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마틴 스콜세지가 회심의 역작 '사일런스'(2월 28일 개봉)로 극장가를 찾는다. 대세 배우 앤드류 가필드 주연, 실종된 스승을 찾고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천주교 박해가 한창인 일본으로 떠난 선교사들의 실화를 그린다. '신은 고통의 순간에 어디있는가'라는 종교계의 오래된 논제를 관통하는 메시지로 2016 전미 비평가협회 각색상 수상에 빛나는 '사일런스'를 둘러싼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한다.
1. 스콜세지의 오랜 꿈 '사일런스'
배우 리암 니슨에 따르면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사일런스'의 모든 스태프들에게 촬영 현장이 완전한 정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요구했다고 한다. 아주 작은 소음만 나도 스콜세지 감독을 화나게 하기 충분했을만큼, 이 영화는 제목에 충실한 채로 만들어졌다. 스콜세지 감독이 2002년 작 '갱스 오브 뉴욕' 이후 제작 목적으로 1990년대에 초안을 완성했지만, 번번히 문제가 생기며 오랫동안 미뤄온 영화였기에 더욱 제작에 열과 성을 다했다고.
1988년, 뉴욕 대주교 폴 무어 신부에게서 엔도 슈사쿠의 원작 '침묵'을 건네받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2007년 영문판에 직접 서문을 쓸 만큼 거대한 애정을 드러내왔다. 각색만 15년, 근 30여년 간의 준비 끝에 영화화를 실현한 감독은 그 어느 때보다 진중하고 묵직한 감동을 전하기 위해 다시 한번 조용히 스크린을 찾는다.
2. 마틴 스콜세지 "가필드는 하늘이 보낸 선물 같았다" 극찬
배우 앤드류 가필드는 극중 복음을 위해 일본으로 떠나는 로드리게스 신부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핵소 고지'와 '사일런스'로 국내 극장가에 동시 출격을 앞둔 가필드는 기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로 쌓은 히어로 이미지를 완전히 벗을 예정.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마치 하늘이 보낸 선물 같았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은 만큼, 이번 '사일런스'를 계기로 명배우로 거듭날 지에 대해서도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앤드류 가필드는 로드리게스 역할을 위해 예수회 학자인 마틴 신부와 많은 시간을 보내며 예수회 교리에 대해 연구했고, 자신이 연기할 캐릭터의 영혼에 관한 깊은 통찰력을 얻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고향을 떠나 수천 킬로미터를 건너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온갖 어려움과 고통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촬영 기간 내내 굶주리는 육체적 결핍을 유지하는 열정을 불사르기도 했다.
3. 애초 투입될 배우 3인방은 따로 있었다?
앤드류 가필드, 리암 니슨, 아담 드라이버 등 쟁쟁한 배우들이 영화 '사일런스'를 성공적으로 이끌었지만, 제작 계획 초기에 캐스팅 된 세 명의 신부 역은 사실 따로 있었다. 리암 니슨이 맡은 페레이라 신부 역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빛나는 다니엘 데이 루이스였고, 앤드류 가필드가 열연한 로드리게스 신부 역은 스페인 배우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이었으며, 아담 드라이버가 연기한 가루페 신부 역은 베니치오 델 토로가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이들 배우는 '사일런스' 제작이 연거푸 연기되자 캐스팅이 무산되고 말았다.
4. 배경은 일본, 실제 촬영지는 대만?
'사일런스'는 300년 전을 거슬러 올라가 17세기의 일본을 완벽 재현하기 위해 대만 로케이션을 감행했다. 지형, 기후까지 완벽하게 일본을 닮아있는 대만은 현재도 일본 고 건물 등과 생활 모습 등이 남아있어 오히려 일본 현지 촬영보다 더욱 매력적인 촬영지로 여겨졌다.
바닷가에 인접한 산악지대의 모습까지 스콜세지 감독이 원했던 지점과 딱 맞아 떨어진 최적의 장소를 찾아낼 수 있었다. 진과스 산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산악지역 쳉간료, 수백만년 동안 활발한 지열활동으롱 유황으로 뒤덮인 땅과 섭씨 100도 정도의 뜨거운 김과 온천수가 솟아나는 국립공원, 화렌시 연안에 있는 해안 암벽까지 완벽하게 일본으로 둔갑한 대만의 촬영지가 특유의 장엄함으로 시종일관 시선을 붙든다.
5. 끝없는 공부… 살 떨리는 에도 막부 시대 재현
바위가 가득한 해변에 십자가 형틀을 세우고, 그 위에 배교하지 않는 신자들을 매달아 몰아치는 파도에 죽음을 맡기는 '십자가 처형'은 영화에서 가장 끔찍하고도 생생한 장면 중 하나다. 이 장면을 위해 83세의 오이다 요시이를 비롯한 일본 배우들은 직접 십자가에 묶이는 열정을 발휘해 현장은 물론 스크린 너머 영화를 보던 관객들마저 놀라게 한다.
철저한 고증과 검증을 거친 완벽한 재현은 영화 '사일런스'가 가진 힘이다. 실제 스콜세지 감독과 제작진은 에도 막부 시대를 완벽하게 재현하기 위해 작은 석유 등잔 하나부터 천주교 전례까지 치밀하게 공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스콜세지 감독은 학자 메리앤 바우어와 함께 박물관과 도서관에 전시된 17세기 일본 묘사 작품들을 찾아다녔고, 배우들은 가톨릭과 예수회 교리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들으며 격동의 시대를 거친 갈등의 역사와 복잡한 사건을 이해하고자 심혈을 기울였다고 전해진다.
6. 일본 명배우 총출동… 열정 충만 한국인 엑스트라까지
츠카모토 신야, 아사노 타다노부, 카세료, 고마츠 나나 등 일본 영화계를 대표하는 최고의 배우들이 '사일런스'에서 일본 신자들을 연기해 이목을 끈다. 특히 일본 영화계의 거장인 감독 겸 배우 츠카모토 신야가 직접 오디션에 참여했다는 소식과, 지드래곤과 열애설이 나며 국내에서도 대중적으로 이름을 알린 고마츠 나나의 '사일런스' 참여는 큰 화제를 모았다.
쟁쟁한 일본 배우들이 가득한 가운데, 단 한 명의 한국인 엑스트라 배우 남정우가 국내에서 소소하게 이슈가 되고 있다. 대학 시절 연극 동아리에서 '침묵'의 신부를 연기하며 배우의 꿈을 키운 남정우는 '침묵'이 영화화된다는 소식을 듣고 감독과 캐스팅 디렉터에게 메일을 수십 통씩 보내는 것은 물론 2013년에는 무작정 뉴욕으로 날아가기도 했다고. 2년 뒤 대만 촬영 소식을 듣고난 후에는 현장을 찾아가 하루 열 시간씩 피켓 들고 기다린 끝에 오디션을 거쳐 마을 주민 역할을 따낼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에디터 이유나 misskendrick@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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