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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글리스트 Apr 25. 2018

[리뷰]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관객 뒤통수 때리는 경이로운 충격 반전



전 세계 영화팬들이 사랑하는 마블 스튜디오의 신작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감독 조 루소, 안소니 루소)가 드디어 그 화려한 얼굴을 드러냈다. 역시나 마블 특유의 화끈한 비주얼, 통통 튀는 액션, 독보적인 매력 캐릭터들의 케미스트리 등등 온갖 매력이 흘러넘친다.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마블 역사상 가장 거대한 서사를 그린다. 역대 최강의 빌런 타노스가 우주의 인구를 절반으로 줄이기 위해 막강한 힘을 가진 ‘인피니티 스톤’을 찾으려는 가운데, ‘어벤져스’ 멤버들과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 그리고 닥터 스트레인지까지 가세해 그를 막기 위한 무한 대결을 펼치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지난 2008년 ‘아이언맨’부터 10년 간 이어져온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는 히어로 무비의 커다란 이정표를 세우고, 이젠 정점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가운데에서도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수많은 작품을 하나의 세계관 속에 엮어나간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여타 영화들을 바라보는 방식으로 이 작품을 따져보는 건 올바른 태도가 아닐지도 모른다.


우선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마블의 세계관’이라는 지점을 삭제하고 봤을 때는 꽤나 소란스럽다.


무려 23명의 히어로가 총출동한다는 건, 태생적으로 그만큼 서사의 집중도와 깔끔한 액션 흐름은 기대하기 힘들다. 물론,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2016)가 각 히어로들의 특색을 살린 액션 시퀀스로 무수한 히어로들의 난장 대결을 유려하게 꾸며 호평을 받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그 정도의 멋을 살리지는 못했다. 각각의 특성을 활용하기엔 캐릭터가 너무 많이 나오기도 하고, 타노스가 상대적으로 너무 묘사됐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MCU의 시그니처와도 같은 ‘캐릭터의 인간적 고뇌’에 집중한 서사도 이번엔 크게 와닿지는 않는다. ‘시빌 워’에서 아이언맨-캡틴 아메리카의 갈등은 직접적으로 과거부터 현재까지 촘촘하게 엮여있지만, ‘인피니티 워’에서 타노스-어벤져스의 갈등은 다소 표면적이다. 영화 속 서사는 타노스의 과거와 관련을 맺고 있는데, 가모라를 제외한 히어로들은 타노스의 사연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단순히 침략과 평화수호라는 수식으로 치환되기 편한 영화라는 의미다. 이는 히어로들의 존재감을 상대적으로 더 작게 만드는 요인이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한 편만 두고 생각했을 때의 이야기다. MCU 전체로 봤을 때 이 작품은 (과장을 조금 보태서) ‘역대 최고’라고 말할 수 있다. 관객들이 MCU에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있는 듯해 조금은 얄밉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관람의 만족도는 상당하다.


보편적으로 관객들이 MCU를 좋아하는 건 캐릭터성이다. 그간 MCU 안에서 뛰놀았던 23명의 히어로를 만나볼 수 있다는 지점은 당연히 관객들의 흥분을 자극할 수밖에 없다. 지난 ‘시빌 워’에서 완전히 갈라섰던 어벤져스가 다시금 봉합돼 가는 과정을 살펴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를 준다.          


   



이 가운데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메인 빌런 타노스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긴 러닝타임은 타노스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그가 인피니티 스톤을 모두 모아 최악의 무기 인피니티 건틀렛을 완성하려는 스토리가 전체의 줄거리이고, 중간중간 ‘왜 그가 인피니티 건틀렛을 모으려 하는지’ 조금씩 풀려가는 그의 전사는 ‘미워할 수 없는 악역’의 맛을 살린다. 무섭게만 보였던 보랏빛 얼굴에 끼는 슬픔과 비장함은 마음을 울린다.


MCU 특유의 유머는 역시 기대해볼만 하다. 마블 대표 ‘떠벌이’ 아이언맨과 닥터 스트레인지, 스파이더맨, 스타로드가 펼쳐내는 유머가 특히 높은 웃음 타율을 자랑한다. 캐릭터성을 제대로 살려 수다 케미스트리를 완성해낸 점은 이 영화의 액션신보다도 더 눈길을 잡아끈다.


모든 이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결말은 역시나 충격이다. 마블이 개봉 전날까지 모든 정보를 통제하며 다소 호들갑 떨었던 게 이해가 갈 정도의 결말이다. 오프닝 시퀀스부터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 벌어지는 가운데, 엔딩 시퀀스에서는 믿기 어려운 일들이 엄청나게 벌어진다. 곧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들에서 이 충격적인 엔딩을 어떻게 회수할 것인지 궁금증을 자극한다. 러닝타임 2시간29분. 12세 이상 관람가. 25일 개봉. 



사진='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스틸컷 


에디터 신동혁  ziziyazizi@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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