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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택경 Jul 02. 2020

영화 '빅쇼트'에서 인상깊었던 6가지 대사

금융권의 모럴해저드

예전에 봤던 영화 '빅쇼트'를 최근에 다시 넷플릭스에서 보았습니다.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그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를 소재로 월가의 탐욕과 무책임한 모럴해저드를 잘 풍자한 영화죠.
보면서 인상깊었던 6가지 대사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Subprime Mortgage)

: 신용등급이 낮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주택자금을 빌려주는 주택담보대출 상품.


출처-영화 빅쇼트 포스터


1. "루이스 라니에리의 모기지 채권은 대형은행에 큰돈을 벌어다 줬죠...... 하지만 채권을 만들어 팔 모기지론이 동난 거에요...... 결국 위험부담이 큰 모기지론으로 채권을 만들기 시작했죠..... 이러한 위험한 서브프라임은 곧 '똥'이죠." 

- 거품 목욕 중인 마고 로비의 나래이션


금융권은 때론 단순히 자신들이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시장에 고객의 니즈가 없는 상품을 만들기도 합니다. 물론 많은 금융상품은 시장에 니즈가 있어 만들어졌으며 실제로 순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금융상품들도 많으며, 그것들은 대부분 복잡한 파생상품 형태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야 고객이 잘 모르고 사게 만들수 있죠. (실제로 서브프라임 사태 초기에 1차/2차/3차/... 확장된 파생상품들의 복잡성으로 인해, 전체 피해규모가 예측조차 하기 힘들었던 것으로 압니다.) 영화의 다른 대사를 처럼 말이죠. 
- "월가는 어려운 용어를 써서 전문성을 과시하거든요" 



2."서브프라임 채권등급을 왜 하향 조정하지 않았죠?"
"우리가 AAA 등급을 안 주면 바로 무디스로 갑니다" 

- 불합리한 금융시스템을 참지못한 마크 바움이 신용 평가사 S&P를 찾아갔을때 들은 답변


결국 신용평가사도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신용등급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판매사 뿐만 아니라 신용평가사조차 모럴해저드에 빠졌기에, 이들의 모럴해저드에 기반하여 '똥'인 서브프라임은  CDO나 합성 CDO등 1차/2차/3차 ... 파생상품으로 멋지게 허위 포장이 가능했던 것이죠.

(실제로 이후에 재판에 소환된 신용평가사의 임원은 이렇게 해명했죠 "신용등급은 단순한 의견일뿐입니다" 즉 "알고보면 AAA 등급도 똥일수 있어요. 어떨땐 맞고 어떨땐 틀릴 수도 있는 것이니 저희 평가 너무 믿지 마세요"라고 해석되네요)


마크 바움이 CDO관리자와의 대화에서 서브프라임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의 충격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을 깨닫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이러한 모럴해저드가 얼마나 위험한 사태를 초례했는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줍니다.

- "마이클 버리가 발견한 모기지 채권이 성냥이고 CDO가 휘발유 젖은 걸레라면, 합성 CDO는 술 취한 대통령 손에 들린 핵폭탄이었습니다" - 마크 바움이 CDO 관리자와의 대화중 세계 경제가 무너질 수 있음을 깨달았을때의 나래이션


* CDO(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 부채담보부증권) 

: 미국 주택담보대출에 기반해  만들어진 파생금융상품으로서 채권을 담보로하는 증권.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때 부실한 채권들을 섞어서 CDO를 만들기도. 합성 CDO(CDO Squared)는 이러한 위험한 CDO를 섞어서 다시 만든 2차/3차 파생금융상품.


3.  "채무불이행 증가추세인데 걱정되진 않구요?" 

"상품에 하자 있어도 난 손해 안봅니다" 

- 마크 바움의 질문에 대한 CDO 관리자의 무책임한 답변


금융권의 모럴해저드를 간단명료하게 보여주는 대사입니다. 즉 "고객이 손해보든 말든 내 알바 아니고, 나만 돈 벌면 장땡이지"라는 논리입니다. 국내에서도 예전에 문제가 많았던 환헤지 상품이라고 팔았지만 실은 환투기 상품에 가까운 KIKO (Knock-In Knock-Out : 약정된 환율 범위에서는 이익이지만, 이를 벗어나면 손실이 더욱 커지게 되는 파생상품)나 최근에 문제가 많은 독일 국채 금리 관련된 파생상품인 DLS( Derivative Linked Securities 파생결합증권), DLF(Derivative Linked Fund 파생결합펀드)도 결국 이 대사에 기반하여 고객에게 판매한 것이죠. 


