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여러 각도에서 봐야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이 보인다.
심리학 용어에서 흔히 '페르소나'라는 말을 쓴다. 이 말은 어떤 사람이 특정 상황 안에서 사회적 가면을 쓴다는 말로, 어떤 사람이 마주하는 상황이나 사람에 따라서 그 대상을 받아들이고 대하는 태도가 조금씩은 다 달라지는 양상을 띄게 된다는 뜻이다.
어떤 사람이나 상황에 따라 나 스스로의 모습, 즉 자아도 다른 스펙트럼을 띄게 된다면, 결국 내가 마주하는 상대 또한 같은 개념으로 설명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당연히, 그 사람 또한 나를 대할 때, 다른 사람을 대할 때 전부 다 조금씩은 다른 양상과 모습들로 그 사람의 모습이 투영되어 나타날 수 밖에 없다는 뜻이 된다.
나는 이 주제에 대한 글을 써내려가면서 이 말도 번뜩 떠올랐다. "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뻗는다"라는 말.
장난도 받아줄 것 같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절대 용납할 것 같지 않은 사람이 있다. 또, 이유없이 그냥 편안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딘가 조심해야 할 것 같고 눈치가 보이는 사람이 있다.
나의 경험담을 예로 들면, 동일한 모습인 나를 보고도 A와 B, C 다 다르게 나를 느끼고 바라본다. 나는 동일한 사람인데, 누군가는 나를 일주일만에 편하다고 하고, 누군가는 나에 대해 어렵다고 말을 하며, 또 다른 이는 별 관심이 없는 듯도 하다. 참 신기한 일이다. 어떤 노력을 해서 나의 모습이 상대에게 다르게 투영이 되기도 하지만, 그저 별다른 변주를 주지 않았는데도 상대는 나를 다 각기 저마다의 관점으로 바라보니 말이다.
사람의 색깔이나 개성, 분위기에 따라 상대방에게 은근한 아우라로 달리 발현되는 것이기에 우리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기 위해서 애를 쓰고, 또 같은 말이나 행동도 사람마다 다르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항상 관계의 안테나를 늘 타인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상대방의 mbti를 궁금해하고, 상대의 시선이나 관심을 받으려 애를 쓰는 이유는 결국 우리는 타인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에 그렇다. 어떤 면에서 타인은 나에게 괴로운 존재일수도 있지만, 좋은 영향을 주는 고마운 존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나 또한 그렇고 말이다.
상대방이 나의 본모습을 어느 선까지 수용하고 허용해줄지는 그 사람의 마음에 달린 것이기에 그 사람이 나에 대해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고 정의를 내리고 있는지는 모두 다 알기 어렵다. 하지만, 단 한가지 분명한 점은 내가 마주하는 사람, 그 사람이 마주하는 나의 모습은 계속 바뀌고 그에 대한 대응법도 전부 다 달라진다는 사실이다.
변화무쌍하고 다채로운 너와 나, 우리들의 모습은 시시각각 다르기에 참 색다르고 재밌지 않나 싶다. 10대, 20대, 30대의 지금 내 모습이 전부 다 다르듯. 오늘의 '너와 내' 가 빚어내는 모습과 관계 안에서 나타나는 여러가지 형태의 모습들이 어떤 양상으로 발현될지 궁금해지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