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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leepers Summit Feb 10. 2021

꿀벌들은 로봇 양봉가를 꿈꿀까?

AI 전시로 시작해서 런던으로 끝나는 오디세이

양봉장은 사람이 벌꿀을 채집하기 위해 벌을 키우는 집이다.

꿀벌은 생태계에 중요한 생물로, 꿀벌의 수가 줄면 - 과일과 채소 등 이 타격을 받아 - 인간은 큰 영향을 받는다. 나는 한 전시를 통해, 인공지능과 인조 벌집으로 인해 꿀벌들이 살 수 있는 방법을 배웠다. 정리하자면, 1) 인공지능을 이용한 로봇 양봉장은 도시와 유기체 규모를 연결, 꿀벌에게 새로운 환경을 제공한다. 2) 이는 꿀벌의 행동에 대한 대규모 조사를 가능케 하여, 다가올 여러 바이러스의 침범에서 꿀벌을 지킨다. 3) 따라서 꿀벌들은 그 수를 유지하게 되고, 결국은 (인공 지능이)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언론에서 전 세계적으로 대량으로 감소한 꿀벌 개체 수가 우리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들어왔기에, 이 소식이 반가웠다. 

인조 벌집 Synthetic Apiary, Neri Oxman & The Mediated Matter Company (촬영: 김승민 큐레이터)


최근 디스토피아적인 책과 <엑스 마키나> 영화를 다시 본 이래 계속해서 인공지능과 창의성에 대해 고민 중인지라, 바비컨센터에 2019년 있던 전시 속 정보들을 다시 찾아보게 됐다. 전문가들부터 일부 이야기를 예측한 예부터, 다양한 SF 애니메이션까지... 다양한 영상들을 날 다시 반긴다. 이들을 둘러싼 벽들은 오목 거울이었다. 전시장 자체가 우주처럼 보였다. 1년이 다돼가는 락다운 (미술관도 다 닫는다)으로 여행은 물론 좋은 전시도 다 문을 닫은 지라, 지난 전시지만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다. 

전시로 다시 돌아가 보자.

역시, 전시 내용은 밝은 내용만은 아니었다. 


나는 인류에게 보내는 이 편지를 읽기 위해 멈췄다.

“친애하는 인류”로 시작하는 편지.



"자율 무기에 대한 많은 논쟁이 있었습니다. 오늘날 인류의 핵심 질문은 글로벌 AI 군비 경쟁을 시작할 것인지 아니면 시작을 막을 것 인지입니다. 시장의 군사력이 AI 무기 개발을 추진한다면 글로벌 군비 경쟁은 사실상 불가피하며, 그 종점은 분명합니다. 자율 무기는 내일의 칼라시니코프* 가 될 것입니다."

*Kalashnikovs, AK-47은 미하일 칼라시니코프가 설계한 소련군의 제식 소총으로 여기 문맥상 살인도구를 상징한다. 


서명자에는 엘론 머스크 (Elon Musk)와 지금은 고인이 된 스티븐 호킹 (Stephen Hawking)이 포함되어 있었다. 두 명 다 인공지능의 위험성에 대해서 강조해왔다. 엘론 머스크는 "적어도 인간 독재자는 죽음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인공지능에게는 죽임이란 없다. 영원이 살 것이며 이는 인간이 피할 수 없는 불멸의 독재자를 접하게 된다는 것이다"라며, "구글의 딥마인드가 가장 무섭다." 밝힌 적 있다. 전시란 이처럼 병행과 다양한 스펙트럼의 제공을 함과 동시에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편지를 읽고 나서, 타임 차트를 훑어보며 몇 시간을 보냈다. 알파고 (Alpha Go)**와 이세돌이라는 한국 선수 바둑의 세계 챔피언과의 대결, 아다 러브레이스 (Ada Lovelace) 및 찰스 베기지 (Charles Babbage)의 컴퓨팅 초기 실험, 알란 튜링 (Alan Turing)의 에니그마 머신 등 -  과연 이세돌의 패배는 그 전 실험과 연결 시 어떤 의미를 가질까?

 전시 장 내 타임 차트에 1994-2017년은 년대기 중, 2016년은 알파고 프로그램과 이세돌의 대결을 다루고 있다.