물론 금융권 직원들 상당수가 실제로 고객이 손실이 나든 말든 알바 아니라는 식으로 이러한 상품을 판매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대다수가 해당상품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위에서 시키니 어쩔 수 없이 판매하였겠죠. 하지만 일부 담당자는 아마도 이 상품의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고도 판매를 지시하였을테고, 만약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지도 않고 잘 모르는 상태에서 일반 고객에게 판매하였다면 그또한 모럴해저드일 것입니다.

 
영화속의 CDO 관리자는 오직 돈밖에 모르는 사람으로 보입니다. 

- "내가 기생충이라고 생각하고 있죠? 하지만 사회는 나같은 사람을 소중히 여깁니다. 내가 얼마나 버는지 말해줄테니 당신도 말해봐요" 



4. "그만두지 못해? 미국 경제가 무너진다에 돈을 걸었어. 그 말인즉슨 우리가 옳으면, 사람들은 집을 잃고 직장도 잃고 은퇴 자금도 잃어. 연금도 잃는다고. 난 은행권이 사람을 숫자로만 봐서 혐오해. 실업률이 1% 증가하면 4만명이 죽는다는 거 알아?"

- 월가를 경멸하는 한때 대형 투자은행에서 일했던 벤 리커트의 이야기 


그나마 찰리와 제이미는 벤 리커트가 언성을 높이면서 이렇게 이야기하자 "몰랐어요"라고 대답하는데, 상대적으로 순진한 편이죠. 실제 월가는 앞의 1~3에서 보듯이, 세계가 망하든 말든 본인은 돈만 되면 무슨 짓이든 할수 있는 '괴물'들도 있습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때 월가에서 양심있는 금융권 사람들은 죄책감과 환멸감을 느낀 사람들도 꽤 많았다고 합니다.)

이러한 '괴물'들로 인해 '월가를 점령하라'는 반 월가 시위도 생겨낫겠죠. 



5.  "사람들은 뭔가의 가치를 평가할 때 권위자의 말을 듣는데, 그 권위자를 사실이나 결과를 바탕으로 선택하지 않죠. 권위 있어 보이고 친숙한 사람을 선택합니다"  

- 주인공 마이클 버리가 펀드를 정리할때 투자자들에게 메일을 쓰면서 하는 말


우리 주변에도 예전부터 '전문가'처럼 보이는 사람은 많지만, 진짜 '전문가'보다는 어설픈 '선무당'들이 더 많았습니다. 최근에는 SNS와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 멋진 포장이 더욱 쉬워졌기에, 진짜 '전문가'를 식별하기가 더 힘들어진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영화속에 아이러니한 부분이 있습니다. 주인공들이 금리가 올라가면 주택담보대출관련하여 도미노현상처럼 금융시스템이 무너질수 있다는 전제하에 숏(공매도) 포지션에 베팅하였지만, 전문가를 비롯해 아무도 이렇게 전세계적인 초대형 리스크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서, 정작 리스크 관리팀은 주인공들의 펀드에 출자한 출자자들의 리스크만 고려하면서 빨리 포지션을 포기하라고 강압했다는 것이죠. 마치 대폭풍전야에서 앞으로 일어날 태풍은 전혀 예측 못하면서, 부채질로 인해 떨어지는 종이 한장이 위험하다고 신경쓰는 형국이랄까요. 



6. "은행 및 신용평가사 임원 수백명이 옥살이하게 됐죠....... 뻥이에요. 은행들은 국민의 혈세를 받아서 보너스를 두둑이 챙기고 로비를 통해 개혁을 중단시켰죠. 그리고 이민자와 빈곤층 심지어 교사까지 탓했죠. 감방에 간 은행 간부는 단 한명 뿐이었습니다" 

- 영화의 마지막 나래이션


이 사태로 인해 미국에서만 800만명이 일자리를 잃고 600만명이 집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책임진 은행 간부는 딱 한명이네요. 그전까지 은행은 이러한 부실 상품을 팔아 엄청난 수수료를 받았고 임직원들은 두둑한 보너스를 받았지만요. (하이 리턴 로우 리스크?)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비록 금융권의 모럴해저드로 인한 것이 아닌 바이오 재해로 인해 발생하였지만,  넘치는 유동성으로 인해 파산한 회사의 주식과 채권도 급등하는 이상현상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부실 채권이라도 미 연준(Federal Reserve)이 다 사줄 것이라는 모럴해저드에 기반했기 때문이죠. 역사는 역시 반복될까요?
<참고 - 코로나19 사태와 글로벌 금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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