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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kyphilia Oct 27. 2024

[영화] 서브스턴스 Substance에 대한 리뷰

되찾은 젊음에 집착이 만든 자아 분열과 대체(Switch)될 거라는 공포

[줄거리 요약]


젊은 시절 잘 나가던 영화배우 출신 스타이자

TV '피트니스(에어로빅) 쇼' 호스트

엘리자베스 스파클 (데미무어 분)


50대에 접어든 그녀도 늙는 것은 피할 수 없었다

나이가 듦에 따라 떨어지는 쇼 시청률

급기야 방송사는 그녀에게 쇼 프로그램 호스트 하차를 통보한다.

해고 통보받고 망연자실

갑작스럽고 일방적인 통보에 분노하며 귀가하던 그녀는

설상가상 운전 중 접촉 사고를 일으켜 인근 병원으로 실려갔다

크게 다치지 않았으나,

늙은 자신의 처지에 낙담하는 그녀에게

어떤 젊은 의사는 의문의 약(Substance)에 관한 USB를 건넨다


집에 와서 열어보니 '서브스턴스라는 약 광고영상'이다.

이 약을 투약하면

일주일간 젊은 몸으로 살 수 있다는 황당한 영상이다


"더 나은 버전의 당신을 꿈꿔본 적 있나요?

  당신의 인생을 바꿔줄 신제품 ‘서브스턴스’.

  ‘서브스턴스’는 또 다른 당신을 만들어냅니다.

   새롭고, 젊고, 더 아름답고, 더 완벽한 당신을.

   단 한 가지 규칙, 당신의 시간을 공유하면 됩니다."

   "당신을 위한 일주일, 새로운 당신을 위한 일주일, 각각 7일간의 완벽한 밸런스"


그녀는 고민 끝에 약(Substance)을 주문한다


직접 설명 없이

비대면 셀프 픽업

셀프 주사 투약

약 주사를 맞자마자

몸속 세포가 분열하여

20대 젊은 몸이 생성되고

그녀 몸을 (정확히는 등을) 찢고 나와 분화된다

분화되고 꿰매었습니다. (등판 제왕절개)



약의 조건은 아래와 같다.


1.

젊은 개체는 모체(Matrix)로부터 7일 분량의 안정제를 추출하여

매일 안정제를 맞으며 7일간 생활한다.

모체에서 안정제를 추출합니다

2.

한 개체가 활동하는 7일간,

나머지 개체는 무의식(동면) 상태로

영양제 주사를 투여받으며 지내야 한다.


3.

7일이 지나면 두 개체는 서로  교체(Switch) 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두 사람은 한 명입니다"라는 안내문은

두 명은 동일인이라는 것을 계속 주지 시킨다


투약 이후

젊게 다시 태어난 그녀는 “Sue"라는 이름으로 개명하여 세상에 나서고

예전 본인 쇼의 호스트 자리에 지원하여

성공적으로 데뷔하고 연예계에서 승승장구한다.

* 프로그램의 슬로건이 과거 "Sparkle up your life"에서 "Pump it up"으로 바뀌었다

대중들은 젊고 아름다운 “Sue”에 열광한다


젊은 ‘Sue’는 세상에 적응하고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바쁘게 활동하는 반면

늙은 ‘Elisabeth’는 세상을 외면하고 칩거하며 집에서만 시간을 보낸다.

같은 프로그램 다른 호스트 누가 낫나요?

극 중 ‘Elisabeth’도 몸 관리를 철저히 하여 50대 동년배에 비해 젊은 편이다.

우연히 마주친 동창으로부터 저녁 데이트 제안을 받아서 외출하려 했지만

우연히 바라본 대형 광고판 속 젊은 ‘Sue’ 사진과 거울 속 늙은 자신의 모습을 비교하고는

좌절하여 집 밖 외출을 거부한다

늙은 나를 좌절하게 만든 젊은 자신의 광고판

젊은 Sue의 삶에 심취한 그녀는 일주일 후

진정한 자신(늙은 모습으로)으로 스위치 될(되돌아올) 때마다 공허하다


[이후 스포일러]

젊은 Sue는 바쁘게 일하고, 매일 밤 파티를 즐기고 모두에게 사랑받기에 늘 시간이 없다

반면 스위치로 되돌아온 늙은 Elisabeth는 심심하고 외롭다.

