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와 임연수
[엄마 애도(哀悼)] - 2023년 6월 8일 목요일
by
LYJ
Aug 26. 2024
그날 이후로
반찬은 매번 큰언니 찬스를 이용했었다.
마지막
방사선
치료가
끝나니 오랜만에 몸이 좀 가벼워진 데다 마침 아파트에 장이 서는 날이어서 고등어를 샀다.
어려서는 고등어를 먹었던 기억이 없다.
회식 때 고등어김치찜을 먹다가 엄마가 고등어 요리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지한 적이 있었다.
우리 집은
고등어, 꽁치 대신
갈치, 임연수, 동태 같은 흰 살 생선을 먹는 집이었다.
고등어와 임연수 중 어떤 생선이 더 비쌌던 건지는 모르겠다.
다만, 가격과 상관없이 다 먹을 수 있게 된 시절에도 엄마는 고등어 요리를 하지 않았다.
석유곤로에
때뚝거리는 프라이팬을 올리고 밀가루를 묻힌 임연수를 신문지로 덮어 튀기듯이 굽던
엄마 뒷모습이, 그 고소한
콩기름 냄새가
생각난다.
내가 본격적으로 요리를 하기 시작한 후로 나는 주로 고등어구이를 했다.
국산 갈치는 너무 비쌌고, 임연수는 오히려 흔하지 않아 졌으며, 동태는 요리실력이 되지 못했다.
엄마가 국민 생선이라 불리는 고등어 요리를 하지 않았던 건 '비린내가 싫다' 정도가
아니라 역겨워했을 거라는 걸 나는 나중에야 알았다.
비린내를 참아가며 가시를 발라 가온·하랑이 숟가락에 얹어주던 모습이 선명하다.
엄마에게 고등어 구이가 괜찮은지 한 번도 물어보질
못했다.
참, 못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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