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성폭행 여배우
“김기덕·조재현은 하이에나였다”
한 여배우가 세계적인 거장 김기덕 감독, 배우이자 대학로 굴지의 공연제작사 대표 조재현에게 영화 촬영 현장에서 돌아가며 성폭행 당했다는 고백을 했다. 막장드라마, 포르노그래피를 능가하는 내용과 권력을 이용한 성폭행 정황으로 인해 영화계에 몰아닥친 ‘미투’ 운동이 정점을 찍는 모양새다.
6일 방송된 MBC 'PD수첩-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에서 세계 3대 국제영화제를 평정한 김기덕 감독과 배우 조재현에게 성폭행 당한 여배우 C씨가 인터뷰에 응했다.
김기덕 감독은 'PD수첩' 제작진의 인터뷰 요청에 "영화감독이란 지위로 개인적 욕구를 채운 적이 없고 항상 그 점을 생각하며 영화를 찍었다"며 다만 “상대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개인적 욕망에 치우쳐 키스를 한 점, 서로 호감을 느껴 관계를 가졌으나 가정이 있는 사람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한 점은 불찰이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
하지만 C씨는 "코디미다. 김기덕 감독은 그것(성)을 위해서 영화를 찍는 사람 같았다“라고 어이없어 했다. 20대 초반 첫 영화에서 끔찍한 일을 겪은 뒤 수년간 암흑 속에서 생활하며 공황장애까지 생겼다는 C씨는 김기덕 감독과의 첫 만남에서부터 추행을 당했다. 두 번째 지방 세트장에서 단 둘이 만나게 됐을 땐 성폭행 시도를 거부하다 김 감독으로부터 따귀를 10대나 맞았다.
그는 "영화촬영 당시 묵었던 장소가 지옥이었다. 무슨 여자를 겁탈하려고...김기덕 감독, 조재현, 조재현 매니저 셋이 하이에나처럼...방문을 그렇게 조재현이 두드렸다. 방으로 전화도 했다. 지옥 같았다. 밤마다 문을 두드리고 혼자 있을 때는 누가 찾아올지 모르는 불안감이 너무 무서웠다"고 고백했다.
결국 그는 김기덕 감독뿐만 아니라 조재현에게도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나중엔 조재현의 매니저까지 나서서 “조재현과 엮어서 영화 일을 봐줄테니까 자기랑 한번 잤으면 좋겠다”고 제안해 거절했더니 그로부터 “너 김기덕 감독, 조재현이랑은 잤잖아”라는 비아냥을 들었다. 그들 사이에서 그런 이야기를 공유하고 서로 경쟁이 붙었던 것이다. 매니저의 성폭행 시도를 안 김기덕 감독은 “한번 대주지 그랬어”란 말을 농담처럼 공공연하게 했다.
피해자는 비단 C씨만이 아니었다. 단역 배우들도 끊임없이 당했다. 그는 “단역 배우들에 대해서 '누가 예쁘다. 나 어제 쟤랑 잤어'란 이야기를 촬영현장에서 했다”고 폭로했다.
C씨는 "피해자가 많은데 너무 드러나지 않더라. 알아봤더니 다들 이 사람들이 가진 힘을 두려워한다. 돈도 많고 지위도 높고 이렇게 말했을 때 여배우들을 오히려 우습게 만들어버릴 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그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방송 말미에 C씨는 “그들은 나와 같은 사람이 있는지 기억조차 못할 거다. 수많은 사람들 중 하나일 것이다. 결코 사과를 받아주지 않을 거다. 나와 같은 피해자들이 꿈을 짓밟히고 고통 속에 살아왔듯이 그들도 벌을 받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못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방송에 출연해 증언한 여배우 A씨와 B씨도 평소 김기덕 감독이 남녀 성기, 성관계를 빗댄 속어를 공공연히 사용하며 치근덕거리고, “너의 가슴은 복숭아와 같을 거 같다” “너와 자고 싶다” “내 성기가 클 거 같애?” 등 수치심을 유발하는 성희롱 발언을 무시로 하는가 하면 강압적으로 쓰리썸을 시도하고 촬영장에서 뺨을 때리는 등 그간의 성폭행 및 폭행 정황을 구체적으로 공개해 충격을 안겨줬다.
사진= MBC ‘PD수첩’ 방송화면 캡처
에디터 용원중 goolis@slist.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