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아동을 바라보는 시선이 그들의 삶을 결정한다

“제가 힘든 게 아닙니다. 사회의 편견이 힘들 뿐입니다.”

보호아동을 바라보는 시선이 그들의 삶을 결정한다


어느 특수교사가 쓴 책에서 “장애인은 장애인이 아니라, 앞이 안 보이는 사람일 뿐”이라는 문장을 읽은 적이 있다. 그 순간 나는 우리가 보호아동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오랫동안 좁은 틀에 갇혀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는 보호아동을 흔히 ‘부모를 잃은 아이’, ‘버려진 아이’로만 규정해 왔다. 그러나 보호아동은 그저 도움이 필요한 대상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하나의 독립된 인간이다. 사회가 이들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따라 그들의 미래와 정체성은 완전히 달라진다.


보호아동에게 나타나는 자신감 부족, 감정적 불안 등을 사람들은 ‘고아라서 당연하다’고 오해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많은 어려움이 사회적 편견에서 비롯된 2차적 상처다. “불쌍하다”, “문제가 있을 것이다”, “결핍이 많다”와 같은 시선 속에서 자란 아이가 어떻게 세상을 온전히 믿고 성장할 수 있겠는가. 한 후배는 이렇게 말했다.

“제가 힘든 게 아닙니다. 사회의 편견이 힘들 뿐입니다.”

이 한 문장은 보호아동 인식 개선이 왜 중요한지 분명히 알려준다.


좋은 부모 밑에 좋은 자녀가 자라듯, 좋은 사회에서만 건강한 보호아동이 자란다. 보육원장과 보육사가 1차 보호자라면, 사회는 이 아이들에게 삼촌·고모와 같은 확장된 가족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그 아이들 문제는 내 책임이 아니다”라고 선을 긋는다. 하지만 자신의 아이가 소중한 만큼, 다른 아이 또한 똑같이 소중하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 한 마을이 필요하듯, 함께 살아가는 사회라면 모든 아이를 함께 돌보는 책임이 자연스럽게 우리 몫이다.


보호아동을 ‘불쌍한 집단’으로 묶는 태도도 문제다. 정작 보호아동 당사자들은 동정의 시선을 가장 괴로워한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시혜적 지원이 아니라 사람으로서의 당연한 인정이다. 하고 싶은 꿈과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지만 그 길을 막는 것은 능력이 아니라 편견이라는 벽이다.


보호아동을 돕기 위해 가장 우선해야 할 일은 그들을 하나의 집단이 아닌 각각의 주체적 개인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입소 사유도, 성장 배경도, 필요도 모두 다른데 하나의 이미지로 단정하는 것은 가장 큰 오류다. 따라서 정책과 지원은 먼저 이해와 선조사 위에서 설계되어야 한다. 정부·지자체·민간단체·시민 모두가 아이들이 ‘정상적 사회 구성원’으로 자랄 수 있도록 구조적 지원을 고민해야 한다.


보호아동이 당당해지기 위해서는 먼저 사회가 그들을 당당한 존재로 인정해야 한다. 필요한 것은 동정이 아니라 기회, 불쌍함이 아니라 존중, 선입견이 아니라 가능성을 보는 시선이다. 보호아동을 통해 사회가 배울 것이 있으며, 그들을 통해 사회는 더 건강해질 수 있다는 관점 전환이 필요하다.


결국 보호아동의 미래를 바꾸는 것은 거대한 정책이 아니라 우리의 시선 변화다.

보호아동을 개인으로 보고, 불쌍함이 아니라 가능성으로 바라보며, 동정이 아니라 존중으로 대할 때 그들은 스스로 삶을 개척하는 당당한 시민으로 설 수 있다. 그 변화는 거창하지 않다. 바로 우리 각자의 작은 태도에서 시작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잘난 척하지 말라고 하는 어느 구독자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