**구글의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특히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전시회 첫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AI를 무생물에 애니메이션을 적용하려는 인간의 욕망과 연결하는 지점. 이 가정이 애니미즘에 대한 연구가 이번 AI 전시회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이 애니미즘 이야기에 이어, 영국 저자 메리 쉘리(Mary Shelley, 영국소설가)가 프랑켄슈타인을 쓴 이야기로 이어진다. 메리 쉘리는 남편과 친구들과 함께 떠난 휴가에서 프랑켄슈타인 이야기를 썼고, 이 책은 고전이 됐다. 최근에 책을 다시 읽었다. 영화와 달리 프랑켄슈타인은 다양한 화자의 내레이션으로 이어가는 방식을 취한다. 책 읽는 내내, 교통 내비게이션 시스템의 음성을 여성에서 남성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이 생각났다. 


전시에 사용된 이 장면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인 <블레이드 러너 (1982)>의 장면이었다. 인간과 복제 기계를 구분할 수 있는 방법으로 보이트 캠프 테스트가 나온다. 이는 튜링테스트(인지심리학자 튜링이 만들어낸 이 테스트는 대화의 상대방이 기계인지 인간인지를 알아내는 검사방법)를 상상으로 살짝 바꾼 테스트이다. 역시 공상 과학 영화는 연구와 상상력의 조합인 듯하다.


그리고 이런 연구가 사실상 이뤄지고 있는 연구소들을 직접 검색해서 읽어보길 권장한다. Deepmind, Jigsaw, MIT 컴퓨터 과학 인공 지능 연구소, Sony Computer Science Laboratories 등의 가장 눈에 띄는 최첨단 연구 프로젝트들은 무얼까? 그리고 아티스트들이 AI를 활용해 작업한다면 어떤 작품이 나올까? 큐레이터로서 이번 AI 전시를 보며 담당한 큐레이터가 어떻게 이 어렵지만 야심 찬 주제를 접근했는지 관심이 갔다. 


전시에 사용된 타임 차트에 1968 년은, “Minsky가 2001 년에 Kubrick에게 조언 한 해 : A Space Odyssey 영화"라고 쓰여있다. 이 시점에서 이 AI 전시회는 런던 반대편에서 같은 시기 개최되고 있었던 스텐리 큐브릭 (Stanley Kubrick) 전과 통하는 점이 있다. 


런던 디자인 뮤지엄의 스탠리 큐브릭 전시회는 2019년 런던 디자인 뮤지엄에서 열렸다. 이 전시에서 나는 그가 영화 제작 과정의 모든 부분에 얼마나 관여했는지 배웠고, 세부 사항에 대한 그의 집착적인 관심에 놀랐다.

전시회의 디자인은 아름다웠다. 지금은 런던에 본사를 둔 최고의 디자인 회사 펜타그램(Pentagram)의 작품이다. 

이 입구는 큐브릭의 유명한 투시 카메라 기술을 반영했다. 스크린은 Pentagram이 편집한 큐브릭의 가장 상징적인 영화를 반복했고, 친숙한 음악을 들으며, 나는 큐브릭의 세계에 (전시장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 속에서 나는 그가 어떻게 낙서하고, 방대한 아카이브, 대본, 촬영 스토리보드 및 세트를 분류했는지를 배웠다.

2001 Space Odyssey full cutting scheule이라 쓰여있는 종이

약 700여 개의 오브제, 영화 및 인터뷰를 제공하는 이 전시회를 통해 큐브릭의 혁신적인 정신과 각 영화에 넣은 깊이 있는 디테일이 눈에 띄었다. 2001 년 나온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인간이 달 착륙한 2002년의 1년 전에 이미 우주 탐험의 미학을 예측하고 우주 탐험의 미학을 정의한 영화가 됐다. NASA의 도움도 받았겠지만,  NASA에서 제작한 렌즈를 사용하여 새로운 미학을 만든 그가, 영화 제작자이자 세기의 발명가라고 말한다면, 꿈보다 해몽일까? 나는 전시 내내 그의 마음과 가장 상징적인 영화 비하인 씬 사이를 오가는 기분이었다.


큐브릭이 2001년 궤도를 도는 우주 정거장인 ‘Full Metal Jacket : A Space Odyssey’와 Dr Strangelove의 ‘War Room’을 위해 베트남의 모습을 재현한 것도 런던에서다.
런던은 그의 끝없는 발명품을 그리는 캔버스와 같았다.

<스텐리 쿠 브릭> 전시 내부 

내가 길을 잃고 매료되고 영감을 받은 것은 다시 런던이다. 내가 런던을 떠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걸까.

런던의 거리가 휑하고, 모든 가게의 문이 닫히었어도 이 도시는 나의 젊음이자, 현재이고, 내일을 향해 나아가는 이정표와 같다. 




김승민 큐레이터, 슬리퍼스써밋 대표

        



https://www.youtube.com/watch?v=bNFTy0T8Id0&t=338s <- 전시 유튜브 영상 리뷰 



텅 빈 런던의 소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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