너무 바쁜 Sue는 정해져 있는 스위치 기간(7일)을 넘기면서까지 활동하기 위해서

모체 Elisabeth로부터 기준보다 많은 안정액을 뽑는 사고를 친다.


늙은 몸으로 되돌아온(스위치 된) Elisabeth는

안정액 과다추출 부작용으로 몸 일부가 기형적으로 급속 노화된 것을 발견한다.


고민 끝에 Elisabeth(늙은 자아)는

Sue(젊은 자아)를 종료시키기로 결정하고

주문한 Termination 주사제(종료제)를 받아

젊은 자아(sue)의 몸에 주입하려는데

젊음을 포기하기 아까워 망설인다.

그 사이 젊은 Sue가 깨어나고

두 자아는 영화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서로 마주하고

두 사람 운명은 파국으로 치닫는다


이후 영화는 괴기 호러물과 같이 마무리된다.

데미무어 누님 (62년생)
마가렛 퀄리 (94년생: 앤디맥도웰 누님의 딸)

[감상]

영화를 기획할 때 감독은 ‘데미무어’ 같은 대스타 출연은 생각 못 했다고 한다

그러나 ‘데미무어’가 먼저 영화에 관심을 보이고 적극적으로 희망하여 주연으로 결정되었다는

뒷얘기를 들었다.

90년대 청순한 미모로 영화계를 풍미했던

62년생 그녀가 할리우드에서 느꼈던 현실 스토리라 와닿았기 때문일까?


극 중 주인공은 동일인물이지만

갑자기 되찾은 젊음에 중독되어 종국에는 자아가 분열되었다


시간 차이가 있고 非가역적 일 뿐

우리도 누구나 자신의 Sue를 경험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Elisabeth를 경험했을까? 

하루하루 달라지는 몸을 느끼며 Elisabeth를 체감하는 과정일까?


영화에서 재밌는 부분은

일주일마다 몸을 바꿔가며 살면서

매번 깨어난 시점에 이전 자신이 저지른 일에 화내는 것이다

(누워서 침뱉기?)


젊은 Sue는 친구들과 밤샘 파티로 집을 난장판을 만들어 놓고

늙은 Elisabeth는 일주일간 혼자 먹은 배달음식 쓰레기로 집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는다

이 나이에 어린애들 뒤치다꺼리해야 해?

영화는 극 중 설정으로 이 체험이 일주일 간격으로 되풀이되게 하여

극명하게 대비될 뿐


젊은 시절 우리도 'Sue'처럼

밤을 새우고, 술 마시고, 짧은 만남을 반복하면서

방탕하게 삶을 낭비하고 시간을 헛되게 쓴 경험이 한 번쯤 있다


그렇게 젊은 시절 자신의 행위를 후회하곤 한다.


어릴 적 몸이 유연할 때 운동이나 스트레칭 좀 할걸

머리 잘 돌아갈 때 공부 좀 할걸

젊어서 시간 있을 때 책 좀 읽어놓았을걸

몸 건강할 때 술 좀 적게 마실 것을

담배 같은 건 아예 시작하지 말았을 것을..


다들 이런 생각 한 번쯤 하지 않나?


미모의 여배우들은 모두 같은 고민을 한다 들었다

시간아 멈추어다오!

노화에 따른 미모 변화와 극 중 역할 변화다

그리고

매년 새롭게 데뷔하는 파릇한 젊은 신인 여배우들이 가장 큰 스트레스다


갑자기 급격히 노화되어 타의로 은퇴하고

세상과 단절 / 칩거하는 잊혀진 여자배우들도 많다


그만큼은 아니지만

우리 모두 노화를 혐오하고 막기 위해 고민하며 산다.


하지만 시간은 무자비하게 절대적으로 우리를 한 방향으로 몰아세운다


새로 태어난 생명이 성장하는 속도는 경이롭다.

하지만

이것이 나의 노화 속도와 같다는 걸 상기하는 순간..


언젠가 교체(Switch)될 것이라는 공포의 악몽은 반복된다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오늘 우리 삶은 Sue의 삶이다

내일 Elisabeth가 된 우리가

후회하지 않도록 삶을 영위하자~


제목 뜻 Substance : 물질, 본질, 실체, 자산, 요지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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