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들의 '예능혈전'...현재 성적표는?

by 싱글리스트

‘벚꽃 대선’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잠룡들의 TV 예능·시사토크 프로그램 출연이 빈번해지고 있다. “올해 예능 대세는 대선주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2030세대와의 소통에 공을 들이는 대선주자들과 시청률을 높이려는 방송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더욱이 달달 외워서 말하는 공약·통계자료가 아닌 후보의 가치관, 감성, 순발력을 철저히 검증하고픈 국민의 욕망에 부응하는 합리적 ‘절차’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해지는 양상이다.



■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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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9일 JTBC ‘썰전’에 출연해 8.1%의 높은 시청률을 올렸다. 자료사진을 통해 그의 대학시절, 특전사 복무 모습, 식스팩 상반신, 아내와의 운명적 만남,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권변호사 활동상이 압축적으로, 강렬하게 전달됐다. 한방에 호감도를 상승시킨 요인이다.

율사 출신답게 논리적이지만 발음이 명료하지 못해 전달력이 떨어지는 단점, 권력의지에 있어 너무 점잖고 모호하다고 비판받던 부분은 많이 개선된 모습이다. 스스로를 '대세'라 지칭하는가 하면 “제가 재수에 강하다”고 역설하는 등 자신감과 적극적인 면모를 어필했다.


패널인 전원책 변호사로부터 “비선 실세 3철(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전해철 민주당 의원, 양정철 전 청와대 비서관) 의혹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문 전 대표는 “3철 가운데 어떤 철(이호철)은 아예 여러 해 전에 지방으로 가서 정치를 떠났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전해철 의원과는 긴밀하게 연락을 주고받고 있음이 유시민 작가의 지적으로 밝혀졌다. 보다 명료한 답변 및 대응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믿음직하다는 장점은 있으나 유머감각이 부족하다.



■ 유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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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진지한 성격으로 예능 출연을 꺼렸던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역시 “딱딱한 이미지를 해소하고 인지도를 높이려면 무조건 예능에 나가야 한다”는 참모들의 집요한 설득에 넘어가 ‘썰전’에 등장했다. 그의 시청률도 7%에 달했다. 대선후보 지지율보다 높은 수치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 아니냐”는 국정 농단 책임, 낮은 지지율을 거론한 질문에 유 의원은 “12년 전 10개월간 비서실장을 한 경력으로 정계를 은퇴하라고 하시느냐” "더 많이 나온 것도 있는데 하필 적게 나온 것으로"라며 비교적 순발력 있게 받아넘겼다. 유순한 인상과 말투, 조리 있는 말솜씨, 경제통으로서 수치에 강한 점은 그만의 강점이나 임팩트 있는 ‘한 방’을 현실 정치에서도, 예능에서도 내놓고 있진 못하고 있다.



■ 안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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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의 대선 레이스 하차 이후 지지율 급상승 곡선을 그으며 문재인 전 대표를 바짝 추격 중인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예능출연으로 전국적 인지도를 단방에 높이며 가장 큰 혜택을 받은 주인공이다. JTBC ‘말하는대로’에 나와선 정책 설명에 집중, 4%에 가까운 시청률을 올렸으며 SBS ‘양세형의 숏터뷰’에선 품격 있는 예능감을 한껏 발휘, 유튜브 조회수 84만회를 올렸다.


‘숏터뷰’ 당시 ‘이상형 월드컵’ 코너에서 “이명박·박근혜, 반기문·손학규, 유승민·설현 중 좋아하는 사람을 선택하라”는 질문을 받자 “참 우열을 가리기 어렵네요”라면서 지은 황당한 표정, 탁구 인터뷰를 마친 뒤 확연히 보여진 겨땀 등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아 흥행에 성공했다. 닉네임 ‘충남 엑소’에 걸맞은 준수한 외모, 52세의 젊은 나이, 균형 잡힌 사고, 예능에도 유연하게 녹아드는 게 특장점이다.



■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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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성남시장은 ‘말하는대로’에 출연해 4%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했다. 선방한 셈이다. ‘양세형의 숏터뷰’에서는 유튜브 조회 수 107만건을 올렸다. 음주운전 전과가 있는 이 시장은 단어 맞히기 게임인 ‘스피드퀴즈’에서 ‘음주운전’이란 단어를 직접 몸으로 설명해 웃음을 유발했다.


대선주자 지지율 3~4위권에 포진한 이 시장은 검정고시, 노동운동, 인권변호사 출신답게 서민·노동자의 이해를 대변하는 모습, 부도덕한 권력에 대해 비타협적인 선명성이 야당 지지자들과 젊은 세대에게 어필하고 있다. 반면 독설을 쏟아내는 과정에서 느껴질 수도 있는 편협성, 가벼움으로 인해 중장년층과 보수주의자들로까지 외연 확장을 이루지 못하는 중이다.



■ 남경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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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바른정당) 경기도지사는 안희정 지사와 함께 TV조선 ‘강적들’에 출연해 개혁적 보수로서의 면모를 웃음과 함께 보여줬다. 과거 한나라당 대변인을 맡았을 정도로 마스크와 화술도 출중한 편이다. 남 지사 측에 따르면 그는 혼자 사는 주인공이 자신의 생활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MBC 리얼예능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자신의 이혼, 자식 문제 등에 대해 밝히고 싶어 한다. 다만 집을 포함한 일상을 전부 공개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어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는 안 지사가 최다(4회) 출연했고 다음은 이 시장과 유 의원(3회), 남 지사(2회), 문 전 대표(1회) 순이었다. 지지율 박스권에 갇힌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아직 출연하지 않았지만 모멘텀이 절실하기에 곧 등판할 전망이다. 차분하고 합리적이라는 장점, 코믹하게 느껴지는 말투와 경직된 표정이란 단점이 예능에서 어떻게 변주될 지가 관전 포인트다.



사진=JTBC, TV조선, SBS 제공



에디터 용원중 goolis@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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