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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유명세에 유혹당하지 말자

유명세에 혹해서 주말 저녁을 망쳐버린 경험을 공유함 feat 흑백요리사

by 하늘과 우주

어느 일요일 와이프랑 저녁을 먹으러

이태리 식당으로 가던 길에

어떤 돼지고기 식당을 지나쳤다.


평소 같으면 지나쳤을 텐데

그 식당 앞에는 "흑백요리사 출연"이라는 배너 광고가 있었다.

여긴 흑백요리사 출연한 셰프의 식당이란다

흑백요리사 셰프의 식당?


그 광고에 혹해서

충동적으로 (원래 계획을 바꿔) 그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만석 같았으나 다행히 한자리가 있었고

행운이라 생각하고

기대감에 주문을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먹고 후회했다.

별 다를 것 없는 돼지고기 집이었고

오히려 무료 같은 야채 겉절이도

'야채비빔'이라는 이름으로 돈(5천 원) 받았다.

(계란 프라이 1개 천 원 이런 식)

야채비빔 : 고춧가루+참기름+콩가루 비벼줌=5,000원

저렴한 돼지 앞다리살 부위(그나마 1/3은 비계)에

된장 양념해서 연탄불로 초벌구이 하여 내놓고 비싸게 팔았다

비계 많은 앞다리살+된장양념+연탄불 초벌구이


후회하며 먹고 나서는데 식당 밖에는 대기줄이 생겼고

기다리던 가족 중 엄마는 칭얼거리는 아들을 달래느라

"여기 TV에 나온 집이니까, 맛있다는 뜻이야"라고 설명하고 있었다


그 엄마에게 "여기 비싸고 맛없으니 딴 데 가라"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오지랖 떨기 싫어) 그냥 지나쳤다.

따지고 보면 나도 불과 40분 전에 그녀와 같은 생각으로 이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얼마나 어리석었던가?


중년이라는 나이에 또 이런 "저차원적 깨달음"을 얻었다


유명세, 대기줄, 명성에 유혹당해서 비이성적으로 행동하지 말자.

나중에 후회 없도록 내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서 행동하자.


다행히 이번에 잃은 건 일요일 저녁 한 끼다


훗날 똑같은 실수를 하여

더 큰 손해나 낭패를 피하기 위해서

여기 그 교훈을 기록한다


언제 즘 "고차원적 깨달음"을 얻으려나..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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