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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글리스트 Jul 28. 2017

[인터뷰] '수트너' 남지현,

연기 즐기고픈 완벽주의자



배우 남지현(22)은 말을 잘한다. 언변이 뛰어나다는 얘기가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표현할 줄 안다는 뜻이다. 말끝을 흐리는 법이 없고, 매 단어를 또박또박 잘 들리게 발음한다. 지난 13일 종영한 SBS 드라마 '수상한 파트너'에서 은봉희 역을 맡아 사랑스럽고 당찬 매력을 뽐냈던 남지현은 실제로도 밝고 긍정적이면서도 다부진 느낌을 물씬 풍기는 사람이었다.     


        



"비슷한 점이 많다.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졌고, 힘든 일을 겪었을 때 씩씩하게 이겨내려고 하는 면이 비슷하다. 사랑스럽다는 얘기는 실제로 들어본 적이 없지만.(웃음) 긍정적인 것 같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천성과 잘 어울리는 역을 맡은 덕인지 그녀가 연기한 은봉희와 드라마 '수상한 파트너'는 호평 속에 막을 내렸다. 특히 함께 연기한 배우 지창욱(30)과의 꿀 같은 케미는 화제를 몰고 다녔다.


"창욱 오빠는 상대 배우를 사랑스럽게 봐줄 줄 아는 배우다. 현장 분위기도 편안하게 조성해 줘서 어색하거나 민망하지 않게 잘 찍을 수 있었다. 눈빛이 좋기 때문에 로맨스 연기를 하기에 너무 좋은 상대였다. 또, 자신의 작품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굉장히 많은 사람이다. 캐릭터 고민이나 준비도 정말 많이 해 오신다."


'파트너'라는 말이 어울리는 케미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남지현은 스스로의 연기가 만족스러웠던 적은 "단호하게 없다"고 말했다. 완벽주의냐고 묻자 긍정의 대답이 돌아왔다.       


      



"아마도 그런 성향이 있을 거다. 옛날에는 완벽주의적인 습관으로 일을 했었다. 내가 'FM'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의사 선생님이 '약 이렇게 드세요' 하면 곧이곧대로 실천한다. 엄마도 나보고 융통성 좀 키우라고 하신다. 중고등학교 때는 더 심했다. 예외를 두지 않았다."


'괴물 같은 아역'이라고 불리며 어린 시절부터 성인 연기자 못지않은 연기력을 보였던 것도 완벽주의 성향 덕이었다. 이런 성격이 득이 되기도 했지만, 남지현은 어느 순간 벽에 부딪혔다.


"옛날에는 실수와 실패를 용납하지 못했다. 좋은 모습만 보여 드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완벽하다는 건 한 치의 오차도 없어야 하는데, 나도 사람인지라 그게 불가능하더라. 완벽을 추구할수록 흔들리면 와르르 무너질 확률이 높다는 걸 느꼈다. 스무 살을 기점으로 많이 달라졌다. 성인 역이 들어오고, 도전을 해야 하는 사람이 되니까 그런 생각은 독이 되더라. 나는 지금 도전해야 하고, 새로 시작해야 하는 사람이니까 실패를 할 수도, 욕을 먹을 수도 있고 그게 당연한 거라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지금은 완벽보다는 최대한 재미있게 하려고 노력한다. 내가 즐거워야 시청자들도 즐겁게 보시더라."


그는 2008년 MBC 드라마 '에덴의 동쪽'에서는 한지혜의 아역으로, 2009년 MBC '선덕여왕'에서는 이요원의 아역으로, 2014년 SBS 드라마 '엔젤아이즈' 에서는 구혜선의 아역으로 등장했었다. 아역에서 성인 배우로 넘어오며 남지현은 남다른 책임감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하나의 역할을 잘 소화해내자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그렇지만 원하는 방향은 조금 달라졌다. 아역일 때는 짧은 시간 안에 강렬하게 다 쏟아내고 금방 사라져야 했지만, 지금은 적어도 16개의 회차를 끌고 가야 하니까 힘 배분에 신경을 쓴다. 아역에서 성인 연기자가 된 내 모습이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있었다. 차근차근 보여드리고 싶다."


아역 배우 출신은 어릴 때부터 미디어에 노출돼 왔기 때문에 성인 연기자와는 여러 면에서 처한 상황이 다르다.

 

남지현은 아역 출신들은 일할 때와 일하지 않을 때의 경계가 흐려지기 쉽다고 말했다. 진로가 아주 어릴 때 정해졌지만, 다른 일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안 해 본 건 아니었다.


"중고등학교 때 연기를 그만두고 싶었다. 이 일을 하는 게 옳은지 자신이 없었다. 이쪽 일을 하고 싶어하는 분들도 굉장히 많은데, 내가 그분들의 자리를 뺏어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그런데 딱히 다른 좋아하는 일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가 대학교를 들어가면서 생각들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요즘은 배우를 내 직업으로 받아들이고,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그는 연기를 안 했으면 학자나 연구원 등 공부가 업인 일을 하고 있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남지현은 현재 서강대학교 심리학과에 재학 중이다.             





"학교로 돌아가면 평범한 남지현이 된다. 이번에 복학하면 3학년 1학기다. 전공 공부가 저랑 잘 맞다. 공부를 하면서 새롭게 영감을 받기도 한다. CC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 되면 되는 거고 안 되면 안 되는 거다.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흘러가는 대로 놔두고 있다."


스스로를 새로운 걸 느끼는 걸 좋아하는 사람, 한 발짝이라도 더 나아간 모습을 보여주고픈 욕심이 있는 사람이라고 칭한 남지현에게 연기자로서의 신념을 물었다.


"항상 '이 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라는 생각을 한다. 이 장면, 이 캐릭터, 이 스태프들과 함께 하는 순간은 단 한 번뿐이다. 힘들 때나 해이해지려고 할 때, 이걸 떠올리며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사진 제공=매니지먼트 숲


에디터 진선  sun27ds@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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