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토론' 심상정
“대북송금 언제적 일?”...홍준표 “주적
제19대 대통령선거 20일을 앞두고 대선후보 TV토론회가 열린 가운데 후보들 가운데 난타전이 벌어졌다. 선거가 막바지에 이른 만큼 각자 현재 지지율 등을 둘러싼 셈법이 개입하며 첨예한 공방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19일 저녁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두 번째 대선TV토론회에서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초반부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집요한 공격을 펼쳤다. 북한이 주적인가, 사드배치 찬반 입장 표명, 군복무 기간 단축, 대북 선제타격론 등 이념적 좌표와 안보관에 대한 맹공을 퍼부으며 보수진영 후보로서의 존재감을 키우는데 주력했다. 그동안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온건한 보수 이미지를 어필해왔던 유 후보는 이날 정치, 외교, 안보에서 강경한 보수 적자임을 명확히 천명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역시 문 후보를 향해 송민순 회고록을 언급하며 2007년 UN의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전 청와대 회의에서 문 후보가 북한의 의견을 물어보자고 했단 의혹을 거듭 제기하며 좌파 색깔을 덧씌우는데 애를 썼다. 또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 대해선 햇볕정책을 찬성하는지, 대북송금으로 사법적 처벌을 받은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를 축출할 의지가 있는지를 물었다.
문재인 후보는 십자포화로 이뤄지는 공세에 당황한 듯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단답으로 끊고 주어진 9분을 활용하려고 애썼으나 여의치 않았다. 중간중간 더듬거리기도 했다. 안철수 후보는 질문에 정확히 부합하는 답변을 내놓지 않는 경우도 있었으나 자신의 정견을 반복해서 전달하는데 방점을 찍었다.
중간에 대북송금 관련 공방이 지루하게 벌어지자 쐐기를 박은 것은 심상정 정의당 대표였다. 전체 후보자들을 향한 일갈이었으나 홍준표 유승민 후보가 들으라는 듯 “도대체 언제적 대북송금이냐? 선거 때마다 재탕 삼탕 언제까지 우려먹을 거냐? 대통령이 되려고 나온 후보들이라면 미래지향적인 이야기를 하라”며 호통을 쳤고, 홍준표 후보는 민망한 듯 껄껄 웃었다.
두 번째 말말말은 첫 번째 논제였던 ‘정치 외교 안보’ 토론 말미에 시간이 20여초 가량 남은 유승민 후보가 홍준표 후보를 향해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뇌물혐의 재판이 진행 중인 홍 후보의 당원권 정지를 둘러싼 형평성 논란을 직설했다. “염치없는 행동이 아니냐”고 매섭게 비판하자 홍 후보는 “이정희 (후보)를 보는 것 같네”라며 유 후보에게 다른 세 후보를 가리키며 “주적이 어디예요?”를 반복해서 말했다.
후보들 사이에서 중간중간 날카로운 공세와 답변, 통치철학과 관련한 촘촘한 논리전개가 있었으나 낡은 레코드판이 돌아가듯 반복되는 색깔론 덧씌우기, 이념적 대립 조장, 얼버무리기, 상대후보에 대한 흑색선전과 근거 부족한 정치공세 등 구태는 여전했다.
사진출처= KBS 방송화면 캡처
에디터 용원중 goolis@slist.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