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창현 Jan 11. 2024

Family? Family

존 윅 4에서 찾은 짧은 문장들


때로는 엄청 간단한 말 한마디로 감정을 전달하기도 한다. 


가족 문제 때문에 다시 암살자의 세계로 돌아와 싸우게 된 오랜 친구들.


Family? 가족 문제 때문에 돌아온거야?

Family. 가족 문제 때문에 돌아왔어. 


그리고 원망 섞인 듯 말한다. 


You should have stayed out, (한참 쉬고) for all our sakes! 

 조용히 살았어야지, 우리 모두를 위해서라도!

I tried. 나도 그러려고 했어. 

Did you? 진짜? 


스페인 소설가인 카를로스 뤼이스 사폰 (Carlos Ruiz Zafón)의 인용구라고 하던데, 그냥 예전부터 내려온 말인가 싶다. 이런 문구는 영화에서 나오면 너무 멋있기 때문에 그냥 외워도 좋을 것 같다. 


Fools talk, 바보들은 말하고 

cowards are silent, 비겁자는 침묵하고 

wise men listen. 현명한 자는 듣는다. 


견자단은 원래 영어를 잘 하는데,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고막에 꽂힌다. 


Come on, John. Let's get the shit over with.

이봐, 존. 이 더러운 거 끝내 버리자고. 


That sounds like a good idea. 

그거 좋은 생각이네. 


엄청 평범한 문장 같지만, 그들이 처한 비정상적인 상황이 이 대화를 그로테스크하게 만든다. 


이 시리즈를 본 사람이라면 excommunicado 이 단어를 모를 수 없다. 파문이란 뜻이다. 


이들은 이렇게 서로의 처지를 이해한다. 


A good death only comes after a good life. 

좋은 죽음은 오직 좋은 삶을 살아야만 오는 것이지. 


You and I left a good life behind a long time ago.

자네와 나는 좋은 삶을 살지 못하지 오래잖나. 


존은 솔직하다. 여기서 아무리 개똥철학을 시전해봐야 우리는 별로 좋은 사람들이 아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을 죽였기 때문에. 1, 2, 3편에서 죽인 사람만 몇 명이야... 


실력이 안되는 조카가 자기에게 복수하려고 하자, 마지막으로 케인은 그녀를 죽일 수 있음에도 이렇게 말한다. 


Don't. (복수하려고 하지마, 너 죽을 수도 있어)

Live. (아주 짧게. Leave로 들리지 않게 말한다. 살아라.)


얼마 전 현대미술관에 가서 전시회를 구경한 적이 있었는데, 내가 영화 감독이 되려고 했으면, 책을 읽는 것도 물론 좋지만, 전시관을 많이 찾아다녔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 모르지만, 우리는 영상물 속에서 끊임없이 아름다움을 찾는다. 상황이 만들어지면, 긴 문장은 필요가 없는 것이다. 


Live. 이 한마디로 족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