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윤여정, 韓 배우 최초 오스카 여우조연상...
'노매드랜드' 작품상 등 3관왕
‘미나리’ 윤여정이 한국 배우 최초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이라는 새 역사를 쓰며 전세계를 사로잡았다.
EPA=연합뉴스26일 오전 9시(한국시각) 미국 LA 유니온 스테이션,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렸다. 이번 오스카는 코로나19 여파로 장소를 나눠 분산 개최했으며 영상으로 후보를 소개하는 기존 방식을 두고 시상자가 후보를 간단하게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미나리’의 윤여정이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미나리’에서 할머니 순자 역을 맡은 윤여정은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 바리아 바칼로바, ‘맹크’ 아만다 사이프리드, ‘더 파더’ 올리비아 콜맨, ‘힐빌리의 노래’ 글렌 클로즈를 제치고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남우조연상 수상자 브래드 피트가 직접 시상했다. 윤여정은 “브래드 피트를 직접 만나게 돼 영광이네요”라고 해 웃음을 유발했다. 그는 “제 이름은 윤여정입니다. 유럽분들은 제 이름을 여여라고 하거나 그냥 정이라고 부르는데 모두 용서해드리겠습니다”라고 했다.
로이터=연합뉴스이어 “저는 어렸을 때 서양 TV프로그램을 많이 봤습니다. 그런 제가 이곳에 서 있다니 믿기지 않습니다. 정말 아카데미 관계자분들에게 감사하고 저에게 표를 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정이삭 감독, 스티븐 연, 한예리, 앨런 김 등 ‘미나리’ 패밀리 감사합니다. 특히 정이삭 감독님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어떻게 글렌 클로즈 같은 대배우와 경쟁하겠습니까? 후보 다섯 명은 모두 자기 영화에서 자기 역할을 해냈습니다. 경쟁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저는 그냥 오늘 운이 좋아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미국분들이 한국 배우들을 환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 두 아들에게도 감사합니다. 두 아들이 저한테 일하러 나가라고 합니다. 이 모든 아이들의 잔소리 덕분에 엄마가 열심히 일했더니 이런 상도 받네요. 김기영 감독님 감사합니다. 저의 첫 감독님이셨습니다. 살아계셨다면 저를 축하해 주셨을 겁니다.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그는 미국배우조합상,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아 오스카 수상 유력 후보로 꼽혔고 이를 실현했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했지만 배우상 부문에는 후보로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 아쉬움을 윤여정이 해소해줬다. 윤여정은 제30회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우메키 미요시에 이어 63년 만에 수상하는 두 번째 아시아 배우가 됐다.
사진=ABC 캡처작품상은 ‘노매드랜드’에게 돌아갔다. 골든 글로브, 크리틱스 초이스,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미국제작가조합상 작품상을 휩쓴 ‘노매드랜드’는 작품상, 감독상(클로이 자오), 여우주연상(프란시스 맥도맨드) 등 3관왕을 차지해 최다 수상작이 됐다. 클로이 자오 감독은 ‘허트 로커’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에 이어 감독상을 받은 두 번째 여성 감독이 됐으며 아시아계 여성 감독으로서는 최초라는 기록을 세웠다. 프란시스 맥도맨드는 ‘파고’ ‘쓰리 빌보드’에 이어 3번째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남우주연상은 ‘더 파더’ 안소니 홉킨스에게 돌아갔다. 남우주연상 부문은 골든 글로브, 크리틱스 초이스, 미국배우조합상 등을 수상한 채드윅 보스먼이 수상 유력했다. 하지만 안소니 홉킨스가 오스카를 거머쥐면서 그는 ‘양들의 침묵’에 이어 생애 2번째 남우주연상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됐다. 남우조연상은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로 메이저 시상식을 휩쓴 다니엘 칼루야에게 돌아갔다.
이외에도 ‘더 파더’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맹크’ ‘사운드 오브 메탈’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소울’이 각각 2개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목록
작품상 - '노매드랜드'
감독상 - '노매드랜드' 클로이 자오 감독
남우주연상 - '더 파더' 안소니 홉킨스
여우주연상 - '노매드랜드' 프란시스 맥도맨드
남우조연상 -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다니엘 칼루야
여우조연상 - '미나리' 윤여정
각본상 - '프라미싱 영 우먼'
각색상 - '더 파더'
촬영상 - '맹크'
미술상 - '맹크'
편집상 - '사운드 오브 메탈'
음향상 - '사운드 오브 메탈'
음악상 - '소울'
주제가상 -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의상상 -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분장상 -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국제장편영화상 - '어나더 라운드'
장편애니메이션상 - '소울'
장편다큐멘터리상 - '나의 문어 선생님'
단편영화상 - '투 디스턴스 스트레인저'
단편애니메이션상 - '무슨 일이 있어도 너를 사랑해'
단편다큐멘터리상 - '콜레트'
진 허숄트 박애상 - 타일러 페리
박경희 기자 gerrard@slist.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