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누룽지로 시작하는 하루

by 길잃은 바다거북

연휴가 끝났다고 서두르다 실수하지 않도록, 차분함을 숭늉에 담아 어제 만든 열무김치와 함께 아침을 호록 호록 먹는다. 따스함도 채우고, 아직 다 익지 않아 쌉싸름한 열무김치가 아침의 활력을 불러준다.


엄마가 해준 누룽지에는 첫 술엔 “괜찮아”를, 둘째 술엔 “속 아프지 마라”라는 염려가 담겨 있었다.

그 따뜻한 마음이 그리워, 이제는 내가 나를 위해 누룽지를 끓인다.

그리고 그 속에 “잘하고 있어”라는 조용한 격려를 담아본다.

그리움도, 다짐도 함께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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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이 맞지 않는 젓가락은

모든 게 완벽할 필요 없다는,

살짝 덜어내는 핑계가 되어준다.

젓가락 짝이 안 맞아도 식사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너무 완벽하려 하면 오히려 마음이 더 지친다.

연휴를 잘 쉬었으니, 이제 웃으면서 일을 시작해 보자며

컴퓨터 앞에 엉덩이를 붙인다.

무거운 마음보다 가벼운 자세로,

오늘 하루도 술술 풀리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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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불려놓은 누룽지는 부풀고 부풀어 양이 넘쳤다.

아침에 냄비 뚜껑을 여는 순간,

‘빵인가?’ 하고 잠시 눈을 의심했다.

그 순간, 누룽지가 “뿜빰!” 하고 효과음을 내는 것만 같았다.

뜻밖의 유쾌함에 웃음이 났다.

이만하면 한 끼는 충분하고도 남는다. (사실.. 저양은 과하긴 하다)

혼자 먹는 밥상에도 이렇게 든든한 위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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