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같은 미혼으로 살아가기

삼십대 자식과 부모의 입장차이

by 우연히



" 남들은 시집 장가 가고, 손자도 보는데 내 자식들은 결혼도 안하고, 놀러만 다니고.."

또 나왔다. 결혼 이야기.




나는 엄마 껌딱지인 편이다. 딱 하나 부딪힐 때가 있는데 바로 서른 넘어가면서 결혼에 대한 잔소리를 피할 길이 없다는 것이다. 기승전 결혼이다.

본가에는 엄마 얼굴도 보고 반찬도 챙길 겸 매주 가는데, 연차로 제주도 여행간다는 말한마디 꺼냈다가 또 연애할 생각은 안하고 놀러 간다고 한소리를 들었다.



서른 넘어가면 부모에게 자주 듣게 되는 주제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누군가는 또 잔소리 하네 흘려 듣고 자리를 피하기도 하지만, 눈물이 많은 나는 그 말만 들으면 가슴이 답답해지고 엄마 없을 때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다.

엄마는 모를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듣고 며칠 동안 마음이 무거운 나의 마음을. 그런 이야기를 한들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며, 오히려 나도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은 마음 반, 지금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 반인 나에게 엄마의 그 깊은 신세 한탄까지 덤으로 주시니 부담이 더 늘어날 뿐이다.



긍정적 사고방식을 함께 하기 위해 엄마한테 너무 걱정 말라며, 지금 건강하고, 돈을 벌고 있고 지금 삶에 감사하며 살자, 사람마다 때가 있겠지, 내가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다 보면 좋은 사람을 만날 수도 있겠지. 그저 열심히 살아가자 다독여도 엄마의 마음에는 와 닿지 않나보다. 쳇...






비참 : 더할 수 없이 슬프다.


"주변에서 손자 손녀 자랑하고 이야기할 때마다, 결혼한다고 이야기 할 때마다 엄마는 더할 수 없이 슬프다."



그 단어를 들을 때면 나는 가라앉게 된다. 왜 그렇게 울적한 단어를 사용할까. 내 마음까지 콕 와서 박힌다.

주변에서 그런 이야기 들을 때마다 엄마의 입장에서 속상하기도 하겠지만, 나는 내 주변에 좋은 사람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린 모습을 직접 보고 듣는 모습을 볼 때면 정말 좋아보이고 편안해 보이면서, 한편으로는 나의 현재 모습을 비교하게 된다. 그들에게는 가정에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면 되지만, 내향적인 나는 사람을 만나 연애를 시작하는 것 부터가 1단계 퀘스트다.






엄마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어릴 적 6남매중 둘째로 궂은 일은 다했으나 남아선호사상 아들만 챙기는 부모 때문에 마음 고생하고, 결혼 하고 나서는 가부장적 남편 때문에 마음 고생하고, 다 큰 자식들은 근근히 벌어 먹고 살고 있으나, 결혼은 안하고 나이만 먹으니 지인들과 공통 주제로 대화하기도 쉽지 않고, 고생 고생만한 엄마의 삶도 고단하겠다 싶다.

한국의 보통적 시선으로는 때가 차면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는 것이 평범한 삶인 듯 하며, 특히 주변 시선에 민감한 것 같다. 남들처럼 사는 것. 남들처럼 직장일 하고 나이가 차면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살아가는데 그렇지 않은 삶을 살면 비교하면서 자존감과 우울감이 조금씩 생기는 것 같다.

큰걸 바라는게 아닌 엄마의 입장도 이해가 가면서, 한없이 잘 챙겨주는 엄마한테 나는 해줄 것 없이 모르는 척 받기만 한 것이 미안하기도 하고, 근데 내가 본 나의 삶도 짠하기도 하면서 다양한 감정들이 요동친다.




내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나는 엄마의 그 무거운 감정이 나에게 흘러오지 않도록 단단히 서야겠다고 생각한다.

불쑥 불쑥 튀어 나온다. 남과 비교하며 나를 더 깎아 내리고 낮춰서 생각하고 나를 놔 버리는게.

우는 모습을 거울로 본 적이 있는가? 그 슬픈 표정을 보는데 내가 참 안쓰러워서 토닥여주고 싶다.

현실과 미래에 대한 걱정과 고민이 나를 짓누를 때, 날 더 힘들게 하지 말아야 겠다고 이겨내는 연습을 해야겠다. 걱정과 염려로 나의 귀한 시간과 하루를 버리는게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상대방이 그런 마음을 가지는 것을 내가 어떻게 할 수는 없어도 내가 그 부정적인 생각으로 스스로를 힘들게 하지 않을 것이다. 나 말고 다른 이의 마음까지 얹어 날 더 힘들게 하지 않아야 겠다고.



평범하게 산다는 말이 누군가에게는 참 무거운 도전 같은 말일지도 모른다.

모든게 쉽지 않았던 나의 눈에는 직장을 구하고,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는 그 과정들이 너무 귀한 일인 것 같고, 수 많은 사람들 속에 서로 마음이 맞는 사람을 만나 가정을 꾸리고 사는 일들은 모든 것이 감사할 것들이고, 축복인 것 같다.







"너는 꽃이야 햇살이야 그저 반짝반짝 빛나는 별이야
너는 꽃이야 너는 햇살이야 매일매일 예쁜 너야
가만히 바라만 보아도 너무 예뻐 웃음이 나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너의 하얀 미소"

-너는 꽃이야 가사 중-



처음에 느꼈던 귀엽고 밝고, 축복 가득한 이 노래가 오늘은 내 심금을 울리는 가사가 되었다.

나도 내가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는데, 그냥 나도 내가 잘 됐으면 좋겠고, 엄마도 행복했으면 좋겠는데, 그냥 그 마음인데, 너 귀한 사람이라고, 그냥 예쁜 너라고 노래가 나를 위로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다.



나는 내가 좋은 표정을 지었으면 좋겠다.

울고 있는 표정을 안 했으면 좋겠다. 비교보다 감사를, 나에게 더 집중하여 행복하게 살아가며 엄마가 안 속상했으면 좋겠다. 내일 일은 내일 염려할 것이고, 한날의 괴로움은 그 날로 족하다는 말이 있다. 나도 내가 뭘 신경쓰는 걸까. 무엇이 겁이 나는 걸까. 내 하루를 무겁게 보내지 말자 다짐을 해본다.

나는 내가 행복하길, 잘 지내고, 잘 살아가는 것에 더 초점을 두고 다독여주고 응원해주고 잘 되기를 바래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