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생각] 새로 산 제품 비닐커버를 뜯지 못하는 사람

나 같은 소심한 걱정 많은 사람들을 위한 제안

by 하늘과 우주

개인 성향이겠지만 나는 그랬다


새로 산 자동차, 또는 전자제품의 흠집방지 보호필름을 제거하지 못하고 붙인 채 쓰고,

새로 산 전자제품 박스를 버리지 못하고, (특히 애플제품 박스)

리필 잉크, 카트리지 등 해당제품의 소모품을 한 번에 몇 년 치 쟁겨놓고,

내 돈 주고 산, 책인데도 밑줄 긋거나 낙서하지 못하고,

내 노트북 pc에도 멋진 스티커 하나 붙이지 못했다.


소심?

걱정?

불안?

아니면

훗날 당근을 위한 빅픽쳐?


흠집방지 스티커를 붙인 채 몇 년 쓰다가 제거하고 보니 다른 부분과 변색 졌을 때,

이미 정리한 제품의 박스만 창고 안에 있는 것을 발견했을 때,

오랜 전 잔뜩 사놓은 소모품이 쓸 때 보니 낡아서 못쓰게 되었을 때,

사서 읽은 책의 내용을 정작 필요할 때 기억하지 못할 때,

아무리 애지중지해도 오래된 노트북에는 스크레치가 생긴다는 것을 알았을 때,


아끼려고 하던 미래를 대비하려던 내 행동들이

부질없었음을 느꼈다.


돌이켜보면 이것들은 온전히 내 것이 아니었다

내가 산 제품을 상전처럼 모시고 살 필요는 없다

자유롭게 쓰고 과감하게 버리자


불안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가진 것을 온전히 누리고 살자


fin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일상] 유명세에 유혹당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