한국에서도 카카오톡에서 클립 등을 이용해 NFT와 암호화폐 지갑을 연동하는 서비스가 있었으나 지금은 폐쇄 수순인 것처럼, 중국의 위챗 등에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처리한 것이다. 중국 지도부가 엄청난 시장으로 성장하던 NFT에 철퇴를 가한 것은 그것을 통해 얻어들일 국부와 세금보다 빠져나갈 순 유출이 더 크다는 계산을 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4. 한국의 다단계 세력

2022년에는 크립토 생태계에서 시장을 뒤흔들 사건들이 많았는데, 바로 테라 루나 사태가 2022년 5월 발생했고, 그 밖에 FTX와 알라메다 리서치의 파산 등이다. 호재는 하나도 없고 악재뿐인 사태는 크립토 시장이 얼마나 방만하고, 무법지대로 운영되어 왔는가를 보여주는 민낯이라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탁의 주체가 되는 세력이 존재하는 한(니즈가 존재하는 한) 수단으로 사용되는 크립토는 여전히 가능성이 있었다.


“알라메다, FTX에 청산 면제 특권 ‘트레비’ 계정 보유” - 블록미디어


이를 적절히 악용한 것은 한국의 다단계 세력이었다. 한국의 다단계 세력은 실제로 보면 웃기면서 슬픈 모습을 볼 수 있다. 대부분 나이가 지긋하신 50대 이상을 상대로 강사라는 사람이 나와서 알아듣지도 못할 쓰레기 코인과 NFT를 판다. 그분들이 왜 그것을 살까 생각해 보면 그것으로 계속 돈을 벌어다주었다는 과거 기록 때문에 친구 따라 투자하는 것이다.


이들이 쓰는 방식은 미술 시장에서 세탁 방식과 크립토 시장에서의 세탁 방식을 교묘하게 엮어서 사용하는데, 기초 전략은 통정 거래를 사용한다. 또한 그때마다 1회성으로 사용할 작가가 필요하다. 이들도 과거와는 다르게 펄(Pearl)을 신경 쓰기 시작했고, 그것이 결과적으로 개미 투자자들의 유입을 만들어야 했기에 더 화려하고, 더 있어 보이게 하는데 자금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봤을지 모르겠지만 2022년 이전의 NFT 시장은 아는 사람들만 아는 돈벌이 수단의 성격이 강했다면 2021년 말부터 2022년을 기점 해서는 점점 오프라인 행사와 연예인들, 나름 사두면 뜰 것 같은 작가들이 영입된다. 작가뿐만 아니라 지적 재산권 IP를 통째로 가져와 NFT를 발행하는 이들도 생겼다. 그러나 여기서 웃긴 점은 같은 시장을 누군가는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들어온다는 점이고, 어떤 이들은 순수한 자본 금융 논리로만 본다는 점이다.


5. 순수한 이들

이 숨은 논리가 전체 시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숨은 논리는 거대한 자본의 세탁 흐름이 있었으나 그것과는 별개로 개인 투자자들과 이 시장의 비전을 보고 괜찮은 브랜드와 사업성을 가지고 사업을 진행하려는 이들도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들이 적극적으로 자금을 투입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순수한 이들에게 돌아온 결과물은 쓰라졌는데, 시장은 일련의 과정들로 순식간에 차갑게 식어졌고, 바닥을 찍던 금리는 야금야금 올라갔다. 


NFT 시장에서 재밌는 현상이 바로 이 부분에 있다. 몇몇 프로젝트는 그들보다 더 큰 세력의 세탁의 목적으로 사용되어 왔음에도 프로젝트의 커뮤니티 리더들은 그 사실을 모르는 경우도 있다. 왜 그럴까? 이는 1번에서 말했듯 판매자가 구매자를 결정할 수 있다는 NFT의 특수성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들이 직접 발행을 하는 수고를 하지 않고, 더 끌어올려 팔 수 있고, 매집 가능한 물량이 충분하다면 세탁의 소재로 특정 NFT를 통째로 매집하여 사용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해당 프로젝트의 오너는 자신의 프로젝트가 세탁의 수단으로 사용되었음에도 본인은 모르는 상황이 연출된다. 물론 오픈씨를 비롯한 마켓플레이스는 크리에이터 수수료가 있어서 매집을 해서 세탁의 수단으로 쓴다는 것은 크리에이터 수수료를 상회할 수 있거나 내부적으로 합의가 된 경우에만 가능하다. 잠깐 내부적으로 합의가 된 경우라는 건 무슨 일일까?


6. 의문이 가득한 해킹 사고

크리에이터 수수료는 개발자가 악의적으로 변경하고 그 기록을 숨기기 시작한다면 프로젝트의 문외한 오너가 찾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NFT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사업가들은 대부분 개발적 베이스에서 출발한 경우가 드물다. 신 시장이다 보니 아는 것이 없이 이를 대행해 주는 업체의 말만 듣거나 또는 IP만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앞선 이유에서 나온 크리에이터 수수료 부분을 특정 시간 대에만 송신 주소를 변경한다던지 하는 방식으로 세탁 과정에서의 비용을 절감한다. 핫한 프로젝트의 경우 트렌젝션이 하루에도 수백, 수천 건이 찍힐 수 있었기에 특정 시점, 가령 매입에 사용되는 순간순간들에서만 변경을 해두거나 또는 해당 프로젝트와 야합하여 페이백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프로젝트 오너에게 감추고 진행되는 경우에는 임원 중 한 명 이상을 매수하여 위의 방식으로 리스크를 줄이고,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는 경우가 있다. 마치 내가 하는 사업에 나도 모르는 숨은 투자자가 붙어 있는 것이다. 물론 그들이 들어오면 거래량은 늘어나고 가격도 그들이 정한 통정가격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프로젝트 오너는 기분이 좋겠지만 그것이 곧 실제 가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거기에 최종적으로 해킹 사고라 위장한 해킹 범죄로 마무리를 지으면 완벽한 형태의 러그풀이 완성된다.


