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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나의 75세 어머니의 소녀감성

남성들이 만든 여성의 몸을 향한 편견과 족쇄

by 하늘과 우주

늙으신 나의 어머니는

작년부터 소화에 문제가 생겨 죽만 드신다

먹는 게 부실해져서 그런지 몸이 마르셨다


그런데 너무 좋다고 하신다.


드디어 당신이 꿈꾸던 몸무게에 도달해서 그렇단다

그게 몇 킬로냐 물으니 48kg라고 한다.


나이 75에 48kg 몸무게라 좋으시단다


소싯적부터 당신은

48kg을 원했는데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었단다

젊을 때 다이어트를 하고 또 해도

딱 한번 50kg까지 성공한 게 한계였다고


어머니 키가 166cm인데

1970~80년대에는 여자로서 장신이었다.


그 키에 몸무게 48kg라는 건

극단적으로 마른 모델도 아니고

보통의 건강한 여자 몸으로는

달성하기 힘든 수치다


소화기 문제를 비롯한

노환으로

체중 48kg에

성공했다고

천진하게

즐거워하는

노모를 보고

같이 기뻐해야 할지

망설여졌다


그러기에는

뼈와 가죽만 남은 몸이

너무

가냘파서 애닮 팠기

때문이다


이처럼

남성이 만든 여성을 향한

사회적 편견과 족쇄는

무식하도록 보편적이고

과거와 현재 그리고 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이런 건 철저하게

부숴버려야 한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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