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할아버님을 현충원에 모시고
영화 '국제시장'의 주인공 집안처럼 우리집안도 고향을 뒤로 하고 남으로 내려온 월남집안이다.
분단의 비극 속에서 한 집안 식구들이 국군 장교로, 인민군 장교로, 북파특수부대로 찢어져서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눴던 아픔을 겪어야했지만 월남 1세대였던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의 그처럼 피눈물나는 우여곡절과 희생을 통해 지금의 우리 가족들이 존재하게 된 것임을 나는 잘 알고있다.
평생을 고향을 그리며 집안 가장 큰 손자들이었던 형과 나를 만날 때마다 북녘고향의 위치와 증조할아버지 산소를 알려주시며 통일이 된다면 꼭 찾아가서 뵈야한다고 손을 꼬옥 잡아주시던 큰 할아버지, 교직에 계시다가 은퇴하신 후에는 이북5도청에서 일하시며 이산가족찾기, 적십자 고향방문단등에 간여하시면서도 대놓고 나설 수 없다시면서 북녘에 남은 가족들 보려고 명단 한 번 올려보신 적이 없는 할아버지...그리고, 막내셨던 작은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며 이제 우리 집안은 한 세대가 마무리되었다.
그들이 그토록 바라던 소원이었던 '통일' 역시 우리 아버지와 나의, 그리고 내 다음 세대로 이어지게 된 셈이다. 그들만큼 절박하지 않고 그들만큼 소원하지도 않는 일인지도 모르지만...모쪼록 내 아버지 시대에 안된다면 내 시대에, 내 시대에 안된다면 내 다음세대에...기필코 이뤄지길 바란다, 우리의 소원이었던 '통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