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담배를 피우지 않는 이유
나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예전에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담배가 몸에 얼마나 나쁜지에 대해서는 여러분도 다 알 것이니 굳이 여기서 새삼스레 언급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내가 담배를 피우지 않는 가장 주된 까닭은 그것이 아니다. 사실 나는 건강관리에 그리 신경쓰는 편은 아니다. 햄버거나 술, 라면이 건강에 나쁘다고는 하지만 나는 그것들을 건강관리를 위해 억지로 먹지 않는 편이 정신건강의 유지라는 측면에서 볼 때는 더욱 나쁘다고 생각한다.
내가 운동선수처럼 신체건강을 극도로 신경써야만 하는 직업을 가진 것도 아니기에 내 몸에 대해서 이 정도 일탈은 충분히 용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담배 역시 마찬가지다.
하루에 반 갑 정도 담배를 피우는 것 때문에 폐 건강이 확연히 나빠진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그 정도쯤 폐활량이 떨어진다 해서 생계가 위태로운 직업은 -마찬가지로 운동선수를 제외한다면- 거의 없다 하겠다.
물론 수명의 단축만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이 또한 "유병장수"가 얼마나 비극적인 노년의 삶인지를 생각해 본다면 오히려 축복이 아닐까?어차피 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노년의 쇠약함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니 말이다.
게다가 나는 오래 산다 해서 특별히 더 지혜로워진다고 믿지도 않고 오래 산 사람이 더 행복하다고는 전혀 생각치도 않는다. 그러나 이 모든 이유에도 불구하고, 나는 담배만은 절대로 피우지 않을 것이다.
나는 담배에 얽매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만일 내가 담배를 피우게 된다면 나는 내가 피우고 싶을 때만 피우고 싶다. 그러나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담배는 끽연자로 하여금 두 시간만 자신을 멀리해도 이내 자신을 다시 가까이 할 것을 강요하기 때문이다.
살아가면서 모든 것에 얽매이지 않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적어도 취미생활 만큼은 내 마음대로 맺고 끊을 수 있는 것으로 정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