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에서 직장생활 생존기 - 22
작년 말부터 뉴스에는 미국의 정리해고에 대한 기사가 연일 나왔다. 기업들의 정리해고가 진행될 때 아마존도 예외는 아니었다. 먼저 채용이 전체적으로 잠정 중단됐었다. 인터뷰를 모두 통과한 사람도 들어오지 못했고 다음 인터뷰를 앞둔 사람들의 인터뷰는 모두 취소되었다. 그때는 그 덕에 앞으로 있을 10여 개의 인터뷰가 없어져서 숨 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정리해고가 시작되었다.
아마존은 작년 말을 시작으로 사람을 계속해서 줄여나갔다. 아마존 CEO 앤디 제시는 올해 초까지 인력을 줄여갈 것이라고 얘기했었다. 그리고 오늘을 기점으로 일단은 정리는 완료된 것 같다. 이로 인해서 팀 내에서도 분위기가 어수선한데 그런 분위기를 잠재우기 위해서 간담회도 진행해 보지만 모두들 그다지 마음의 안정이 찾아오진 않는다.
지난 간담회 때 AWS는 주요 대상이 아니지만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는 말만 들었었다. 그리고 계속 아무 일이 없었던 것처럼 다들 일을 하고 있다. 물론 내심 걱정은 하겠지만. 어쩜 기업에 정리해고를 한다는 기사가 있으면 같이 일하는 동료들과 함께 우리는 괜찮을지 걱정을 하게 된다.
현재까지 다른 기업들도 정리해고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 이직 시장은 차갑기만 하다. 물론 준비된 자들이라면 좁은 이직 시장의 문을 뚫고 다른 곳으로 갈 수 있겠지만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시장에 나오는 공급은 넘쳐나지만 수요는 없는 지금 정리해고가 된다면 막막할 것이다.
처음 시애틀에서 직장생활 생존기를 시작했을 때는 미국에서 일하는 것과 한국에서 일하는 것이 어떻게 다른지 써보려고 했는데 이젠 진짜 생존기가 되어가고 있다. 하루아침에 조직이 통째로 날아가는 판국이라 정말 생존하고 있다는 것이 실감된다.
아마존에서의 1차 최종 칼바람은 피한 듯싶다. 그래도 크게 안심이 되진 않는다. 그저 하던 일을 계속하고 올해 계획한 일들을 어떻게 조각조각 맞춰갈지를 고민해야 한다. 물론 다른 한 편으로는 혹시나 하는 불상사가 일어났을 때도 대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일어나지 않으면 가장 좋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