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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글리스트 Aug 04. 2017

손석희부터 배신남매·김소영까지...

MBC 아나운서 잔혹사



뉴스를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에서 벗어나 비평과 아젠다 세팅으로까지 영역을 확장시킨 손석희와 같은 걸출한 언론인을 배출시킨 곳이 MBC다. ‘드라마 왕국’의 영예뿐만 아니라 백지연 김은혜 김주하 김성주 오상진 등 스타 아나운서를 양산하며 ‘아나운서 왕국’으로 군림했다. 최근 MBC 아나운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새 정부 국정과제인 ‘적폐청산’과 함께 KBS·MBC의 정상화가 화두에 오른 가운데 전현직 MBC 구성원들의 폭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MBC 해직 언론인인 최승호 PD가 감독한 ‘공범자들’(8월17일 개봉)에 대해 김장겸 사장 등 MBC 전현직 임원 5명이 법원에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을 하며 더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화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10년 동안의 공영방송 잔혹사를 다뤘다.


MBC 양윤경, 염규현, 조의명 기자와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가 2일 공개되며 방아쇠를 당겼다. 양윤경 기자는 인터뷰에서 화장실에서 물을 틀어놓은 채 양치질을 하고 화장을 고치던 배현진 아나운서(뉴스데스크 앵커)에게 “물을 잠그고 양치질을 하라”고 지적했다가 “양치하는데 물 쓰는 걸 선배 눈치를 봐야 하느냐”는 반박을 듣고, 결국 비제작부서로 발령 난 에피소드가 공개돼 '수돗물 좌천'이란 용어를 유행시키며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같은 날 뉴스타파 최승호 PD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MBC아나운서들에 대한 공범자들의 탄압은 특히 질기고 질겼습니다. 신동호라는 자는 아나운서 선배이면서 아나운서 국장이 되어 후배들의 마이크를 빼앗고 아나운서라는 직종에서조차 몰아냈습니다"고 폭로했다.


이어 "그렇게 MBC를 대표하던 아나운서들이 쫓겨난 자리를 배현진 등 파업 중 복귀한 아나운서들이 차지했습니다. 신동호는 최장수 아나운서국장, 배현진은 최장수 앵커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라며 "신동호씨, 자네도 '공범자들' 개봉이 기다려지지?"라고 덧붙였다.


PD저널 역시 MBC 아나운서들과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이들은 "회사로부터 단순히 마이크만 빼앗긴 것이 아니라 (회사 업무에서) 철저하게 배척당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2012년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의 170일 파업 이후 문지애·오상진 등 아나운서 11명이 떠나는 것을 지켜보며 경영진들은 나가면 고마워했다. 수많은 아나운서가 자리를 떠나면서 그 자리는 2년 계약직 아나운서들이 대신하게 됐다. 방송에서 밀려난 이들은 여러 부서를 거쳐 주조정실, 사회공헌실 등 여러 부서에 흩어져 있다. 입사 31년차 강재형 아나운서(87사번)는 기술 업무인 주조정실에 5년째 있다.


파업에 참여했던 아나운서들은 인사 고과에서도 좋은 평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새로운 부서에서 일을 열심히 해도 최저 등급인 'R등급'을 받았다. 이 모든 게 해고를 위한 수순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전보 발령도 고의적이었다고 주장한다. 거주지와 먼 곳으로 인력을 배치했다는 것이다. MBC 아나운서들은 "안에서 진짜 열심히 싸웠다. 하지만 MBC를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고 시청자에게 사과했다.         


    

'배신남매'로 불리는 신동호 배현진 아나운서



송일준 MBC PD 협회장은 3일 자신의 SNS에 "배신남매. 쫓겨난 MBC 아나운서들은 신동호 배현진 아나운서를 이렇게 부른다"는 글을 남겼다.


그는 "MBC 경영진의 푸시와 신동호의 완장질로 쫒겨난 아나운서들의 수난사와 비통한 심정을 다룬 기사에 네티즌이 반응하고 있다. 더불어 부역체제의 '공주' 배현진 아나운서도 조명받고 있다. 그러고 보니 배현진이 '진실과 사실의 촘촘한 경계' 운운하는 해독하기 어려운 말을 남기고 파업 대열에서 이탈해 부역자들의 품으로 돌아갔을 때, PD저널에 쓴 글이 생각난다"고 전했다. 이어 "째깍째깍 심판의 날이 다가온다"고 덧붙였다.


             

차례로 MBC를 떠나게 된 오상진 김소영 아나운서 부부



3일엔 김소영 아나운서가 MBC를 떠난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2010년 OBS에 입사해 아나운서 생활을 시작했고 2012년 MBC로 옮겨 와 입사 3년차에 '뉴스데스크' 주말 앵커로 뽑혀 화제를 모았던 그는 지난해 10월 아침뉴스 '뉴스투데이'에서 하차한 이후 10개월 가까이 이렇다 할 방송활동을 하지 못했다. 그간 MBC FM '굿모닝 FM 노홍철입니다'의 토요 코너 '세계문학전집'에 출연한 것이 전부였다.


방송인 오상진의 아내이기도 한 김 아나운서의 사표가 수리되면 2012년 파업 이후 스스로 떠난 아나운서는 12명이 된다. 지금까지 김경화, 김정근, 나경은, 문지애, 박소현, 박혜진, 방현주, 서현진, 오상진, 최윤영, 최현정 아나운서가 퇴사했다.


사진출처= MBC, JTBC, 전국언론노동조합, 시네마달  


에디터 용원중  goolis@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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