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 l o a n Jul 19. 2022

안녕

안녕



네가 먼저 말해주기를

우리의 라스트 씬


너무 달라서 반짝였던 그 날들

너무 달라서 신기하고 귀여웠던 날들

나에게 어떻게 이런 삶이!


생각치도 못했던 낯선 단어들이

네 생기 넘치는 분홍빛 입술에서 터져 나올 때마다

내 머릿속에 꽃봉우리가 열리는 듯 했다

아름답고 탐스러운 꽃들이 내 머릿속 가득히

꽃내음으로 나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너에게 마비가 되었다


내가 눈을 크게 뜨면

너를 더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내가 귀를 더 가까이 대면

너를 더 이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뾰족뾰족하고 거친 너를

내 품에 안고

내 가슴이 닳고 헤져도

내가 발 끝부터 녹아내려

더 이상 나의 형체를 찾아볼 수 없어도

내 삶의 끝은

너의 곁이라고 믿었다



2019.02.22 , 02.26

작가의 이전글 전하지 못한 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