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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글리스트 Feb 17. 2017

액션스타→명감독, 멜 깁슨 '연출가 필모그래피' 5편

80년대를 대표하는 액션스타에서 할리우드 대표 명감독으로 변신에 성공한 멜 깁슨이 신작 ‘핵소 고지’를 들고 오랜만에 스크린 나들이에 나선다. ‘브레이브 하트’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등 여러 작품에서 탄탄한 연출력을 선보이며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펼쳐온 멜 깁슨. 또 한 번 인상적인 영화로 돌아온 그를 환영한다는 의미에서, 연출가 필모그래피를 되돌아봤다.             

‣ 더 페이스(1993)

파일럿이 꿈인 찰스(닉 스탈)는 비행학교 시험에서 떨어지고 실의에 빠진다. 여름방학을 맞아 씁쓸한 마음을 안고 시골의 별장에 놀러간 찰스는 자동차 사고로 얼굴 및 전신의 반이 흉측하게 일그러진 전직 교사 저스틴(멜 깁슨)을 만나게 되고, 그에게 개인교습을 청한다. 그리고 두 남자는 함께 눈을 맞추며 교감하고, 인생을 알아나가는데...  

‘더 페이스’는 사고로 삶이 망가진 남자와 실의에 빠진 소년의 우정을 다룬 영화다. 연출은 물론, 주연까지 도맡은 멜 깁슨은 망가진 육신을 가졌지만 한 소년의 삶을 구제하는 교감의 주인공을 훌륭히 소화했다. 과거 ‘불타는 태양’ ‘매드 맥스’ ‘리썰 웨폰’ 등 액션에 갇혀있던 이미지를 탈피한 작품 가운데 하나다. 그의 첫 연출 데뷔작으로 흥행 면에서 눈에 띄지는 않지만, 필모를 관통하며 이어지는 기독교 성서 기반 메시지의 시작점으로 의미가 있다.              

‣ 브레이브 하트(1995)

13세기 말, 스코틀랜드 왕이 후계자 없이 죽자 서로 대립하고 있던 잉글랜드는 왕권을 요구하며 포악한 정치의 그림자를 드리운다. 이 폭정 가운데 조용한 삶을 이어가던 윌리엄(멜 깁슨)은 어느 날 연인 머론(캐서린 맥코맥)이 잔혹하게 처형되자 복수를 꿈꾸고 저항군의 지도자가 된다. 용맹과 투지로 무장한 저항군은 거대한 잉글랜드 군대에 맞서 승승장구하지만, 하나둘 씩 윌리엄을 노리는 어둠이 다가오기 시작한다.  

‘브레이브 하트’는 지금까지 “프리덤!!!”이라는 대사로 회자되는 멜 깁슨 감독의 대표작이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스코틀랜드 독립을 위해 활약한 윌리엄 월레스의 일대기를 조명하면서 큰 관심을 받았다. 더불어 할리우드에서도 전쟁 묘사를 가장 완벽하게 해낸 영화라는 평을 받으며 연출력을 입증했고, 그 덕에 멜 깁슨은 제68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우수 작품상의 영예를 안았다.              

‣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2004)

마지막 만찬 후, 유다에게 배신당해 체포된 예수 그리스도(제임스 카비젤). 예루살렘으로 끌려와 신성모독죄로 재판을 받고, 사형을 선고 받는다. 고민하는 빌라도 앞에서 예수의 처형을 주장하는 군중들. 조롱과 힐난의 웅성임이 가득한 골고다 언덕 위에서 십자가에 못 박히는 그는 전 인류를 향한, 심지어는 자신을 비난하는 목소리를 위한 숭고한 기적을 행한다.

성서에 기록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고난과 죽음을 그려낸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멜 깁슨의 탄탄한 ‘준비’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별다른 재해석이 없이 성경을 묘사, 고난 연출이 기존 종교 영화와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생생하게 잔혹해 일각에선 ‘고문 포르노 영화’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멜 깁슨은 사비 2500만 달러까지 털어가며 영화에 애정을 담아 전 세계 6억1189만 달러의 수익을 거두고 흥행에 성공했다.              

‣ 아포칼립토(2006)

마야문명이 번창하던 시절, 평화로운 부족 마을의 젊은 전사 ‘표범 발’(루디 영블러드)은 가족과 함께 일상을 살고 있다. 하지만 어느 날, 잔인한 전사로 구성된 침략자들이 마을을 습격하고, 표범 발은 아내와 아들을 깊숙한 우물에 숨겨둔 채 인질로 끌려간다. 죽음과 마주친 극한 상황에서 겨우 탈출한 그. 도주하는 가운데 점점 다가오는 죽음의 손길에 맞서 기상천외한 공격을 시작하는데...  

명감독 쿠엔틴 타란티노로부터 “걸작이다. 그 해 최고의 예술영화라고 생각한다”는 평가를 받았던 ‘아포칼립토’는 멜 깁슨의 연출 능력치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마야 문명의 화려함을 장엄하게 묘사하면서 주인공 표범 발의 액션도 흥미를 톡톡히 자극한다. 하지만 서두의 “모든 위대한 문명은 외세에 정복당하기 전에 내부로부터 붕괴되었다”는 인용문처럼 서구의 마야 침공을 옹호하는 듯한 인상을 풍기며 스토리상 악평을 많이 들었다.              

‣ 핵소 고지(2017)

제2차 세계대전, 전 세계의 젊은이들이 전쟁터에 내몰리고 의지와 상관없이 총을 들어야 했던 현실에서 청년 데스몬드 T.도스(앤드류 가필드)는 스스로의 양심에 따라 총을 드는 걸 거부한다. 모두에게 ‘겁쟁이’로 매도되는 가운데, 총 없이 전쟁터란 사지로 뛰어드는 데스몬드. 무기 없이 오로지 인간애로 무장한 그는 과연 생존할 수 있을까.

‘핵소 고지’는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통에서 오직 맨몸으로 75명의 부상당한 아군을 대피시켜 영웅으로 추앙된 데스몬드 T.도스의 실화를 담았다. ‘브레이브 하트’의 역대급 전쟁 시퀀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의 고뇌하는 인간 심리 등 멜 깁슨 감독만의 장점을 모아낸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6 베니스영화제 비경쟁부문, 아카데미 시상식 6개부문 노미네이트에 오르며 국내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러닝타임 2시간11분. 15세 관람가. 22일 개봉.                             




에디터 신동혁  ziziyazizi@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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