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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창현 Nov 18. 2020

아이 영어공부를 망치는 방법

평생 영어를 싫어하고 못하게 하려면 이 방법을 쓰세요. 

오늘은 영어공부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제 영어공부 이야기는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영어 공부를 내가 한 이야기, 

둘째, 영어 공부를 시키는 이야기.

둘 다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은 주제입니다만,

오늘은 둘 모두에 해당되는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내가 영어공부를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문법, 단어 외우기, 미드보기, 쉐도잉하기, 외국인 친구 사귀기 

아주 많은 방법이 있을 겁니다. 

이 중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꾸준히 하면 영어를 잘하게 됩니다. 

솔직히 요즘처럼 유튜브에 영어공부 거리가 넘쳐나는 세상에

오히려 영어를 잘하기로 마음 먹고 영어를 못 하기가

더 어렵다고 느껴집니다. 

물론 수준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겠지요. 

영어를 아주 잘 못하신다면, 

한 두달만 빡시게 해도 그 차이가 금방 나타날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아이들에게 적용하면 약간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아이와 우리의 가장 큰 차이는,

일단 아이들은 책상에 오래 앉아서 오랫동안 하나에 집중하는 훈련이

거의 되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책상에 앉아서 한시간동안 단어를 외우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거의 '고문'일 겁니다. 

물론 그런 고문을 시키는 사람도 있고, 

그런 고문을 잘 견뎌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제가 중학교 때 선생님이나 어른들이 저에게 알려준 방법입니다. 

거의 최악의 방법이죠. 

그래도 어떻게 해서 

문법 떼고, 단어 떼고, 해서 그럭저럭 영어점수를 잘 받아서 

대학 가는 데에는 이상이 없었습니다. 

자!

이제 질문 들어갑니다. 

아이는 조금 더 어립니다. 

8살입니다. 

이 아이가 영어를 못하게 하는 최악의 방법은 무엇일까요? 

"가만히 놔둔다"는 선택지에서 제외합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부모님은 아이에게 영어를 잘하라고 하는 행동인데,

사실은 최악의 교육방침인 것입니다. 

아주 간단합니다. 

시험을 보는 것입니다. 

매일 단어를 외우라고 시키고 시험을 봅니다. 

아이는 꾸역꾸역 단어를 외우겠죠? 

하기 싫다고 저항도 하겠죠? 

시험을 못 보면 벌을 주거나, 시험을 잘 보면 맛있는 것을 사줍니다. 

맛있는 것을 먹으면 더 살이 찌고,

벌을 주면 아이의 기분이 나빠집니다. 

이걸 반복하면 아이들은 영어를 자연스럽게 싫어하게 됩니다. 

인간의 뇌는 달면 좋아하고, 귀찮은 건 싫어하도록 

진화되었거든요. 

성인이 되고 제가 영어공부를 위해서 했던 가장 멍청한 짓을 꼽으라면,

텝스 공부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입니다. 

점수가 필요하면 한달이라도 학원 다녀서 빨리 점수를 따면 될 일이죠. 

이건 일입니다. 

영어공부가 아니죠. 

텝스를 잘 봐도 영어를 못할 수 있습니다. 

제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하냐면, 

저는 2-3년동안 거의 쉬지 않고 영어공부를 했습니다. 

미드 쉐도잉부터 이것 저것 많이 했죠. 

그 중에는 텝스시험을 보는 것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글도 매일 썼죠. 

그런데 그 중에서 가장 효과가 없고 멍청한 짓은

시험을 보는 것이었습니다. 

에이.. 설마..?

시험점수를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은 내가 이렇게 공부를 했는데

이렇게 밖에 점수를 받지 못했구나 하는 좌절감뿐이었습니다. 

당연하죠. 

남들은 대학원 합격이 걸려있어 도서관에서 불을 켜고 공부하는데

직장인이 한두시간 깔짝깔짝 해서 무슨 수로 그 양반들을 다 따라잡습니까? 

어쨌든 저는 영어공부를 쉬지 않았고, 

지금은 외국인과 만나서 큰 어려움 없이 기본 의사소통은 할 수 있습니다. 

아주 깊은 대화를 하려면 약간의 여유는 필요하겠지요? 

텝스 점수가 제법 올라도 여러분의 영어 뇌는 진화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돌아서면 까먹죠. 

외국인을 만나면 다시 얼어붙죠. 

영어 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영어를 못 하고 싶으십니까? 

시험을 보십시오. 

아이에게 영어에 대한 흥미를 잃게 하고 싶으십니까? 

시험을 보십시오. 


그것만이 아이의 교육을 망치는 지름길입니다. 

사실 저는 이 사실을 몇 년 전 깨달았습니다. 

제가 엄청나게 영어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지만

지금처럼 밖에 영어를 잘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 수십시간 동안 생각한 이후에 말이죠. 

그래서 지금은 방법을 바꿨습니다. 

아주 간단한데...


다음에 또 글을 이어가겠습니다.(시간이 된다면...)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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