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 다이어트를 하겠다며 잔뜩 사둔 닭가슴살이
한 살 더 먹은 올해 여름엔 보양식이 되었다.
항상 한 봉지 사고 남던 대파도 미리 썰어 냉동실에 고이 재워두었다.
냉동 닭가슴살을 꺼내고, 대파도 꺼낸다.
오늘은 순하게 먹고 싶어 다진 마늘은 패스.
라면 끓일 때 쓰던 작은 냄비에 수돗물을 붓고
후추를 조금, 냉동 대파 한 줌을 넣고 강불에 삶는다.
그 사이 쌀을 불린다.
쌀을 두 번 휘휘 저어 씻고, 대접에 물을 쌀보다 검지 한 마디만큼 높이로 붓는다.
닭이 삶아지길 기다리며 TV를 켠다.
닭가슴살이 푹 익으면 건져낸다.
한 김 식히면 좋지만, 뜨거운 닭을 찢다가
손이 뜨거워 찬물에 씻기를 반복한다.
닭고기를 다 찢었으면
쌀이 잘 불었는지 확인하고, 불린 쌀과 물을
아까 닭 삶았던 육수에 섞는다.
죽 끓일 큰 냄비 바닥에 참기름을 두르고
불린 쌀을 넣어 볶는다.
쌀알이 반질반질 윤기 나면
육수를 조금씩 부어가며 볶는다.
잘 찢어놓은 닭가슴살도 넣고 함께 끓인다.
뚜껑을 덮고 푹 끓이다가
죽이 미음처럼 뽀얗게 변하면
불을 끄고, 뚜껑을 덮은 채
유튜브 20분짜리 하나 본다.
돌아오면
익은 쌀이 육수를 다 먹고,
죽은 국물 없이 떡처럼 되어 있다.
그때 물 한 컵을 더 부어 다시 끓이며 간을 맞춘다.
냉동실에서 푹 자던 닭가슴살이
드디어 맛있는 닭죽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