7. NFT는 자산이 아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아예 대놓고 러그풀을 치는 프로젝트들이 속출하고, 그 과정에서 NFT 구매자들과의 법정 분쟁을 겪게 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판결에서 NFT 구매자는 승리하지 못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NFT는 자산도 아니고 투자상품으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그것을 바탕으로 한 로드맵도 실행의 의무가 있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대법 판결까지 간 케이스는 아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여러 1~2심 판결에서 NFT 구매자들이 진 이유가 이와 같다. 그렇기 때문에 나 역시 NFT 투자자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 것이다. 


판결이 그렇게 나오니 러그를 친 프로젝트들은 발 뻗고 깊은 잠을 잘 수 있게 됐지만 반대로 시장은 종말을 맞이했다. 수급의 원천이 되던 세탁용 자금들은 사용하기 어려워졌고, 기존 개인 투자자들은 시장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잃어버렸다. 신뢰가 무너진 상품을 누가 살 것이며, 그것을 사는 사람들은 그 이상을 누군가에게 되팔아야만 하는데 그것이 안되니 이제 다른 방식으로 풀기 시작한 것이다. 바로 실물 경제 연동형 NFT다.


8. 실물 자산 연동 토큰

실물 자산을 토큰화하여 투자할 수 있다는 조각 투자 메커니즘을 가져와 NFT의 방식을 사용해 구현한다. 대표적으로 RWA와 STO가 있는데, 결과적으로 NFT에서 생긴 딜레마를 전통 경제와 연결하면서 풀 방법으로 나타난 시장이라 보면 된다. 그러나 실물 자산 연동의 경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먼저 모든 토큰화된 실물 자산들은 그것이 투자상품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금융사에서 해당 상품을 발행해주어야 한다. 과거처럼 아무나 NFT를 발행하는 게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이 참여한다는 점이다. 즉 해당 자산이 잘못된 상품이라면 그 책임 역시 해당 증권사와 발행사가 함께 져야 하는 것이다. 


다만 이렇게 신뢰도가 높아지고 현물 자산으로 페그 된 상품의 경우에는 앞선 자본 세탁의 니즈와 개인 투자자들이 원하는 고수익을 보장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실물 자산을 기반한 토큰 경제는 그것 자체로는 조각 투자자들의 세그먼트만 확보할 가능성이 있고, 기존 크립토 유저들에게는 큰 관심을 받지 못하기도 한다. 


크립토 유저는 기본적으로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경향이 강한 이들이다. 솔리드 한 수익을 원한다면 애초에 이 시장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러나 대부분의 RWA와 STO는 크립토 성향으로 인해 리스크는 높아 보이고, 반대로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낮아 보이는 기현상을 보인다. 그러니 단점만 취합한 상태가 된 것인데 이 점이야 RWA와 STO 사업체들이 알아서 해결할 문제라 여긴다. 


그러나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 NFT 시장은 끝장이 난 것이고, 과거의 논리가 통하지 않기 때문에 이제는 노인 분들 등쳐먹는 다단계 놈들도, 중국에서 자금 세탁하던 놈들도 새로운 수단을 찾으려 애쓰고 있는 게 현실정인 셈이다.


9. 어둠과 빛

크립토는 위의 이야기를 봐서 알겠지만 1개의 논리로 성공되는 케이스가 매우 낮다. 보통 숨은 이면의 자본 논리가 있고, 그 위에 일반인들을 위한 논리가 있다. 운이 좋다면 일반인들을 위한 논리 위에서 비즈니스로 성공할 수도 있으나 우리가 기억하는 큰 성공과 큰 실패는 기저의 논리가 더 크게 향방을 갈랐다. 


문제는 크립토의 양면성을 이해한다는 것이 꼭 크립토를 죄악시한다는 것은 아니다. 왜냐면 금융을 아는 사람들은 이러한 행태가 비단 크립토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란 걸 잘 알 것이다. 형태와 이름이 다를 뿐 금융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가고, 평생 모은 돈도 바보처럼 날려버리는 일들을 수없이 해왔다. 크립토도 마찬가지다.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적 배경으로 모든 걸 이해할 필요도 없지만 반대로 크립토는 오롯이 범죄와 돈놀이의 온상이라고 보는 것도 옳지 않다. 두 가지 양면성이 공존하며 마치 흑과 백이 섞인 음양의 모습으로 성장하고 있다.


앞선 이야기처럼 이미 NFT 시장은 기존의 자금 흐름이 막히면서 한 단계 시장이 성숙해졌다고 볼 수 있다. 이제는 NFT 구매자들도 단순 투기성으로만 사들이지도 않고, 유틸리티적 특성을 따지기 시작했다. 2021년까지만 해도 볼 수 없던 광경이다. 시장이 한 번씩 실패하면서 나아가는 것이다. 2008년 리먼 사태를 통해 모기지론이 얼마나 위험한지 전 세계인들이 배운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이 글을 적어두는 이유는 크립토 세상의 이러한 자본 논리에도 시장을 성장하게 하는 사건들과 기저의 이야기가 있다는 점을 공유하고 싶기 때문이다. 어떤 분야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해당 분야가 과거에 잘못된 점이 무엇이 있었는지를 선명하게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평균적인 시장 참여자들이 더 나은 선택을 하고, 그로 인해 악의적인 이들의 편향적 정보에서 균형을 맞출 의견들이 생겨난다. 나는 그런 세상을 바라고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